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 ‘다방’의 이사 서비스 진출(?) 헤프닝
다방(법인명: 스테이션3)과 전혀 다른 ‘다방(법인명: 다방)’이 이사 서비스 운영
상표 혼란 야기... “이종 산업이라면 동일한 상표라도 소비자 혼동 없으면 등록 가능”
기업 정체성은 그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상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재 추세에 비추어 보면 상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하지만 상표와 관련한 제도는 이러한 상황을 뒷받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상표권 문제로 고민에 빠진 업체가 있다. 바로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다. 이들은 자신들과 동일한 상표명에 비슷한 심벌, 글씨체, 컬러를 사용하는 이사 서비스업체 ‘다방’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대응할 방법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스테이션3 측 고백이다.
스테이션3 관계자는 “관련해서 확인은 했지만, 상표도 특허다보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은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법원을 통해 계도를 하는 식으로, (상표를) 좀 빼달라고 요청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그 외에는) 상표를 취하하라고 할 명분도 없다는 게 법적 해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착각할 수 있는 디자인... 혼선 야기
▲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홈페이지(사진위)와 이사 서비스 업체 다방의 홈페이지(사진아래) 비교
실제 이들 두 업체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외형적으로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션3와 이삿짐업체 다방은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법인이다.
스테이션3 관계자는 “운영하는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이사견적서비스를 특정 업체와의 제휴해 진행하고는 있지만 이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며 “이삿짐업체 다방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사 서비스업체 다방 관계자 역시 “(스테이션3와) 같은 회사가 아니다. 별도의 독립된 법인이고 자회사나 계열사 개념도 아니다”며 “우리는 ‘다방’이라는 회사의 상표를 가지고 있다. 국내 운수나 물류 쪽에서 상표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유사한 두 회사의 홈페이지 디자인으로 인해 ‘다방(스테이션3)’이 물류 서비스에 진출했다고 생각하는 관계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다방(스테이션3)이 이사 서비스에 진출한 것을 확인하여, 경쟁업체인 직방 쪽에 이사 서비스 관련 제휴를 제안하고자 했다”며 “그 다방이 그 다방이 아닌 줄은 정말 몰랐다. (상표와 관련해서) 분쟁이 생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냐”고 말했다.
택배사가 ‘카카오택배’ 출시한다면?
그러나 서로 다른 두 다방이 상표권 분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요원하다는 평가다. 현행법상 이종 산업군에 속한 서로 다른 기업이라면 상품이나 서비스에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등록 과정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IT기업 카카오가 카카오T, 카카오i 등 ‘카카오’ 이름을 붙인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상황에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카카오택배’라는 브랜드를 출시하더라도 카카오는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표권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거절요소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확정해서 말하긴 힘들다”면서도 “소비자가 헷갈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상표는 등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상표를 등록할 때 지정상품을 함께 등록할 수 있다”며 “상표의 효력범위가 상품에 제한되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을 정도의 별개 상품에 (동일한)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상표와 비슷한 상표를 누군가 등록하는 경우, 먼저 상표를 등록한 기업의 명성이나 사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인정되면 상표권 등록이 거절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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