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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안의 피팅룸 한국판 트렁크 클럽 '스타일업'

INNOVATION

by 김편 2015. 8. 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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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2호(7-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내 집안의 피팅룸

한국판 트렁크 클럽 ´스타일업´


글. 황정현/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전 세계적으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옴니채널, 트라이온(Try On) 서비스 등 기존의 유통업체가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국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이 시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성의류 온라인쇼핑몰 트렁크클럽을 인수하는 등 쇼핑몰의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트렁크클럽을 벤치마킹한 서비스 스타일 업(STYL UP)이 베타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과연 스타일 업은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바와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안경 판매업체 ‘와비파커 (warby parker)’, 여성의류 판매업체 ‘방갈로 클로딩 (bungalow clothing)’, 쥬얼리 판매업체 ‘오카피(ocappi)’, 여성 속옷 판매업체 ‘투르 엔 코(true & co.)’, 남성의류 판매 업체 ‘트렁크클럽(trunk club)’.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판매하는 품목은 제각각이지만 온라인 패션 쇼핑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트라이 온(Try On)’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트라이 온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 매장을 통해 주문한 물품을 배송 받은 후 직접 집에서 일정기간 착용해 본 후 최종적으로 구매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피팅룸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 경험을 도입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즉 저렴한 가격이라는 온라인 채널의 장점에 고객경험이라는 오프라인 채널의 장점을 합쳐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트라이온 큐레이션 커머스

트렁크클럽도 앞서 언급한 업체들처럼 온라인 커머스에 오프라인 트라이온이라는 고객 경험을 입힌 남성의류 판매 업체다. 단순히 시착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고객 성향에 기반한 스타일링 서비스를 무료 제공해주는 것이 차별점이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스타일 전문가들은 트렁크클럽 고객의 취향과 치수에 따라 아이템을 고르고 바지, 정장구두, 넥타이 등 다양한 품목의 브랜드 의류가 담긴‘트렁크’를 구독자에게 정기 배송해준다.

트렁크클럽 브라이언 스페일리(Brian Spaly) 대표는 “남자들은 쇼핑이라는 것 자체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며 큐레이션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구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트렁크클럽 고객들은 온라인을 통한 가입 이후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 사이즈, 배달주기를 선택하는 질문지에 답한다. 이후 담당 스타일리스트는 회사의 브랜드 파트너사 50개(14년 노드스트롬 인수전 기준)가 보유한 아이템 중 15~20개를 선정하여 고객에게 배송한다. 고객은 트렁크를 받고 난 후 마음에 드는 의류·잡화의 가격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반송한다. 트렁크에는 고객 반품편의를 위한 반송용 라벨이 함께 들어있다.

트렁크클럽에 따르면 대부분의 트렁크클럽 가입자들은 회사가 보내는 1500달러 상당의 의류와 액세서리 중 500달러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며, 2개월에 한번 배달 받기를 선호한다. 스페일리 대표는 “특별한 세일 정책을 고수하지 않음에도 트렁크클럽이 관심 받는 이유는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스타일리스트’의 관심을 무료로 제공받는 것” 이라 말했다.

지난해 8월 미국 36개주에 걸쳐 270개의 매장을 가진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트렁크 클럽 인수를 발표했다. 인수가는 3억 5000만 달러다. 노드스트롬 블레이크 노드스트롬 (Blake W. Nordstrom) CEO는 인수가 성사되기 이전부터 “트렁크 클럽은 거대한 사업을 이룩해왔고,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이룩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라며“트렁크클럽은 뛰어난 수익성, 고객 중심의 사고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며 인수 의사를 밝힌바 있다.

노드스트롬의 트렁크 클럽 인수 이후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모든 브랜드들은 트렁크클럽을 통해 재유통되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트렁크클럽에게 부족했던 제휴 브랜드 풀을 제공해주며, 트렁크클럽은 노드스트롬의 새로운 유통채널이 되어 고객만족을 견인한다.

국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노드스트롬의 트렁크클럽 인수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 제공을 위한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며 “노드스트롬의 270여개 매장 네트워크와 노드스트롬이 보유하고있는 1500명의 재능 있는 스타일리스트들은 트렁크클럽의 사업을 더욱 확장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생활의 불편함을 사업의 기회로

이러한 트렁크 클럽을 벤치마킹한 “스타일업 (STYL UP)” 서비스가 국내 베타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스타일업 서비스 개발사 오이스터베이 박상현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생활의 발견’ 이다.

창업 전 IT 컨설턴트 생활을 한 박 대표는 “시간에 쫓기는 엔지니어 업무 특성상 옷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평소 옷은 입어보고 사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매장을 통한 구입은 꺼렸다” 며 “옷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불편함을 개선시키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 트렁크 클럽이라는 업체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벤치마킹한 사업을 국내 런칭하기로 마음먹었다” 고 말했다.


바쁜 직장인 남성들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

스타일업은 20대 후반에서 30~40대의 남성을 주타켓으로 하고 있다. 과거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는 가지고 있지만 시간에 쫓기고,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션 스타일링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을 대상으로 사업을 런칭한 것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남성들은 여성들과 다르게 패션의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은 쇼핑이라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경향이 있지만 남자들은 그냥 원하는 옷을 구매하는 결과만을 원하는 것이다. 게다가 쇼핑에 대한 귀찮음을 호소하는 남성들 이상으로 스타일링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남성들도 많았다.

