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물류에 의한, 물류를 위한 네트워크 시대
글. 권정욱 콜멘코리아 SCM팀장
Idea in Brief 최근 맛집 정보는 포털 등 온라인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물류 비즈니스와 관련해 ‘물류 분야별 업무수행을 잘하는 전문물류기업’, ‘물류업무를 잘 위탁하는 화주사’는 잘 검색하지도 않을뿐더러, 검색한다고 해도 알맞은 자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물론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각 물류기업들의 홈페이지나 일부 협회, 공공기관, 그리고 개인블로그가 있긴 하다. 문제는 해당기업 홈페이지의 경우, 홍보가 목적이고, 일부 협회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또 개인 블로그는 내용이 한정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제안하고자 한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서 물류기업을 평가하고, 화주사를 평가하는 ‘물류의, 물류에 의한, 물류를 위한 사이트’를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
정확한 기원은 모르지만 약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던 ‘먹는 방송’, 일명 ‘먹방’이 요즘 방송가 예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기업인이자 요리연구가인 어느 분도 이 ‘먹방’에 힘입어 공중파, 종편, CF 등 여러 곳에 출연하며, 톱스타 못지않은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듯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맛집 관련 사이트, 음식 관련 블로그다. 물론 홍보성 셀프 블로그나 블로그를 이용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손님과 식사 약속이 생기거나, 개인적인 모임으로 장소를 섭외할 때, 다들 인터넷에 맛집 검색을 한 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아무래도 만나는 상대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혹은 기왕이면 좋은 곳에서 먹고자 하는 바람으로 검색을 할 것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매일 3번하는 식사 중에 그저 ‘한번’인 식사를 위해서도 검색하는데, 정작 업무와 관련하여 ‘물류업무 잘하는 회사’, ‘물류업무 잘 위탁하는 화주사’는 검색하지도 않을뿐더러, 검색한다고 해도 자료가 많지 않다. 사실 자료의 정확성, 내용의 충실성은 차치하더라도 맛집 자료들도 인터넷에 넘쳐나는 것이 현실인데, 물류 관련된 정보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각 물류사들의 홈페이지, 일부 협회나 공공기관, 그리고 개인들의 블로그나 홈페이지가 있다.
그러나 물류사 홈페이지는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고, 일부 협회나 공공기관은 제공하는 정보는 아무래도 제한적이며, 개인 블로그는 내용이 한정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안하고자 한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서 물류사를 평가하고, 화주사를 평가하는 ‘물류의, 물류에 의한, 물류를 위한 사이트’를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가령 ‘수도권내에서 수시로 긴급 배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어느 운송사가 좋은지?’, ‘수도권 외곽에 창고를 신축했는데, 서로 믿고 장기간 거래할 수 있는 화주사로 어디가 좋은지?’, 혹은 ‘3PL 비딩을 하는데, 어느 물류사가 업무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평판이 좋은지?’를 찾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사이트의 필요성은 누구나 느낄 것이다. 바로 그 필요성이 느껴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물류 맛집’ 사이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물류사가 화주사를 평가하고, 화주사가 물류사를 평가하고, 경쟁 상대가 아닌, 파트너 관계의 물류사가 다른 파트너 물류사를 평가하여 영업 목적이 배제된, 실제 경험이 반영된 정보들을 공유하는 물류 복덕방 혹은 사랑방 같은 장소를 제안하는 것이다. 사실 정확하면서도,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네 가지 정도 원칙은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 금전적인 부분에서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사실 금전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내용이나 운영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금전적으로 지원해 주는 특정 회사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3PL 등 특정 물류사에 종속되지도 않고, 특정 산업 화주사 모임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순수하게 물류 발전을 위한 정보 공유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둘째,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물류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사실 물류의 영역이 엄청 넓다 보니 다양한 분야를 모두 담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영역 혹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정보를 제공하면 사이트 이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포워딩(국제운송), 육상운송, 창고, 컨설팅, 화주사, 특정 물류 전문영역 등 다양한 분야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정보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 시작하는 초기부터 모든 정보를 담아내고, 공유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정보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공유되는 정보의 범위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이다.
셋째, 사적인 이익이나 감정이 배제된 물류 발전을 위한 정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하여 맛집 셀프 블로그처럼 자신의 회사를 홍보하거나, 자신의 경쟁사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물류 업무 위탁) 입찰에서 낙찰되지 않았다고 화주사에 대한 나쁜 평가를 하는 ‘감정 해우소’가 되어서도 안 된다. 공유되는 정보는 사실에 근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용의 충실함에 있어서도 논리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넷째, 사이트 운영은 유/무료 관계없이, 값어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3가지 내용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이지만, 공유되는 정보가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고,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물론 정보의 정확성, 객관성은 사용자들에 의하여 걸러지고, 걸러진 정보는 스스로의 가치를 부여하며 공유될 것이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값어치 있는 정보가 제공되면 사이트에 대한 신뢰성도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물류사든 화주사든 물류 정보 사이트에 대한 수요는 많을 듯하다. 그러나 사이트의 본 목적이 물류 발전을 위한 정보 교류이기 때문에, 특정 회사나 집단의 홍보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물류사도 화주사도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양질의 다양한 정보가 모이고, 그 정보로 수익을 챙기기 보다는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물류 발전을 위해 도와주는 곳인 CLO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이지 않을까싶은 생각에 독자님들께 동의를 구하며 조심스럽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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