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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의 고전을 읽는다(5) - 자원계획시스템(E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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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2.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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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급사슬 관리, Joel D. Wisner 외
정리: 박주영 인턴기자

CLO TIP.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때 모든 모듈을 구비한 통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때 여기저기 손을 대어야 할 곳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날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은 자원 사용 계획이라는 맥락에서 논의되는 일은 매우 드물고, 오히려 기업운영에 대한 통합적인 관점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한 기업과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을, 개별적으로 활동이 벌어지는 자그마한 단절된 부서들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한 덩어리로 본다.


제너럴 뉴트리션 센터(GNC)의 생산계획

세계 최대의 영양보조제 소매업체인 GNC는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초라한 가게 하나로 출발했다. 얼마 후 랙줌(Lackzoom)이라는 건강식품 가게로 전환했는데 처음에는 이익이 별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1960년대가 도래하자 창업자 David Shakarian은 다른 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회사의 이름을 한 차례 더 바꾸어 GNC로 정하고 영양보충제뿐만 아니라 식품과 음료수 그리고 화장품까지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 회사의 영업망을 보면 5000개 이상의 미국 내 점포를 비롯하여 해외에서도 46개국에 830개 이상의 점포가 있다. ‘건강하게 사세요(Live Well)'라는 회사의 구호를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GNC는 고객들에게 더욱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도록 북돋우는 고급 제품 생산에 집중한다. GNC는 제품의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학적 연구와 신제품 개발을 비롯하여 원료 공급자들에게 원료의 안정성을 투명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GNC에서 제조를 담당하는 사업부인 뉴트라 매뉴팩처링(Nutra Manufacturing)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린빌 소재 공장에서 각종 영양보충제를 생산하는데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130억 개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약 50km 정도 떨어진 같은 주의 앤더슨에 있는 공장으로 옮겨져 포장된다. 뉴트라 매뉴팩처링은 생산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 제조공정은 극도로 섬세하고 복잡하며 제품에 따라 여러 가지 부품을 바꾸기도 해야 한다. 제품별로 대략 여덟 가지 주요 단계가 있고, 각 단계별로도 몇 가지 작업이 있을 수 있다. 둘째, 제품의 가지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생산계획 수립이 매우 어렵다. 셋째, 영양보충제의 수명주기는 매우 짧으며 인구 구성이 변함에 따라 새로운 영양보충제가 재빨리 등장하여 유행한다.

뉴트라 매뉴팩처링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새로운 계획 수립 및 정보 기술이 필요했다. 회사 내에 프로젝트 팀을 조직하여 생산계획 방법을 개선했다.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을 평가한 다음 이 팀은 애틀란다 소재 공급사슬 최적화 솔루션 공급자인 로질리티(Logility)의 보이저 매뉴팩처링 플래닝(Voyager Manufacturing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이 적당했고 사용이 편리한 점이 선정의 주된 이유였다. 이 솔루션을 가지고 뉴트라 매뉴팩처링은 공급사슬 구성원들과 계획, 조달, 제조, 물류 등 제반 활동을 협조하여 수행하고 동기화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제조부서가 제약사항을 고려한 생산능력계획과 기준생산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솔루션은 잉여 생산능력을 찾아 주었고, 이것은 다른 고객에게 팔 수 있다.

회사 내부의 여러 관계자들에게 생산계획이 집행 가능한 일정계획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높여줌으로써 이 솔루션은 금방 그 가치를 입증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영양보충제들의 포장 공정을 표준화했으며, 주문잔고 수준, 수요 추세, 예산 대비 생산계획의 성과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주요 사항을 분석할 수 있다. 이것은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이용한 생산계획과 일정계획 수립에 비하면 눈부신 발전이었다.

엑셀을 사용한 이전의 계획 시스템은, 제약조건을 반영할 수 없다든지, 최적 생산일정계획을 찾을 수 없다든지, 생산계획을 그래픽으로 분석할 수 없다든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수립한 계획이 집행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단점이 있었다.

