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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달군 지하철 택배 할아버지의 슬픈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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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3.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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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영정 가슴에 품고 제주도 여행…"여보, 이해해줄거지?"


“저는 지하철 택배원입니다. 회사에서 ‘좋아요’ 1만 건 넘으면 제 아내랑 제주도 여행 보내준대요, 젊은이 여러분 도와주세요.”


얼마 전 SNS 네티즌들 사이에서 '지하철 택배 할아버지 제주도 여행 보내드리기' 사연을 담은 사진 한 장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당시 사진에는 환하게 웃는 백발의 할아버지(본명 한규태, 68세)가 팻말을 들고 계셨는데요. 그리고 사진 옆에는 연상의 아내에게 특별한 ‘칠순 선물’을 해주고 싶어 사진을 올렸다는 업체 측 설명이 함께 적혀 있었죠. 


사진을 올린 업체는 지하철 택배회사인 '달인지하철퀵'이란 곳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페북 친구들이 '좋아요' 1만번을 누르면 직원으로 일하는 할아버지 내외분을 제주도 여행을 보내드리겠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사연인즉 이랬었죠. 2010년 할아버지는 세 살 연상인 아내의 칠순에 맞춰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았고, 때마침 사정도 여의칠 않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결혼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신혼여행 한 번 가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던 할아버지는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아내에게 즐거운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는 겁니다.


이 글은 단 하루만에 30만을 훌쩍 넘기고 3주가 지난 지금 '좋아요'가 무려 68만이 넘었습니다. 업체는 결국 할아버지의 부부동반 제주도 여행을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죠.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제주도에 잘 다녀오셨을까요? 

궁금하던 도중에 페이스북에 다시 올라온 지하철 택배 할아버지의 제주도 여행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아,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할아버님은 지난 24일 제주도로 여행을 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머니와 다정히 손 붙잡고 가신 게 아니라 가슴에 품고 가셨다고 합니다. 


사실 할아버지의 '짝', 할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분이셨습니다. 15년 암투병 끝에 칠순을 한해 남겨놓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살아생전 할머니와 제주도 여행 한번 가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한이 되셨는지 사랑하는 아내의 영정을 품에 안고 제주도 비행기를 타고 가신 겁니다. 


할아버지는 몇 일전 SBS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그 사연을 다시 전해주셨습니다. 


"우리 사장은 몰랐지만 사실 제 아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든요. 아내의 영정사진을 품에 꼭 안고 다녀오려고 합니다. 칠순 때 같이 가자고 약속을 못 지켰지만 아내도 이해해주겠죠. 40년 만에 부부동반 제주도 여행,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사진. 달인지하철퀵 페이스북 페이지


<SBS 라디오 '당신이 라디오스타'에 소개된 지하철 택배 할아버지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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