논란의 중심, 대기업 편의점 업체가 빠졌다(?)
[CLO 김철민 기자] '아빠는 기다리지 않아도, 택배 기사님들은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5월 5일 어린이 날입니다.
설, 추석 등 명절은 택배업계 대표적인 특수기인데요. 특히 5월은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은 물론 각종 기념일이 많다보니 오고가는 선물이 평소보다 두어배 늘어납니다. 그래서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주문한 선물 때문에 택배 기다리는 분들 많으셨을텐데요.
4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상위 검색어로 택배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에는 배송지연 등 택배관련 이슈들로 소비자들의 이용불편이 늘어나면서 각종 검색순위 상위권에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검색어로는 'CJ대한통운 택배 배송중단'이었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기사 100여 명이 배송을 중단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는데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사태의 발단은 택배차량에 붙인 현수막인데요. 이 현수막에는 수수료 인하와 벌금 부과에 대한 회사 방침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과연 생계형 택배기사들이 배송을 중단한 사연은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요?
바로 편의점 택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편의점택배 물품은 오후 6시 이전까지 접수돼 익일 배송을 해야 되는 구조입니다. 택배기사는 업무가 일찍 끝나도 이를 위해 오후 6시까지 기다린 뒤 편의점에서 수거해 가는 일이 계속되는 것인데요.
보통 수거를 담당하는 택배기사는 오후 3~4시에 일이 대부분 마친다고 합니다. 그러나 택배기사측은 일반택배는 700원 정도가 떨어지지만 편의점 택배 한 상자를 배송하면 100원 정도의 돈이 떨어지는데 이를 위해 길바닥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더욱이 택배기사가 편의점에 세 박스 이상 남기게 되면 이를 퀵서비스로 배송하고 이 비용은 택배기사 월급에서 차감하기 때문에 택배기사는 어쩔 수 없이 오후 6시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부분에서 택배기사들이 회사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택배기사들은 "고작 천몇백원을 벌자고 1시간 반이나 2시간을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너무 부당하다"며 항의에 나선 것이죠.
이에 대해 편의점과 택배업체는 익일배송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는데요. 결국 이런 공방 때문에 택배배송 중단이라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의 진원지는 CJ대한통운이라는 택배회사와 배송기사 간 갈등 보다는 씨브이에스넷(CVS net)이라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세운 택배업체에 있습니다. 이 업체는 일반 택배회사와 달리 직접 배송이나 물류센터 운영은 하지 않고, 편의점을 통해 물량집하만 하는 영업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용이 편리한 상품이지만 업계는 택배 단가 인하의 주범으로 주목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링크)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더욱이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부터 CJ GLS와 통합운영 중으로 수수료, 배송료 조정을 이유로 양사 택배조직 간 갈등이 진행 중인 상태인데요. 이에 대한 본사와 택배기사 간 갈등 요인도 숨어 있습니다. CJ대한통운 택배 입장으로서는 불편한 진실인 셈이죠. 얼마전 광주화물연대 소속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라 사태 해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끝으로 뉴스 말미에 SBS 최우철 기자의 스탠딩 멘트가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을'의 처지인 택배 기사의 희생이 전제돼야 '갑'이 거두는 과실이 커지는 구조라면 분명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택배기사님들의 씁쓸한 현실인 것이죠.
아래 기사는 롯데, 보광, GS 등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운영 중인 편의점 택배가 국내 택배시장에 어떤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는 내용들입니다. 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 온갖 편법으로 얼룩진 편의점 택배, '갑'의 횡포...편의점 택배 과연 이렇게 방치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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