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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들 ‘라스트원마일(last one mile)’ 경쟁

INSIGHT

by 김편 2014. 5. 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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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베이·구글 등 미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이 자체배송 실험 등 물류사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들 업체들은 당일배송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서비스지만, 미국에서는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쉽지 않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공룡들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는 이용자들을 당일배송으로 더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ditor>



원클릭 쇼핑·원스톱 배송…속도戰 

생활용품 구매시간 최소화, 당일배송으로 고객몰이

'ZEC(zero effort commerce)' 시대…사물인터넷 결합 주도

by 김철민


디지털 기술이 쇼핑문화를 바꾸고 있다. 유통업계만큼 모바일 기술과 클라우드·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빅데이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20년간 가장 큰 혁신을 보여준 것이 구매에서 점포 도달까지 공급망(supply chain)이었다. 구매에서 매장 진열대에 이르는 전 과정까지를 새로운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해 원가절감과 고객만족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유통시장은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또 진화할 것인가?  

최근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라스트마일(last mile)' 서비스 개선을 위한 당일배송 시스템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의 ‘무인택배 드론(drone) 상용화’ 계획과 막대처럼 생긴 기기에 말로 주문하거나 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바로 신선식품을 배달시킬 수 있는 ‘아마존 대시(dash)’를 꼽을 수 있다.  


◈고객 주문에 ‘대시(dash)'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편리하고 빠른 시간 내 살 수 있는 ‘제로 에포트 상거래(Zero Effort Commerce)’라는 점이다. 


제로 에포트 상거래는 이베이 ‘미래형 쇼핑’ 서비스 개발그룹에서 처음 주창한 개념으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해 원하는 제품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쇼핑 패턴을 말한다.


아마존과 이베이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현재 제품 구매 시간을 최소화하고, 당일배송을 실현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표1> 사물인터넷과 물류


아마존은 창립 초기부터 ‘원클릭’ 슬로건을 강조하며 여타 전자상거래 기업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제품 선택부터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마케팅에 접목했다. 2억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추천한다. 과거 구매 이력이나 자주 찾아본 페이지 등을 참고해 최적의 추천 제품을 가린다.


수백만가지 물건을 가지런히 진열하는 것보다 사용자가 구매할 확률이 가장 높은 제품 한 가지를 큼지막하게 보여주는 편이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을 높인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아마존 회원은 저마다 다른 초기 화면을 본다.


최근 아마존이 발표한 막대형 기기 ‘대시’는 구매 편의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또 하나의 혁신이다. 대시는 음성인식과 스캐닝으로 가정에서 바로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사용자의 구매력을 끌어올려 매출은 물론이고 식료품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의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아마존 대시은 음성이나 바코드 스캐닝을 통해 구매 상품을 아마존 프레시 사이트와 연동해 곧바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 목록에 담긴 상품은 주문 승인 후 24시간 내 배송된다. 


가로 길이 6인치, 넓이 1인치의 휴대형 형태의 기기는 가정의 무선네트워크(WIFI)를 통해 주문 가능하다. 기기는 아마존 프레시 프라임 회원 대상으로 신청을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한편 이베이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쇼핑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스마트폰으로 마음에 드는 진열대의 제품을 촬영하면 휴대폰이 이베이 사용자 계정에 구매 목록으로 띄우는 식이다. 유리창의 제품 카테고리 이미지를 사용자가 터치하면 수백개 제품 목록이 뜨며, 정보를 얻는 ‘커넥티드 글라스’도 개발 중이다.


◈매출=원클릭 구매, 원스톱 배송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소매 시장은 매년 10~15%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연말 쇼핑시즌 미국 소매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온라인에서 구매는 일종의 서비스다. 구매하기 전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에 비해 결제 단계에서는 ‘편의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구매 과정이 복잡하고 짜증난다고 느끼면 구매 단계에서 이탈하는 고객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소비자일수록 온라인 결제에 대한 거부감은 더욱 크다.


