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19)비투링크
잘 팔릴 브랜드를 발굴하고, 판매하는 방법
중국 역직구, '티몰'이 전부는 아니다
한 차례의 성공과 위기, 위기가 기회가 된 이유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국내 역직구 시장에서 중국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KPMG에 따르면 한국 역직구 거래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분기 기준 75.9%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상품군별 역직구 거래액 비교 결과 화장품은 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투링크는 ‘중국’과 ‘화장품’에 집중하여 2014년부터 꾸준히 성장해온 유통 스타트업이다. 비투링크는 국내 뷰티 브랜드가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최적의 유통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유통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제 비투링크는 중국시장을 첫 단추로 동남아, 미주 등 세계 각국으로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한다. 비투링크의 이야기를 통해 CBT 시대를 대비해 국내 브랜드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2015년은 역직구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한 해였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역직구 시장은 약 38만 건에서 2015년 약 258만 건으로 전년 대비 678% 상승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역직구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KPMG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역직구 거래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분기 62.6%에서 2016년 1분기 75.9%로 상승했다. 역직구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중국이 떠오르는 이유다.
해외국가 소비자들은 어떤 한국 상품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소비자는 의류, 식품, 가전제품 등 다양한 품목을 구매하지만, 단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올해까지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품목별 역직구 거래액 비교 결과 화장품 카테고리는 약 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KMPG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화장품 역직구 거래액은 3163억 원에 달하며 이는 2015년 1분기 전체 역직구 거래액을 웃도는 규모다.
때문에 역직구 시장에 관심을 갖는 많은 이들은 ‘중국’ 그리고 ‘화장품 시장’에 집중한다. 다른 상품을 중국에 판매하던 업체들도 중국향 화장품 역직구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중국에 의류 역직구를 하고 있던 한 업체는 올해에는 상품군을 확장하여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이라는 하나의 품목으로 2014년부터 꾸준히 성장해온 스타트업이 존재한다. 글로벌 뷰티커머스 기업 비투링크(B2link)다.
▲ 이소형 비투링크 대표
뷰티 브랜드에 집중한 이유
비투링크는 중국,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 국내 뷰티 브랜드를 유통할 수 있는 최적의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지향한다. 브랜드 업체가 직접 해외 진출을 생각할 경우 고려해야 되는 많은 것들을 대행해주는 것이다. 가령 수많은 나라 중 어느 나라에 진출하는 것이 맞는가, 혹은 온오프라인 채널 중 어떤 유통채널이 더 적합할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신해준다. 비투링크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브랜드 자체적으로 해외 진출을 기획하는 것보다 더욱 효율적인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돕는 교두보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비투링크가 처음부터 뷰티 상품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품은 ‘패션’과 ‘뷰티’ 상품이다. 때문에 비투링크는 초기 패션과 뷰티상품을 동시에 다뤘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패션에 비해 뷰티 상품이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반응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뷰티 카테고리’ 하나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했다.
비투링크 이소형 대표는 한국 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한국 상품만의 트렌디함’과 ‘중국 상품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을 언급했다. 예를 들어 한국 패션 상품의 경우 중국내에서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한국 건강용품 및 유아용품은 조금 더 믿을만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이다. 때문에 중국인들은 한국 상품을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게 비투링크의 설명이다.
현재 LG생활건강, 스타일난다, 메디힐, 클리오 등 유명기업과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 다수를 포함한 100여개 업체가 비투링크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 비투링크는 지난 7월 오가닉 중소기업 뷰티 브랜드 파파레서피와 중국 왓슨스(Watsons) 오프라인 매장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랜드 중국 진출을 위한 세 가지 방법
브랜드 업체가 중국 진출을 고려할 경우 진출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3가지다. 따이공(보따리상), 역직구, 일반무역이 대표적이다. 비투링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이 세 가지 채널을 전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 가지 경로를 모두 제공하는 것이 왜 강점이 될까.
