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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경쟁 나선 산업계 포식자들

INSIGHT

by 김편 2014. 5. 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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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아마존 ‘물류 전쟁’ 

Google vs. Amazon ‘LOGISTICS WARS’


최근 세계 최대 ‘검색왕 구글’과 ‘온라인 유통왕 아마존’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얼마 전부터 로봇회사를 인수하는가 싶더니, 무인헬기(드론)를 띄우겠다고 발표하고, 올해에는 각종 물류기술 등 특허출현 경쟁에 나설 태세다.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혹은 자신들이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안일하게 대처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웹마저 진부해지고 모바일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속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또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구글 vs. 아마존. 산업계 포식자이자 파괴자인 두 IT기업이 앞으로 어떤 변화의 터널을 통과하게 될까? 이들의 통찰력을 살펴보자. <editor>




배달 경쟁 나선 산업계 포식자들

아마존(드론)-구글(로봇), 차세대 택배 모델 선보여 

창고 내 자동화설비 확대 등 “속도경쟁 붙었다” 

양사 근거리 소형제품 5년 내 상용화 목표


아마존(인터넷 서점)과 구글(인터넷 검색)로 대표되는 미국 IT업계의 총아들이 차세대 택배 서비스 시장에서 맞붙었다.  


이들 양사가 배달 경쟁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아마존과 구글은 대표적인 산업 파괴자요,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은 물론이고 제조업이나 유통업, 농업, 문화산업 모두 아마존과 구글에 휘둘리고 있다. 산업의 아마존화(Amazonization)와 구글화(Googlization)가 진척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의 10%가 지난해 아마존에서 의약품을 구입했고, 이 사이트에서 파는 식료품으로 식사를 해결할 만큼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신형 TV나 컴퓨터를 아마존을 통해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족’이 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세계 인터넷 이용 인구는 20억 명. 온라인 쇼핑몰 시장규모만 8조 달러(원화 920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 업체에게 있어 ‘택배(물류)’는 혁신 분야의 메인 테마가 됐다. 이는 곧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가 제품을 소비자에게 실시간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아마존과 구글이 ‘무인 택배 상용화’에 먼저 앞장서려는 이유 중 하나다. 


무인 경쟁의 불길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50)는 지난해 말 CBS ‘60분쇼’에 출연해 ‘프라임 에어’라는 이름의 드론(Drone) 배송 구상을 밝혔다. 아마존닷컴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드론이 30분 안에 노란색 통에 상품을 담아 소비자 집까지 배달한다. 베저스는 이 서비스로 10마일(16㎞) 범위 안에서 5파운드(2.27㎏) 이하의 물건을 배달할 수 있다며 4~5년 내 상용화할 것을 자신했다.


드론은 프로펠러가 달린 발이 여덟게로 마치 문어처럼 생긴 무인 소형 헬리콥터를 말한다. 최대 2.3kg 물품을 탑재해 배송할 수 있다.


기술적 문제는 거의 해결된 상태다.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드론은 GPS 시스템을 활용, 아마존 고객 주문 처리센터에서 반경 16㎞까지 택배가 가능하다는 게 아마존의 설명이다.


베조스는 “아마존 전체 운송품의 86%를 차지하는 2.3㎏ 물품까지 무인기를 활용한 택배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4~5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포장 배송을 포함한 로봇 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의 책임자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50) 수석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루빈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총괄에서 사임했다. 이때부터 그가 매달려온 게 인간을 닮은 안드로이드로봇(휴머노이드)이다. 로봇 엔지니어 출신의 루빈 부사장은 인간을 반복된 노동에서 해방시키자는 신념으로 로봇 상용화를 구상해 왔다. 그의 주도 하에 구글은 지난해에만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오토퍼스'(Autofuss)과 '봇앤드돌리'(Bot&Dolly), '홀롬니'(Holomni), '인더스트리얼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 '레드우드로보틱스'(Redwood Robotics) '메카로보틱스'(Meka Robotics)와 일본 업체인 '샤프트'(Schaft) 등 로봇 관련 업체 7개를 인수했다.


