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온라인매장 매출, 해마다 ‘초고속’ 성장
홈플러스 2013년까지 100만개 품목 취급
이 마 트 100% 품질보증제 고객신뢰 공략
롯데마트 무서운 추격 올해 1000억원 목표
[이코노미세계] 올해 대형할인마트의 화두는 단연 온라인쇼핑몰 강화다. 국내 대형할인마트 시장이 이미 포화 돼 해외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가 다르게 성장하는 온라인쇼핑몰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신세계유통연구소에 따르면 대형할인마트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2년 연속 15%대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유통산업전망 보고서를 보면 대형할인마트는 2001~2007년 연평균 13%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률이 몇 년 새 엄청나게 내려갔다.
이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대형할인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은 사업 초기부터 마트의 강점을 들고 나왔다. 바로 식품이다. 가공식품은 물론 마트에서 사오는 것과 같은 신선식품을 쇼핑 당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트가 아니면 누가 만들 수 있을까?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7년 홈플러스 온라인쇼핑몰 매출액이 210억원으로 1위 이마트의 이마트몰(580억원)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이마트몰(910억원)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후발주자인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전년 대비 2배 성장하며 매출액 300억원을 달성, 올해는 3배 이상 신장한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의 폭발적 성장은 앞으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상케 한다. 그리고 이는 대형할인마트 운영 온라인쇼핑몰끼리의 경쟁이 아닌 국내 온라인 종합쇼핑몰 1위를 둔 전쟁이 될 것이다.
◆온라인 1위 향한 전쟁 = 대형할인마트업계 1위가 이마트라지만 온라인쇼핑몰을 놓고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이마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엔 자사 온라인쇼핑몰을 국내 온라인 종합쇼핑몰 1위로 키우겠다고 선포하며, 2013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발 늦은 이마트는 2012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홈플러스가 매출은 앞질렀지만, 상품의 다양성은 이마트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품목 수는 3만5000여 개, 이마트몰은 12만 여 개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2013년까지 7000개 이상의 신규 협력업체와 거래 계약을 완료하고 비식품류 상품을 강화해 취급 품목 수를 100만 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온라인 신규 상품은 제조업체가 직접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직배송` 방식을 취해 기존에 상품이 제조사-물류센터-점포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운송비, 보관비 등 물류비를 줄여 기존보다 5% 이상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또 온라인에서 고객호응이 높은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취급해 제조사들의 판로 확대를 도울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마트는 어떨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 초 “이마트 온라인 사업 조직을 확대하고 상반기 중 60억원을 투입해 시스템과 배송체제를 개선할 것이다. 또 상품을 재정비해 전국 140여 개의 네트워크를 활용, 온라인부문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나갈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쇼핑몰 1위 목표를 선포하고 한 달 뒤인 지난 6월 이마트는 자사 ‘이마트몰’을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 2012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이 부문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째로 이마트몰로 옮겨온다는 방침이다. 매장에서 파는 모든 상품은 물론 이마트 수준의 상품운영기준 및 서비스기준을 적용해 업태 간 경계를 없앤 종합 쇼핑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마트몰은 검증된 상품만 도입하고, ‘100% 품질책임 쇼핑몰’을 표방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을 둬 온라인 쇼핑몰의 핵심인 상품·배송·시스템·서비스 등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이마트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해 기존 온라인 쇼핑몰의 한계였던 고객 신뢰성 여부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이마트몰은 이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온라인 전용 식품군을 도입해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흑산도 홍어,산삼 등 프리미엄 식품과 지역특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또 대용량 식자재 상품, 반디앤루니스 등 전문도서몰 연계상품 등 온라인 전용 상품수를 확대해 연내에 상품 수를 총 20만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위 두 회사와 경쟁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후발주자답게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성장하며 300억원을 기록, 올해는 3배 이상 신장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자사 온라인쇼핑몰 ‘롯데마트’를 전면 개편해 취급 품목 수를 늘리고 온라인 사업강화에 나섰다.
수도권 오프라인 매장 기반 ‘당일배송’ 승부수
배송료 부담·품목 다양성 부족 풀어야 할 숙제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GS마트를 인수하고 기존 24개점에서 운영하던 당일배송서비스를 70개점으로 늘리면서 온라인쇼핑몰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예상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 사업 강화에 대해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김윤태 사무국장은 “기업 측에서 온라인쇼핑몰 사업이 가능성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사업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선식품 판매 활성화만으로는 온라인쇼핑몰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 다양한 상품군을 도입해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성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송 등 물류서비스 강화 = 이들은 기존 온라인쇼핑몰이 흉내 낼 수 없는 막강 서비스로 무장했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잇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 가능하다.대표적인 서비스로 당일배송서비스가 있다.