첫째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브랜드 업체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든 간에 비투링크를 통한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인지도, 명성에 따른 채널 취사선택이 가능한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비투링크는 하나의 브랜드를 성장시켜서 중국 시장에서 검증받아 매출 극대화가 가능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시장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비투링크는 하나의 브랜드를 성장시켜서 중국 시장에서 검증받아 매출 극대화가 가능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따이공 시장의 경우 초기 단계인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역직구 플랫폼 MD들은 실제로 따이공 시장을 통해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 상품을 파악하여 플랫폼 입점을 결정한다. 온라인에서 잘팔리는 상품은 오프라인에서도 대부분 잘 팔린다. 이처럼 역직구 채널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브랜드 같은 경우 바로 일반 무역 채널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초기 단계 브랜드는 비투링크를 통해 단계별로 성장 가능하다.
이 대표는 “중국 쇼핑몰 채널들은 비투링크가 새로운 상품을 제안하는 감이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는 비투링크가 중국 진출을 위한 3가지 경로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브랜드 발굴부터 판매까지
그렇다면 비투링크는 어떻게 잘 팔릴 브랜드 업체를 발굴할까. 비투링크는 첫 번째로 브랜드와 계약하기 전 브랜드 상담 절차를 거친다. 브랜드의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정확한 현지 포지셔닝을 통한 해외진출 지원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진출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주력 상품이 ‘색조 화장품’인지 ‘기초 화장품’인지, 현재 중국내 인지도는 어떤지, 위생청 허가는 보유하고 있는지, 브랜드의 장단기 비전은 무엇인지, 중국내 상품 가격책정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등을 미리 파악하는 방식이다. 비투링크는 그렇게 파악한 정보와 과거 비투링크가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운다.
비투링크는 브랜드와 계약 체결 이후 ‘브랜드 위생청 허가’, ‘통관 대행’, ‘마케팅 대행’, ‘유통 대행’의 4가지 영역에서 원활한 브랜드 유통을 위한 지원을 한다. 이후 각 브랜드별로 매니저(MD)를 임명한다. 각 브랜드 업체와 비투링크의 MD들은 이후에도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한다.
가령 비투링크 브랜드 MD는 한 브랜드에서 새로 나온 상품 10개 중 5개의 위생허가를 진행하게 될 경우 관련 서류의 준비여부 확인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 또한 만약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약할 경우 비투링크와 연결된 왕홍들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여 브랜드 가치(Equity)를 올리기 위한 초기 단계 마케팅을 돕는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한 브랜드의 경우 주력 카테고리로 색조 화장품을 내세우는 브랜드인데 현재 위생청 허가가 없는 상태이며 역직구를 바로 하기에는 중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태이다. 이 경우에는 중국 색조 화장품 역직구 같은 경우 관세가 50% 부과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 기초 화장품의 관세가 10.9%인 것과 비교하면 색조는 상당한 비중이다. 비투링크는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브랜드 같은 경우 마케팅에 비용을 투자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거나 빠르게 위생청 허가를 받아 일반무역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색조에서 기초 상품군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도매 사업을 먼저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좀비팩의 성공, 그리고
이 대표는 비투링크를 창업하기 이전 맥킨지에서 4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대표는 이 시절부터 창업을 준비해왔다. 그러다가 운이 좋게 중국 유명 온라인 쇼핑몰 ‘쥬메이(Jumei)’와 처음 계약할 수 있었다. 비투링크는 쥬메이와의 거래를 통해 히트작을 출시했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천사’의 ‘좀비팩’은 쥬메이 사이트에 업로드 된지 7분 만에 5000개의 물량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쥬메이 내부에서는 제 2의 창업을 축하한다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낼 정도로 큰 성과였다.
