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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의 놈놈놈] 연결의 주체 물류기업, CBT판의 협업 주도해야

INNOVATION

by 김편 2016. 10. 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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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T 세상의 놈놈놈③ 물류업체편
해외 역직구가 뜬다, CBT의 갈라파고스는?
연결의 주체인 물류업체가 변화해야

※ 위 사진은 본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글. 김문성 위사 차장


Idea in Brief

글로벌 B2C물류란 해외 마켓플레이스, 현지 물류회사, 수출 및 포워딩, 통관 및 과세, 구매고객 국가별 배송 등의 업무가 통합되어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각 국가별 해당분야를 담당하는 회사들의 시스템 통합을 통한 구조적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직구가 떴고, 역직구도 해마다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지금. 연결의 한 축에서 크로스보더의 도전을 받아들여야 할 국내 물류업체들은 아직도 조용한 것처럼 보인다. 몰려오는 변화에 대해 문제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 같은 지금 상황이라면, 국내 물류업체들은 언젠가 반드시 CBT의 소용돌이 속에 잠식될 수 있다.

지난 2회 연재에 걸쳐 한국이 CBT(Cross Border Trade) 시장에 직접적으로 진출을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나쁜 놈’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필자 입장에서 가장 ‘나쁜 놈’ 이 되는 ‘물류업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흔히 우리는 택배를 물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물류라는 용어는 물적유통(Physical Distribution)을 줄인 말로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재화의 흐름 그 자체를 가리킨다. 택배뿐만 아니라 우편, 퀵, 화물차, 배, 비행기 등등 우리가 주위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재화의 이동은 다 물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일상생활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주는 산업이면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산업군이기도 하다.

사실 물류가 내 전문분야는 아니라서 물류전문지에 관련 내용을 기고한다는 것도 조금 우습다. 하지만 물류가 국내 전자상거래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 왔고, 특히나 CBT 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보니 화주(쇼핑몰 브랜드)와 소비자 입장에서 겪은 물류 이야기를 간단히 풀어보고자 한다.

앞선 연재를 통해 필자는 국내 CBT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쇼핑몰 솔루션’, ‘소호몰(쇼핑몰 브랜드)’에서 찾았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물류회사’에 있다. 쇼핑몰 솔루션이나 소호몰 같은 경우는 대부분 ‘벤처기업’의 형태로 출발했다. 그러나 CJ대한통운, 한진과 같은 국내 택배업체들의 경우 처음부터 대기업이 직접 투자를 하여 시장을 장악했다. 그래서인지 경쟁도 적고, 변화를 위한 고민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택배업체들보다 더 멋진 것은 B2B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범한판토스와 같은 2자 물류 및 포워딩 회사들이다. 이 분들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라는 치트키를 가진 던전 끝판왕이다.

이미 확정된 모회사 물량을 물려받은 소수 대기업이 독과점으로 시장을 장악하다보니, 아무래도 큰 경쟁이 필요 없다. 여기에 더해 기술적으로도 아주 큰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 상위 물류업체 중 내부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회사가 몇이나 될까. TOP10이라고 불리는 업체들마저 대부분 외주 제작을 하고 내부에서 시스템을 유지관리하며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는 조직이나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술적인 혁신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해외직구 거래액 추이(자료= 통계청, 관세청) /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대비 해외직구 비중(자료= 통계청,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다시 CBT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해외직구는 2010년 3109억원에서 2015년 1조 7014억원 규모로 연평균 32.9% 성장했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에는 3.4%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통계청 자료는 정상적으로 관세부가가 된 건만 데이터로 잡히기 때문에 실제 시장규모는 발표 자료에 비해 최소 50% 이상은 더 큰 규모라는 것이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료= 해외직구 프로세스)


이렇듯 최근 몇 년간 국내 해외직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잘 모른다. 먼저 소비자들은 자신이 주문한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들어오는지 관심이 없다. 국내 택배회사는 해외에서 들어온 물건을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업무만 하다 보니 여기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실 한국의 해외직구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IT 기반의 글로벌 B2C물류가 가능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아니, 수많은 국내 소비자와 일부 IT기반 물류회사들이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다.

글로벌 B2C물류란 해외 마켓플레이스, 현지 물류회사, 수출 및 포워딩, 통관 및 과세, 구매고객 국가별 배송 등의 업무가 통합되어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각 국가별 해당분야를 담당하는 회사들의 시스템 통합을 통한 구조적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과 같은 경우 한국 소비자의 강력한 해외상품 구매욕구와 해외 물류회사의 니즈가 적절히 섞여 정말 빨리 좋은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경우다.

이제 역직구를 보자. 역직구 물류 프로세스는 쉽게 봤을 때 우리나라 물류회사들이 국내에 해외직구 상품을 들여왔던 그 반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쉽지 않다. 해외 역직구 산업이 성공하려면 쇼핑몰 솔루션, 쇼핑몰 브랜드, 물류업체들 각각이 높은 수준으로 협업해야 한다. 이들 각각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싸우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대기업 물류회사들은 글로벌 B2C물류의 문제인식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상황에 대기업병에 걸린듯하다.

국내에서 해외 역직구를 노리는 쇼핑몰 또한 초기 시장이다 보니 그 수가 너무 적다. 물론 물류업체 입장에서 봤을 때 해외로 나가는 물량이 적다보니 국가별 투자를 위한 내부 의사결정이 어려운 것도 이해를 한다. 기술적인 문제와 언어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 물류 독과점기업들은 오랫동안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해외 역직구 산업은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 e커머스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물류회사들이 CBT라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방향성을 못 찾는다면, 이번에야말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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