뉴트라 매뉴팩처링의 새로운 계획 시스템 도입에 따른 또 하나의 눈에 띄는 이점은 GNC의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과의 통합이 가능한 점이다. 이 통합을 통하여 워크플로우, 재고 회전, 기업 내부의 부문 간 정보 공유를 개선했고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소중한 자료를 사업계획과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의 개발 (그림 ERP 삽입)공급사슬관리와 전자상거래 그리고 글로벌 사업이 출현하고 성장함에 따라 공급자와 고객 그리고 해외 지사들과 직접 정보를 교환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생산정보 시스템의 개념도 진화하여 한 기업의 모든 부문과 사업장, 그리고 경우에 다라서는 공급자와 고객까지 동일한 소프트웨어 기반과 데이터베이스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이런 형태의 생산정보 시스템을 오늘날 일반적으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전형적인 ERP는 포괄적 시스템으로서 생산 및 재고 계획, 구매, 물류, 인적자원, 재무, 회계, 고객관계관리, 공급자관계관리와 같은 다양한 업무별 소프트웨어 모듈들을 하나의 공유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여 함께 묶는다. 하지만 구체적인 구성은 조직의 니즈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에 따라 다르다.

시안코 가구의 ERP 시스템 도입

등소평의 경제 개혁이 시작된 이후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 동안에 근본적인 변혁을 겪었다. 중국에서는 경제 성장과 함께 ERP 관련 지출도 크게 늘어났다. 2000년과 2005년 사이에 중국에서 연간 ERP 관련 지출이 7천1백만 달러에서 3억8000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자신들의 ERP 도입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중국기업은 단지 10%에 불과하다. 이런 판단은 북미 기업들의 30~50%가 자신들의 ERP 도입이 성공적이었다는 판단과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중국에서 ERP의 발전은 서구 경제에서와는 그 양상이 매우 다르다.

시안코(Shianco Furniture)사는 중국의 광동성에 있으며 실외 가구를 생산하여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으로 수출한다. 이 회사는 1989년에 타이완의 투자가가 세웠으며 처음에는 2만2500m²짜리 공장 하나로 시작하여 급속도로 성장하여 공장이 4개(션대, 상하이, 칭따오, 텐진)으로 늘어났다. 시안코는 중국 내의 사업망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호주, 타이완에도 지사가 있다.

시안코의 초창기에 설치한 정보시스템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되었으며 2003년에는 ERP 솔루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SAP를 채택했고 IBM의 도움을 받아 처음에는 션대와 광동에 ERP를 도입했고 뒤이어 홍콩과 타이완에도 도입했다. 시안코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정보시스템에 대해 대대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ERP를 채택한 이래 이 회사는 정보시스템 구축 팀의 규모를 1명에서 30명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정보시스템 개선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름대로의 문제도 있었다. 새로운 사업장의 설립이나 신규 시장 개척 같은 선결적인 요인들이 이런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당시 ERP와 관련된 훈련을 받은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시안코에게는 직원들에게 ERP에 대한 훈련을 시키고 그들이 회사를 그만 두지 않도록 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새로운 ERP는 저항에 부딪혔다. 이전의 정보시스템은 수준이 매우 낮았으므로 종업원들이 신규 시스템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키보드 사용과 컴퓨터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을 시켜야 했다. 경영진은 이러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전례 없는 수준의 지원을 제공했다. 신규 직원들에게는 소정의 시험을 통과하기까지는 사원증도 발급하지 않았다. 이 정책은 회사가 정보시스템 사용능력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강조하여 보여준다.

ERP의 단점
이렇듯 ERP는 그 혜택이 매우 클 수 있지만,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시스템의 구입과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ERP 소프트웨어와 그 공급자를 평가하고,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신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하여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기 위하여 상당한 시간과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ERP의 구축에 따른 총소유비용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자문료, 내부 인건비가 포함된다. ERP는 또한 매우 복잡하고 구축이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ERP에 대한 가장 주된 비판은 그 구성 모듈들이 특정 비즈니스 프로세스들에 근거하여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업계의 전범(best practice)에 근거하여 채택되는 것이 보통이긴 하지만 채택하는 기업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프로세스들을 바꾸어서 ERP에 내장된 비즈니스 모델에 맞추어야 한다.

그러므로 채택하는 기업은 자신의 프로세스를 재구축하여 새로운 ERP와 호환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비즈니스 전범과 프로세스를 결정하고 조직이 이에 따라야 하는 매우 어색한 상황을 초래하였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맞추려면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과제가 대두된다. 그 결과 기업들은 ERP의 투자를 합리화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다. 이것은 대기업들이 복잡하고 세련된 정보기술 없이 사업 활동과 공급사슬 활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 구독문의 02 3282 3850 (담당 이명순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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