사실 그 전까지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역직구 진출을 위해 활용하던 대표적인 채널은 알리바바의 티몰이었다. 많은 회사들이 티몰 입점 대행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를 했었다. 비투링크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티몰 입점에 집중했던 당시 조금은 다른 생각을 품었다. 티몰 같은 채널은 검색위주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 같은 유명 업체가 아니면 고객에게 상품이 노출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노출이 적으면 당연히 구매 전환율도 떨어진다.
때문에 이 대표는 우선 큐레이션(Curation) 커머스 진출을 생각했다. 티몰에 입점하는 것은 중국 현지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브랜드 명성을 쌓은 다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쥬메이를 통해 스킨천사라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대박 신화를 만들었다. 자연히 비투링크는 중국 채널과 한국 브랜드 업체 모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됐다. 비투링크와 계약하는 업체 또한 늘어났으며, 비투링크 역시 다른 채널로 영역을 확장했음은 물론이다.
거대한 위기를 딛고
그러던 중 비투링크는 갑작스런 위기에 봉착한다. 기존의 우량 거래업체인 모 중국 쇼핑몰 채널이 비투링크에 그들과 독점계약을 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비투링크는 이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매출의 95%를 잃었다. 창업 6개월만에 15억~20억원까지 증가했던 월 매출액은 1억원까지 떨어졌다.
비투링크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독점계약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투링크는 이 쇼핑몰 채널과 거래를 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한 분석글을 각 화장품 브랜드에게 이메일로 전달했다. 첫 번째 이유는 이 채널이 ‘브랜드 적정 가격’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실제 79위안에 판매하기로 한 상품이 59위안에 판매되는 등의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이 채널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여, 과거처럼 강력한 인지도를 보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과거 이 채널의 딜(deal)을 분석한 경험이 있었다. 분석 내용은 이러했다. 2015년 1월 기준으로 100개의 슬롯(Slot: 아이템을 노출할 수 있는 자리) 중에 95개가 한국 화장품이었는데 2015년 4월 기준 60개로 줄어들었다. 이 60개가 새로운 화장품으로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된 것도 아니었다. 쇼핑몰 채널 자체에서는 어떤 상품이 구매 전환율이 높은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구매전환율이 높은 60개의 슬롯중 50%인 30개의 슬롯을 전면에 배치한다. 이외 나머지 30개 슬롯에 속하는 수십 개의 브랜드는 다른 사이트에 판매되지 못하고 나눠가져야 했다. 심지어 신제품 소개 빈도도 100개 슬롯 중 20개였는데 5개로 감소했다.
실제로 이 채널은 비투링크가 예측한 것처럼 가격과 대금 지연 등 많은 문제로 이슈가 되었다. 많은 브랜드들이 해당 채널과 독점계약을 맺었지만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 또한 속출했다. 결국 비투링크는 비록 단기적으로 큰 손해를 봤지만, 업계내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위기는 다시 기회가 되어 찾아왔다.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비투링크는 장차 중국을 넘어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앞서 중국 진출은 그 첫 번째 단계였다. 비투링크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진출했다. 비투링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지는 이제 1년, 정식으로 사업부를 구축해 사업을 시작한지는 이제 4달이 됐으며 매출규모는 지난 9월 기준 1~2억 원을 달성하고 있다. 비투링크는 아직 동남아 시장에서 많은 매출은 나오지 않지만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는 비투링크 사무실 벽면에는 재밌는 문구가 적혀있다. 중국인 직원을 위해 중문판도 만들었다.
물론 중국 시장은 아직까지도 비투링크의 전체 대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투링크는 중국 상해, 텐진에 해외 지사를 두고있기도 하다. 상해는 실질적으로 일반 무역에 대한 운영 및 모든 유통 채널에 대한 영업이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왓슨스 같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우 더욱 중국 현지에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비투링크는 중국 지사의 직원 대부분을 중국인을 채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비투링크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이후 미주, 남미, 중동 등 K-뷰티 상품의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활동영역을 차차 넓혀나가며 세계를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한다.
이 대표는 “동남아, 미주뿐만 아니라 남미,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K-뷰티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 비투링크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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