구글의 로봇이 온라인 쇼핑 물류 자동화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공장에서 출하된 제품을 회사까지 실어왔다가 다시 소비자 문앞까지 배송하는 과정이 무인화된다. 이는 구글이 수년 전부터 ‘무인(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해 온 것과 맞물린다. 로봇이 물건을 실으면 인공지능 조종으로 차가 이동하고 도착지에서 다시 로봇이 물건을 내리는 식이다. 루빈은 “로봇 프로젝트는 무모하게 들려도 달나라 탐험(moonshot)처럼 시간이 걸릴 뿐”이라며 10년 비전을 갖고 이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구글의 ‘로봇 택배’가 보도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두 온라인 강자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배송이 아마존의 드론 택배보다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둘 다 현행법 규제를 넘어야 하는데, 구글은 이미 무인자동차 면허를 네바다와 플로리다 등에서 획득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마존이 드론 배달을 하려면 미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승인이 수년 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드론은 근거리 소형 제품 배달만 가능하지만 구글 로봇 자동차는 더 멀리 더 무거운 제품을 나를 수 있다. 현재 구글은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대도시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를 시행 중이다.




“무인택배부터 예측배송까지” 

물류발 특허전쟁 '총성'



구글과 아마존이 로봇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들이 꿈꾸는 무인 택배, 즉 ‘물류 자동화’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구글은 아마존이 선보인 '드론'의 대항마로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무인운전 자동차와 로봇기술을 결합해 구글 만의 '자동화 택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글은 빅데이터 사업부를 중심으로 물류사업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는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당일배송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로 상품을 주문하면 몇 시간 내로 배송해주는 구조다.


아마존, 월마트, 이베이 등 미국 유통업체들이 배송전쟁을 펼치면서 구글도 함께 물류 로봇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구글의 당일배송 서비스가 현실화되면 검색(구글 쇼핑)부터 결제(페이팔), 배송에 이르는 온라인 유통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게 된다. 단, 구글은 아마존처럼 직접 물류창고를 운영하거나 배달까지 수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실험실에서 연구만 하던 구글 만의 물류사업 모델에 로봇이 이용될 것”이라며 “주로 운송이나 창고관리 분야에 로봇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아마존이 ‘드론(무인 헬기)’을 이용해 택배에 나서겠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물류 창고분야에도 로봇을 활용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아마존의 물류 로봇 전략은 지난해 키바시스템 인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로봇 등 자동화설비분야 업체인 키바시스템을 7억7500만 달러(약 8700억원)인수했다. 


이때 아마존 부회장인 데이브 클락은 “키바시스템의 로봇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물류 배송 체계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아마존은 키바시스템을 인수함으로써 상품을 배송하는 데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자동화 물류 공정으로 인력 감축이 가능해져 비용 절감과 채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구매를 하기 전에 상품을 발송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소비자가 구매 확정을 하기 전에 상품을 미리 발송하는 시스템인 예측배송 서비스는 이미 아마존이 특허까지 내놓은 상태다. 


‘예측발송(anticipatory ship)’이란 이름의 이 서비스는 소비자의 구매기록, 검색기록, 구매희망 목록을 분석해 소비자가 필요한 물품이 뭔지 미리 파악한다. 이후 ‘이 소비자가 이번에도 이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서면 소비자가 구매에 나서기 전에 미리 발송을 마친다. 


가령 한 달에 특정 회사의 분유를 5통 씩 먹는 아기가 있는 집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문 없이도, 혹은 주문한 지 얼마 안돼 평소 먹던 분유를 받을 수 있다. 일종의 제품 정기 구독 서비스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번거롭게 매번 상품을 주문할 필요가 없다. 배송에 걸리는 시간도 부쩍 줄어든다. 


지역 유통업체들도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재고를 관리하기 편해진다. 지역별 소비 패턴을 미리 예측해 맞춤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예측발송 시스템이 주로 식료품이나 화장품, 기타 생필품을 사고팔 때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닷컴은 “주문시간 후 물건을 받을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전자상거래 주문을 망설이는 주된 요인”이라며 “예측발송 시스템이 정착되면 주문 후 물건을 배송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오늘날 물류산업은 시장의 포화, 경쟁의 심화, 성장의 침체, 그리고 새로운 가치 창출 능력에 대한 부재로 인해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IT·제조·유통기업들이 물류분야로의 가치사슬 영역확장과 로보틱스 도입은 물류산업과 물류기업에게 또 다른 위기와 함께 새로운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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