조봉수 LG전자 스마트데이터팀장은 최근 저서 ‘디지털 컨슈머 & 마케팅 전략’에서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을 주로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경우 구매과정에서 고객이 들여야 하는 품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고가의 상품은 열심히 매장을 돌아다니는 비용을 감수할 수 있지만 저가 상품은 불편함을 감내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FedEx·UPS와 경쟁하는 유통업체들

온라인 판매의 생명은 배송이다. 아마존이 자포스(zappos) 인수 등을 통해 배송망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엔 아예 자체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태세다. 


페덱스나 UPS처럼 자체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마존은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서 ′풀 서비스를 하는 유통 물류업체′로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당연히 여겨지는 ′당일배송(sameday delivery)′이나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것이 미국에선 물리적 거리 때문에 쉽지 않다. 아마존은 이것을 실현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는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만약 아마존이 자체 배송을 실시하게 되면 이걸 다수 맡고 있던 페덱스나 UPS, 미 우체국(United States Postal Service)이나 ′숙적′ 월마트와 이베이, 구글 등도 긴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AMZM′ 또는 ′AMZN_US′ 같은 라벨이 붙어 있는 상품들을 운송해 왔다. 내부에선 이것이 아마존 내부의 배송 네트워크를 표시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라벨이 붙어 있는 상품을 받은 고객들 역시 "기존 배송과는 달리 외부 배송업체와 연계가 돼 있지 않아 배송 과정을 추적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마존이 배송 네트워크를 집결시킬 장소로 보고 있는 곳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있는 인공섬 트레저 아일랜드. 이 곳 땅을 빌려 트레일러나 배송 트럭들을 집결하고, 출퇴근 시간대를 피한 늦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 샌프란시스코쪽 배송을 하려는 계획. 인공섬 거주자들은 소수이고 이 시간대를 이용하면 큰 불만은 갖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인력채용 시 배송과 관련한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웹 사이트엔 이런 문구가 포스팅돼 있었다. "아마존은 우리 화물의 대부분을 배송하고 있는  UPS나 페덱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내 자체 배송 네트워크 가동에 앞서 영국에서 시범 사업을 벌였다. 이달 초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보면 "우리는 영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배송 네트워크를 갖췄으며 더 많은 일(invention)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브 클락 부사장 역시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영국 런던에서 일요일엔 자체 트럭을 통해 배송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WSJ는 이런 움직임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캔들스탁 공원 인근에 ′아마존 프레시(아마존의 당일배송 신선식품 판매 브랜드)′ 마크를 단 트럭과 트레일러들이 오가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완전히 물품 배송을 자체적으로 소화하려고 하는 것일까.

샌포드 C.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내에서만 6억800만건의 배송을 했다. 우체국이 35%, UPS가 30%, 지역 배송업체들이 18%, 페덱스가 약 17%를 담당했다. WSJ는 아마도 아마존은 배송을 온전히 자체적으로 하겠다기보다는 더 싼 가격에, 그리고 지역적으로 탄력있게 배송하는데 자체 배송을 특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선 아마존의 의도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나 1907년 설립, 한 세기에 이르는 기간동안 배송만을 해 온 UPS나 페덱스 등의 노하우나 효율을 따라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보고 있다. 


스티븐스의 애널리스트 잭 앳킨스는 "아마존 배송을 통해 얻는 매출은 UPS나 페덱스로선 1%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두 업체에 줄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일배송지역 지속 확대

이 밖에도 구글은 대형 유통체인 월그린 등 오프라인 매장들과 손잡고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를 테스트 중이다. 그러나 배달 품목에서 상할 우려가 있는 식료품은 제외한다. 구글은 당일 배송에 로봇을 활용한다는 전략도 마련해놓았다.


이에 자극 받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해 10월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콜로라도주 덴버로 확대했다.


신생 업체들도 당일 배송 경쟁에 가세했다. 출범 2년도 안 된 식품 배송 서비스 업체 '인스타카트'는 미국 내 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000여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홀푸드,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고객 대신 물건을 구매해 배달한다. 요금은 배달 한 시간에 14.99달러, 두 시간에 3.99달러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인터넷 인구 확산과 스마트 기기 보급으로 오는 2017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물건의 10%가 인터넷으로 유통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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