홈플러스는 오후 1시 이전 주문 시 제공하는 당일배송서비스를 하루 4회에서 10회로 늘리며 배송 대기시간을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했다. 홈플러스는 이를 위해 차량 정체가 없으면서도 가장 짧은 배송 루트를 자동으로 설계해 주는 ‘홈플러스 자동 배송 시스템’을 적용했다. 덕분에 매장의 신선식품을 냉장 및 냉동 전용 차량으로 2시간 이내에 배송하며 신선식품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체 매장의 70~80% 까지 당일배송서비스를 46개 거점 점포로 소화했는데 올해 위치가 더 좋은 점포로 거점을 변경하고 차량 운영 시스템도 개선하는 등 보완을 거쳐 점포수가 같음에도 서비스 소화 영역은 다소 늘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1일 3회 배송으로 배송횟수는 적지만 오후 3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당일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쇼핑몰이 이용하는 일반 택배 서비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막강 서비스다. 이마트몰은 최근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퇴근길에 가까운 이마트에서 자동차에 탄 채 장바구니를 찾아가는 ‘드라이브 스루 픽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에 가까운 이마트를 방문해 주차장 입구에서 간단한 개인 확인 절차만 거치고 물품을 받는 시스템이다.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으니 주차하는 번거로움도 줄었다.또 이용 편의를 위해 매장에도 별도로 상품수령코너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의 생활방식에 적합한 서비스로 한국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127개에 달하는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가 없다면 생각 못 할 서비스다. 또 고객이 직접 가져가니 마트에서 대신 장을 봐주고 배송해주는 데에 따른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배송비가 문제 = 대형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 사업이 예상대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식품류와 인프라 면에선 분명히 강하지만, 그 외에서는 약한 점도 있다. 바로 기존 온라인쇼핑몰보다 배송비가 비싸고 상품군이 적으며,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온라인종합쇼핑몰 1위라는 목표도 무색해진다. 1위는 식품만으로는 힘들다.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배송비다.
기존 온라인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배송비가 발생한다. 말 그대로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해주는 비용일 뿐이다.반면 대형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이를 쇼핑대행수수료, 장보기 대행료 등 대행료라고 표현하며 여기에 배송비를 포함한다.
장보기 대행을 위해 3040 주부들로 구성된 ‘피커’라는 새로운 직업도 탄생했다. 피커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상품 목록을 가지고 고객 대신 매장을 돌며 장을 보는데 비식품,가공식품부터 고른 뒤 마지막에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 등을 담는다.이에 따른 대행료는 주문 금액과 선택한 배송시간에 따라 최저 1000원~4000원까지 책정된다. 3만 원 미만 결제 시 일괄적으로 4000원을 받고 있다.
꼼꼼하게 장을 봐주고 냉장·냉동 전용차량으로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비싼 편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대행료라는 낯선 개념이 고객들에게 상용 서비스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점포가 아닌 해당업체에서 직배송하는 온라인 전용상품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전용상품은 해당 업체에서 직배송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택배비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2만5000원어치 장을 봤는데 이 중 1만 5000원 어치가 점포 물건이고 나머지 1만 원이 온라인 전용상품 가격이라면, 장보기 대행료 4000원에 온라인 전용 상품 배송비 2500원이 더해져 구매가격 외 수수료만 6500원 정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불만이 발생하자 롯데마트는 마트 상품 구매 시 무료배송해주는 금액을 8만원에서 5만원으로 내리고, 이마트는 9월까지 장보기 대행료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품군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실제로 대형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식품 및 생필품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잘 구성 돼 있지만 패션, 가전 등 비식품류로 넘어가면 상품 수가 턱없이 적거나 해당 상품이 아예 없기도 했다. 또 이 같은 상품 브랜드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시간을 두고 점차 상품군을 확충하겠다고 했으니 일단은 두고볼 일이다.
또한 이들이 유통엔 전문업체일진 몰라도 이 노하우를 인터넷에 그대로 접목하기는 어려운 면이 많다. 온라인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관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인력확보도 필수다.
김윤태 사무국장은 “온라인쇼핑몰은 오픈마켓부터 백화점까지 다양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만큼 마트 고유의 특성을 인터넷에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선 온라인쇼핑몰을 벤치마킹하되 매장을 찾는 고객을 타깃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온라인쇼핑몰 관련 법규와 최근 동향에 소홀하지 않으려면 관련 협회에 가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이마트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협회에는 앞으로 대형할인마트가 앞질러야 할 회사들이 가입해 있다.
김누리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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