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스타트업백서] 블랙벅, 인도 육상운송을 혁신하는 방법

글로벌 물류스타트업백서⑭ 블랙벅(Blackbuck)

육상운송 비중 50%, 세계 2위의 공로 인프라, 인도 육운시장에 주목하라

B2B라스트마일 혁신, 플랫폼 기반 물류산업의 O2O(Offline to Online)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인도의 화물운송시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운송수단은 육상운송(50.11%)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도의 육상운송시장을 구성하는 각 주체는 서로 파편화되어있고 체계화되어있지 않다. 인도 스타트업 블랙벅(Blackbuck)은 인도 육상운송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기고자 한다. 블랙벅은 주로 도심내 FTL(Full Truck Load; 만적) 운송수요를 가진 화주와 운송사, 개별 트럭 운전자들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랙벅은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인도 육상운송 생태계를 재정의하고자 한다.

인도 이커머스 시장 발전으로 인해 도심내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리서치사 노브노스(Novonou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물류시장은 매년 12%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3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늘어나는 물량으로 인해 인도 화물운송 산업의 발전 필요성은 자연히 함께 증가했다. 지난 13년 기준 인도의 도로망은 486만 9842km에 육박한다. 이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14년 RITES(Rail India Technical and Economic Services)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육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50.11%로 해상운송, 철도운송 등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거대한 도로망과 그 안에서 넘쳐나는 화물 트럭과 물동량에 비해서 화주들이 화물운송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한정적이며, 그 방식 또한 과거 ‘전화’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 블랙벅(Blackbuck) 라제쉬 야바지(Rajesh Yabaji) 대표는 이러한 인도 운송시장을 ‘파편화된 산업’이라고 표현했다.

블랙벅은 인도 방갈로(Bangalore)를 거점으로 파편화된 화물운송 시장을 재정비하고자 한다. 블랙벅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화주와 트럭운송자들을 연결하는 화물트럭 집합체(truck aggregator)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랙벅은 지난 15년 법인등록 이후 현재까지 총 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매월 40~50%의 높은 성장률(CMGR; Compound Monthly growth rate)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라제쉬 야바지 블랙벅 대표와의 일문일답.

▲ 라제쉬 야바지 블랙벅 대표

Q1.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1. 인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글로벌 무역량뿐만 아니라 인도 국내 물동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블랙벅 사업을 구상하는 발판이 되었다. 현재 인도에는 B2B(Business-to-Business)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자연히 연관된 많은 산업이 성장했으며, 특히 블랙벅과 같이 산업 자체를 온라인으로 옮기고자 하는 플랫폼 업체들이 큰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창업을 하기 전 국제무역위원회(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에서 담뱃잎(Tobacco) 공급사슬 개선을 위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는 화물운송구조 합리화를 목표로 하는 아주 큰 프로젝트였지만, 그 기획을 담당한 팀에게는 아주 적은 부분의 수익만 돌아왔다. 사실 화물운송은 전체 물류 프로세스 중에서도 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과정이다.

더욱이 화물운송을 제외한 공급사슬 프로세스는 상대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기 좋은 구조였지만 화물운송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팀은 트럭운전자에게 직접 화물 조달을 의뢰할 수 있는 큰 프로젝트를 기획했지만 운송시장에 존재하는 외적 통제소재(external locus of control)로 인해 완전히 실패했다. 블랙벅(Blackbuck)은 이런 여러 실패들을 계승하여 만들어진 업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인도의 화물운송 프로세스는 매우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있으며, 표준이 되는 기준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한 기업에 소속된 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히 하나의 독립 기업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팀을 나와 블랙벅을 창업하게 됐다.

(사진= 블랙벅 공동 창립자, 왼쪽 순서대로 Chanakya, Rajesh, B Ramasubramaniam)

Q2. 블랙벅은 지난해 몇 차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규모와 활용방안을 듣고 싶다.

A2. 블랙벅이 현재까지 유치한 총 투자액은 약 3000만 달러(한화 약 341억 4000만 원)다. 가장 최근 사례로 지난해 12월 타이거글로벌(TigerGlobal), 에이폴레토(Apoletto), DST(DST Global-Yuri Milner’s Founders Fund), 엑셀파트너스(Accel Partners), 그리고 플립카트(Flipkart)로부터 2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펀딩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시리즈A펀딩으로 엑셀파트너스(Accel Partners), 플립카트(Flipkart)로부터 5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블랙벅은 투자금을 인도 물류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개선하여 우리의 고객이 되는 화주와 운송업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도록 할 것이다.

Q3. 블랙벅 서비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A3. 블랙벅은 크게 화주와 운송사를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크라운쥬얼(Crown Jewel)을 제공한다. 화주를 위한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블랙벅 플랫폼 화주들은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고 트럭육상운송을 요청할 수 있다. 화주가 입력해야 할 정보는 ‘출발지’, ‘도착지’, ‘운송 화물의 종류’, ‘트럭 적재톤수’, ‘필요한 트럭 숫자’이다. 화주들은 운송도중 화물에 대해 보증받을 수 있다. 운송중인 화물은 앱을 통해 트래킹 가능하다.

