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달리는_스마트폰_테슬라!
애플 아이폰 처럼 수요예측을 통한 주문 생산에
도전한 엘론 머스크는 적절한 공급망 수용능력을 갖추는데 성공할까요?
하얀국물의 꼬꼬면, 달달한 허니버터칩...
제품 품절로 인한 판매 손실을 경험한 대표 상품들이
주는 교훈을 다시 한번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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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폭발적 예약판매
잘 팔린 테슬라, 잘 생산될 수 있을까
글. 이병휘 켈로그 디맨드플래너
Idea in Brief
테슬라모터스가 지난 3월 31일 발표한 양산모델인 ‘모델3’가 단 36시간 만에 25만대가 예약판매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3의 누적 예약 건수는 38만 건에 달한다. 테슬라의 자동차는 그야말로 ‘만들어 놓기만 하면 팔리는 상황’에 봉착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는 의문이 남는다. 테슬라의 현재 생산능력(연 6만대 수준)으로는 예약주문을 전부 생산하는데 적어도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옆에서 잠들기까지 할 정도로 SCM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앨론 머스크가 앞으로 어떤 공급망 혁신을 만들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
테슬라모터스가 지난 3월 31일 발표한 양산모델인 ‘모델3’는 단 36시간 만에 25만대가 예약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의 지난달 1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테슬라 모델3의 누적 예약 건수는 38만 건으로, 그중 예약 취소건 12000건(중복주문 4000건)을 제외하면 약 37만 건이 예약되어있다. 테슬라는 이번 예약판매로 약 4억불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는 기가팩토리와 생산라인 확장에 쓰일 전망이다.
그야말로 테슬라모터스의 모델3는 ‘만들어 놓기만 하면 팔리는 상황’에 봉착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잘 만들 수 있을까. 테슬라의 지난해 전체 출고량은 5만 대다. 올해 1분기 출하량은 1만 5천대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가정했을 때 올해 출고량은 6만 대 정도 팔릴 것이라 예상된다. 테슬라의 전년대비 출고량은 20% 증가에 그치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반영됐는지, 테슬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약 4.5% 하락했다. 많은 이들은 테슬라가 ‘공급 제한’ 상황을 겪을 수 있는 가능성이 실적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의 올해 출고 목표는 약 9만 대 수준이다. 이 수량이 테슬라의 모델S와 X를 모두 포함한 수량임을 감안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모델3가 생산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생산능력(연 6만대)으로 모델3의 예약 판매량 37만 대를 모두 생산하는 데는 6년이 걸리게 된다. 더욱이 테슬라는 2020년까지 연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상 테슬라는 매년 연간 생산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생산 계획은 항상 미달되었으며 매출은 생산량에 제한되었다. 엘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모터스 CE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 사무실 책상은 모델X 생산라인 끝에 있다”며 “생산라인 옆 회의실에 침낭을 두고 생활하기도 한다”고 밝힐 정도로 SCM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테슬라의 생산량이 나아질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제조업의 SCM 혁신이 JIT(Just In Time)로 대변되는 ‘생산 비용 절감’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혁신에 집중하고 있음을 봤을 때, ‘생산성을 위한 혁신’이 필요한 테슬라의 현 상황은 일견 신선해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생산량의 혁신 또한 생산비용과 연결된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단위 면적당 또는 생산 설비당 생산량의 차이는 제품의 고정비용 부담률과 직접 연결되며 전체 생산비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생산성을 위한 혁신’이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많은 경우 생산효율이 이미 한계에 달해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생산효율보다는 원자재와 재고관리 등을 통한 생산비용 절약 및 현금흐름성 개선에 목표를 두어온 것이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생산효율의 혁신은 특별한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다.
재밌는 점은 주목받지 못한 생산 능력(Production Capacity)이 전체 매출에 걸림돌이 된 기업 사례는 생각보다 찾기 쉽다는 점이다. 멀게는 꼬꼬면부터, 가깝게는 허니버터칩, 이제는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항상 출시 때마다 품절사태를 벌여온 아이폰까지 모두 품절 사태로 인해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은 초기 출시 이후 엄청난 소문과 인기를 바탕으로 매출이 수직상승했지만, 제품 품절로 인한 판매 손실(Sales Loss)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기회를 상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충성적인 고객들도 있겠다. 그러나 고객이 될 수 있었던 많은 이들은 발 빠르게 출시된 미투(me too) 제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결국 해당 제품의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꼬꼬면은 초기 상품 매진에 놀라 생산라인을 증설했으나, 실제 증설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미 수많은 경쟁제품으로 인해, 제품의 판매량은 상당수 줄어들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허니버터칩 같은 경우 품절사태를 겪는 중 경쟁사의 유사제품인 ‘수미칩’에 1위를 빼앗기기도 했다.
다시 테슬라 모터스로 돌아가 보자. 30만 건이 넘는 모델3 사전 주문은 엄청난 양이다. 사전 주문 보증금인 1000불 기준으로도 3억불이 넘는 매출이 발생했으며 판매가로 책정된 3만 5천불 기준으로는 약 130억불을 넘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연 테슬라가 예약 판매량에 맞춘 생산 효율을 발휘할 수 있을까.
테슬라는 과거 모델X의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났을 때 자체 생산량으로 부품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 외주 부품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자 했었다. 테슬라는 그 과정에서 생산 등급에 맞는 제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었다. 즉 테슬라가 초기 제품의 품질과 성능확보에 주력한 나머지 ‘공급망의 수용능력(Capacity)’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디자인, 개발을 했다는 뜻이다. 애플의 아이폰5S의 골드색상 품절사태에 이어서 골드 제품의 생산 비중이 바로 증가한 것으로 보여준 공급망의 유연성을 봤을 때, 엘론 머스크의 SCM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어떠한 혁신으로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규슈 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와 전세계 핸드폰 공급에 차질이 보이는 부분도 이런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규슈 지진으로 인하여 공급망의 한 축이 어그러지고 이로 인해 전체 공급망이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SCM의 기초라고도 할 수 있는 JIT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절감해 버렸다.
그리고 직접 매입을 통한 판매가 점차 유행하고 있는 최근 유통 트렌드로 인해 앞으로 제조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정보만을 제공받으며, 그에 따라 수요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일본산 카메라 센서에 대만산 보드와 한국산 CPU/메모리를 중국에서 조립하는 비용절감의 공급망이 일반화된 시대다. 그러나 이제는 비용절감만큼이나 공급망의 안정성에 대한 고민도 해야 될 때가 아닐까. 여러 이슈가 중첩되는 상황에서 SCM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나마 늘어나기를 바란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72호(2016년 6월호)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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