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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좋아한다는 한국 화장품, 언제까지 잘 팔릴까

INNOVATION

by 김편 2016. 11. 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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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 언제까지 잘 팔릴까
따이공발 치킨게임, 저단가가 시작되는 이유
중국 화장품 역직구, ´현지화´는 능사가 아니다



아이리서치(iResearch)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 화장품 제품군의 온라인 거래 규모는 1823억 2000만 위안(한화 약 30조 8천억원)이다. 중국의 해외직구 전문 플랫폼 거래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B2C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해외 직구 부문 역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그 명성은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12년 중국내 마스크팩 판매 순위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한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그러나 그 다음해인 2013년에는 2개 상품이 순위권에 밀려났다. 그리고 지난해는 고작 2개 브랜드만이 5위 안에 들었다. 이런 현상을 K뷰티의 위기라고 보는 시각 또한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중국 역직구업체 비투링크 이소형 대표는 “한국 뷰티 업체들은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어떤 A라는 상품이 유행몰이에 성공하게 되면, 다른 브랜드도 이와 유사한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가격 경쟁을 시작한다. 그러나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유통 채널 입장에서는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브랜드들이 가격경쟁을 한다는 것은 이를 유통하는 채널들 입장에서도 물건을 싸게 팔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브랜드가 하나의 상품을 500원에 도매상에서 사와 소비자 가격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시장에 이와 유사한 상품들이 6~700원에 판매된다. 그렇게 되면 그 판매자는 울며겨자먹기로 상품가격을 그에 맞춰 낮출 수밖에 없다. 중국 유통채널들 입장에서는 이 물건을 사봤자 또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때문에 중국 채널들은 한국 브랜드 대신 가격 변동이 없는 일본 브랜드를 취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종국에는 한국 브랜드 상품 판매를 꺼리게 되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왜 이런 시장이 형성된 것일까.

따이공의 역사

국내 중국 역직구 시장은 ‘따이공’들이 성장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공은 크지만 대부분의 따이공들은 브랜드 가치(Equity)를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거대 자본으로 싸게 대량의 상품을 구매해 약간의 마진을 남기고 판매하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공급가도 동시에 떨어진다. 따이공들은 도매에서 구매한 대량의 상품에 0.1% 수준의 이윤만 남기고 판매한다. 적은 수익이지만 대량의 물건을 팔기 때문에 남기는 금액은 상당하다. 이렇게 따이공들이 볼륨 디스카운트(Volume discount: 수량할인)를 이용해 시장에 낮은 가격대의 상품을 깔아 버리게 되면, 다른 업체들도 그들과 함께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치킨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때문에 화장품 시장 구조는 마치 주식시장을 연상시킨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는 화장품 공급가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30%인 공급가가 볼륨 디스카운트를 이용하는 따이공으로 인해 점차 떨어진다. 그러면 다른 브랜드 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공급가를 낮춘다. 다른 브랜드가 해당 물건을 만약 7억원 어치씩 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이 이렇게 떨어지게 되면 할 수 없이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상품을 팔아야만 한다. 시장 전체에서 투매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못먹는 감, 너도 못먹어 봐라”라는 심보다.

중국 유통 사이트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공급가 관리를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러한 ‘목적지 없는 유통’에서 출발한 것이다.

브랜드의 핵심을 찾아서

한국 뷰티 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은 너도나도 중국향 상품을 만들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국내 브랜드들은 중국 고객을 타겟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적색’과 ‘금색’으로 포장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상품들 천지다. 철저히 한국 소비자가 아닌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업체들은 물론 이러한 전략으로 단기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기적인 인기의 바탕에는 ‘내가 원래 좋아하는 중국 상품인데 한국 브랜드라 조금 더 좋아보여서 구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 대표는 국내 브랜드 업체들이 “중국 소비자가 한국 뷰티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한국상품의 세련된 소비자 이미지 때문”이라 강조한다. 국내 브랜드들의 중국향 전략은 중국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근본적인 이유인 ‘한국의 세련된 소비자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한국 브랜드들은 그들의 핵심(Core)을 해치는 전략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한국 브랜드가 중국인 입맛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과연 언제까지 인기를 지속할 수 있을까. 현재 중국에서는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심지어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 인재를 데려가서 기술 개발을 하는 경우 또한 다반사다. 이런 시점에서 중국 소비자가 한국 상품의 디자인이나, 상품 품질 측면에서 중국 제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 한국 브랜드는 경쟁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대표는 “브랜드의 근본은 소비자이다. 한국 브랜드가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지 않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라며 “국내 브랜드들은 한국 소비자에게 집중하고 그들의 수요을 반영하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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