인천에 거주중인 한 직장인 남성은 “평소 옷 선택에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특히, 어떤 행사나 신경써야하는 자리에 참석해야 할 때는 더욱 어려움을 많이 겪는 편”이라며“이를 해결하기위해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고 답했다.

이렇게 패션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일업은 스타일리스트를 직접 고용해 고객에게 상황에 맞는 패션/잡화를 추천해준다. 스타일업의 스타일링 서비스는 패션 트라이온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국내 경쟁업체들에 비해 갖는 차별점이 된다.



한국식 ‘TRY ON’ - 핵심은 빠른 배송

스타일업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고객은 어플을 통해 패션 취향 및 브랜드 선호 등 관련 정보를 간략하게 입력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일업은 고객과 코디네이터의 미팅을 주선한다. 코디네이터는 고객이 편한 시간, 편한 장소에서 약 30분간의 미팅을 가진다. 이때 고객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패션이 필요하고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코디네이터에게 구제적인 니즈를 이야기한다. 코디네이터가 고객 미팅 후 수집된 정보는 전문 스타일리스트에게 제공되며, 스타일리스트는 고객 니즈에 맞춰 몇 가지 추천 스타일을 제공한다. 고객은 추천 스타일 중에 마음에 드는 코디 2가지를 선택하고 배송을 받게 된다. 고객은 최종적으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고른 후 결제하며, 선택되지 않은 상품은 반송한다.

스타일업이 강조하는 것은 ‘빠른 배송’ 이다. 미국과 달리‘빨리빨리’문화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현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스타일업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벤치마킹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사업을 지역에 맞게 현지화 하는 것”이라며 “한국 고객 만족을 위해 주문리드타임 축소를 위해 노력할 것” 이라 밝혔다.

베타테스트 과정 동안 스타일업은 주문 당일 ‘코디네이터 미팅’및‘스타일리스트 업로드’를 마무리 하며, 고객이 제품을 선택한 후에는 이틀 이내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일업이 장기적으로 사업이 안정화된다면 당일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고자 한다. 베타테스트 과정에서는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를 함께 이용해 서비스 품질을 시험할 예정이다.



고객이 ‘자산’ 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배송, 수거과정에서 모든 물류비는 전부 스타일업 측에서 지불한다는 것이다. 박대표는 “초기 베타서비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할 생각”이라며 “왕복 물류비는 6000원 정도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고객의 만족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배송 받은 제품을 모두 선택하지 않고 반송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스타일업 입장에서 수익은 전혀 나지 않은 채 비용만 발생하는 경우다. 이에 박 대표는 “스타일업은 고객과 1회성 관계가 아닌 영구적인 관계 지향이 목표” 라며 “고객이 반송하는 이유를 꼼꼼히 파악해 정보를 모으고 해당 문제를 개선해 나갈 것” 라 말했다. 또한 이렇게 모인 고객 정보는 제휴 브랜드와의 협의 및 스타일리스트 충원에 있어 스타일업만의 경쟁력을 가져다주는 자산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고객’, ‘ 브랜드’, ‘스타일리스트’ 3자 간의 교두보를 만들다

스타일업의 플랫폼은 기존 오픈마켓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기존 오픈마켓의 주체는 입점업체와 고객 2가지인 반면, 스타일업은 3가지 주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물론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 유통업체, 그리고 고객의 니즈의 맞춰 스타일을 골라주는 스타일리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업은 고객, 브랜드업체, 스타일리스트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함으로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 스타일업을 이용함으로 각 주체가 갖는 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고객의 측면이다. 앞서 언급했듯 스타일업의 타겟고객은 ‘금전적으로는 여유롭지만 시간적 측면과 패션 선택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장인 남성층’ 이다. 고객은 스타일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스타일링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가격이다. 기존 소매업체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는 트렁크크럽과 달리 스타일업은 브랜드 정가 그대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스타일업은 브랜드 제휴를 통해 얻어지는 저단가 차익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다음은 브랜드 업체의 측면이다. 스타일업의 경우 브랜드 제휴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일업과 제휴하는 브랜드는 스타일업을 새로운 유통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브랜드 업체는 새로운 형태의 O2O 네트워크를 구축가능하며, 입점 비용 또한 기존 백화점에 비해 낮게 책정하기 때문에 이득이다.

마지막으로 스타일리스트 측면이다. 이는 아직 베타테스트 단계인 상황이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박 대표는 “아직 초기 시험단계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개인 스타일리스트이 진출하고 싶어 하는 통합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 라며 “스타일리스트들이 개인고객의 다양한 스타일 니즈를 해결해주면서 스스로 대중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스타일업은 베타테스트 과정에서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두 명의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제휴하여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고객 수요증가에 따라 제휴 스타일리스트는 탄력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스타일업의 성과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런칭 하지 않고, 사업을 준비하는 CBT(Closed Beta Test)단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구체적인 사업성과는 나타난 것이 없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만들어나갈 것이 더 많다고 평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스타일업 사업의 핵심은 큐레이션과 물류” 라며 “우리는 고객과 브랜드업체, 스타일리스트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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