현재 블랙벅은 사업 개시 11달 만에 5만대의 트럭을 블랙벅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였다. 화주고객사 또한 200개 업체가 넘었다. 인도에서 블랙벅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기술 기반 도심내 FTL(Full Truck Load; 만적) 운송 플레이어다. 블랙벅은 이 모든 성과를 단기간에 이뤄냈다.

블랙벅은 특히 온라인 B2B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심 내부(Inter-city)의 FTL 운송을 주로 수행한다. 블랙벅은 기술을 핵심역량으로 인도 물류산업 자체가 갖는 산업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트럭운전사와 고객화주들을 블랙벅의 온라인 플랫폼 안에 모았다. 트럭운전사와 화주는 플랫폼 안에서 지능적인 경매 엔진을 이용해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경매 엔진은 스마트 모바일 인터페이스(smart mobile interfaces)를 장착하여 화주와 운전자 모두가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블랙벅은 현재까지 FTL 운송을 필요로 하는 화주들에게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업체 또한 화물들은 혼재할 경우 한 트럭을 다 채우는 FTL 운송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여러 업체 중 한 회사가 공동 대표로써 운송을 요구할 수 있다.

(사진= 블랙벅 어플리케이션 구동화면)

Q4. 블랙벅의 서비스 타겟은 누구인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특별히 제휴하고 있는 업체가 존재하는가.

A4. 블랙벅의 비즈니스 목표는 도심내 FTL운송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또 다른 목표는 많은 인도 국민의 생계 수단을 책임지고 있는 운송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블랙벅은 인도국영석유회사(IOCL)와 제휴를 맺었다. IOCL은 인도내 연료 공급을 담당하는 가장 큰 주체이다. 해당 업체와 제휴를 통해 블랙벅 플랫폼에 등록된 트럭운전자들은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트럭운전자들은 화물운송 도중 인도국영석유회사의 시설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즉 블랙벅은 파트너십을 통해 블랙벅 플랫폼을 구성하는 주체 중 하나인 ‘트럭운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Q5. 인도내 블랙벅의 경쟁업체라 생각하는 업체가 존재하는가.

A5. 현재 블랙벅이 인도에서 제공하고 있는 사업 영역인 ‘도심내 FTL 운송’ 분야에서 블랙벅과 비슷한 규모로 대적할 만한 경쟁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화주들이 운송회사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몇몇 업체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업체들은 블랙벅의 운영방식과는 달리 운송 자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Q6. 블랙벅이 혁신하고자 하는 인도 물류 생태계에 대해 전망해 달라.

A6. 인도 물류산업은 오랜 기간 동안 조직화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물류산업에서 개선할 수 있는 가치는 무한하다. 기존 인도 물류업계는 공급망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직접 대화를 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업무들이 진행되었다. 때문에 물류산업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물류산업은 최근 몇 년간 인도의 GDP 성장률과 비교해서 2배 이상의 크기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디지털 산업시대를 맞이하면서 사회 내부적으로도 많은 것이 변화했다. 대표적인 예로 GST(Goods & Service Tax)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 이런 변화가 물류산업에 존재했던 여러 제약을 완화시켜 산업의 병목(Bottleneck) 구간을 없애고 효율성을 높였다. 물류산업에 엄청난 성장 기회가 온 것이다.

Q7. ‘파편화된 운송생태계’란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블랙벅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도입했는가.

A7. 인도 물류산업이 파편화 되어있는 데는 크게 4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육상운송업체의 85% 이상이 5대 이하의 트럭을 보유한 영세업자다. 이러한 운송업체와 화주 사이에는 다수의 중개자가 자리 잡고 중복된 수수료를 책정한다. 여기에 더해 트럭의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하며, 때문에 운송 경로 최적화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운송업체는 여전히 예전부터 고수하고 있는 관행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블랙벅은 인도 운송업체들을 설득하여 그들이 오랫동안 익숙했던 관행들을 버리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들어오도록 만들 수 있었다. 각 지역에 퍼져있는 운송업체들은 모바일앱을 통해 블랙벅 플랫폼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운송업체들이 플랫폼을 통해 화주의 실시간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블랙벅은 운송시장의 결제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인도 운송시장의 대금 지급은 아직도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금 거래는 분실 등 여러 위험을 수반한다. 때문에 블랙벅은 온라인으로 현금 흐름이 오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블랙벅 플랫폼 사용자들은 모든 거래 프로세스를 끊김없이(Seamless)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블랙벅은 사업 초기 몇 차례 큰 고비를 넘었다. 블랙벅은 인도 시장에 처음 진입한 운송 플랫폼이었다. 때문에 화주와 공급사슬 파트너가 블랙벅과 같은 사업에 갖고 있는 인지도가 전무했다. 블랙벅은 이러한 상태에서 최단시간 내에 블랙벅 비즈니스가 갖는 가치를 가시화시켜야 했다. 현재 블랙벅 플랫폼을 구성하는 구성원 각각은 블랙벅이 바닥에서부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 구성자들이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단계적으로 성장하면서 블랙벅의 사업가치는 자연히 상승했다.

블랙벅은 현재 새로운 영역으로 시장을 넓혀가고자 한다. 아직 구상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밝히기는 어렵지만 또 한 번 큰 모험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더불어 기존 플랫폼에서도 도심내 운송업계 발전을 위한 여러 비즈니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블랙벅은 인도 화물운송시장을 완전한 기술 프레임으로 재해석하고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