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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맘 때문 '애(愛)'… 불황도 비켜간 키즈산업

INSIGHT

by 김편 2013. 2. 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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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맘 때문 '애(愛)'…

불황도 비켜간 키즈산업

박재홍 매일유업 '제로투세븐' 부장

글. 김철민 기자|사진. 선규민 기자


2007년 '황금돼지해'부터 2012년 '흑룡해'까지…. 극심한 불황에도 유아용품 시장에서 불황은 딴 나라 얘기다. 내 것은 줄여도 아이 것은 줄이지 못하는 부모들의 심리가 맞물려 이른바 유아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주목받고 있다.    

폭풍 성장 중인 유아용품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덩달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특히, 기존에 생산하던 유아용품에서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외국에서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를 국내 여건에 맞게 들여오는 방법으로 좋은 성과를 얻는 기업들이 늘었다. 시장이 커지면 숨은 다크호스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바로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0to7)'이다. <editor>


 

0세부터 7세 키우는 '골드맘' 사로잡은 비결은… 

"쏠쏠한 유아정보 커뮤니티에 다 있다"  

"철저한 고객분석이 SCM의 힘"


지난 12월초,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제로투세븐(매일유업 자회사)' 물류센터. 

국내 유아용품 시장에서 아주 '핫(Hot)'한 기업이 있다 길래, 주변인을 수소문해 무작정 현장을 찾았다. 


남성인 필자가 뭐, 육아용품에 무슨 관심으로 갔겠냐 싶지만 필자에게도 9살짜리와 6살짜리 두 아들이 있다. 빠듯한 봉급에, 그것도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샐러리맨인 필자의 가정에서 두 녀석을 키우기란 정말 등골이 휠 지경이다. 


갓난아기 때에는 분유와 기저귀 값 대기 숨차더니만, 커서는 100m 달리기 세계 1인자인 '우사인 볼트' 만큼의 스피드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그것도 사계절 때마다 맞는 옷을 사주기란 정말 만만치 않은 노릇이다. 


모두 부모의 욕심이다 싶어 아이들 용품을 사러 나갈 때 마다 필자는 마음에 '자제', '근검절약' 등을 정신을 새기고 마트나 매장에 들린다. 그러나 결과는 매번 '말짱 도루묵', 허탕이다. 항상 소비 전에 세웠던 계획보다 더 비싼(더 좋은) 제품을 결국 구매하게 된다. 


쇼핑 후, 매장을 나올 때마다 얄팍해진 지갑을 보면서 필자와 아내는 서로를 보면서 웃기만 했던 기억이 새록하다. 왜일까? 비단, 우리 부부만의 문제였을까.

정말 요즘 유행어처럼 "궁금해요?", 필자는 해답을 찾고 싶었다. 


아이에게 지갑이 털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매일유업 제로투세븐 박재홍 부장(사진)은 그 답에 대해 '골드맘', '골드키즈' 시대의 도래로 요약했다.  

'내 아이에게 검증된 최고의 제품만 주고 싶다'고 여기는 골드맘(올드맘)들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키즈(kids)산업'이 커졌습니다. 특히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외조부모, 이모와 고모까지 한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 포켓 원 마우스(8 pocket 1 mouth, 조부모 등 8명이 한 아이에게 투자한다는 뜻)'의 소비행태도 한몫 거들고 있지요."


골드맘의 등장이라…. 사실, 필자의 아내도 서른을 넘겨 두 아이를 가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1.4세로 10년 전보다 2세가량 높아졌다. 특히 서울에선 처음으로 평균 출산 연령이 32세를 넘어섰다. 만 40세 이상 여성이 출산한 아기도 1만 명을 넘어 해당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많았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육아정보 커뮤니티에도 만 35세 이상 임산부 회원 비율이 10년 전 5%에서 올해 30%로 크게 늘었다.


30대 이후 출산이 대세가 되면서 고가 육아용품이나 유기농 식품 등 안정적인 소득을 가진 계층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육아시장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씀씀이가 크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뒤 결혼하는 '골드미스'가 '올드맘'이 되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박 부장은 "자녀에게 돋보이는 옷을 입히고 싶은 올드맘의 소비 성향 때문에 전체 신생아용품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60%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시장규모 30조원 추정

0세에서 13세까지의 유아와 어린이가 고객인 키즈(Kids)산업은 갈수록 덩치를 키우며 불황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마트 등 각종 유통업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아의류 시장 규모만 1조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03년과 비교해 3배로 커졌다. 


"국내 키즈산업의 발달은 저출산 풍조와 관계가 깊습니다. 지난해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내 최저 수준인 1.24명에 불과하고 한 자녀 가구는 약 250만 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1가구 1자녀 정책 탓에 생긴 중국의 '소황제족'은 이제 남 얘기가 아니죠."


유아용품 시장에는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어른 6명을 일컫는 '식스 포켓(Six Pocket)'에 이어 조카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고모나 이모를 가리키는 '골드 앤트(Gold Aunt)'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유아·어린이 고객을 'VIB(Very Important Baby)'라고 부른다. 



'1승9패' 전략…이유있는 반란

유아용품 시장이 커지자 아가방앤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해피앤드F&C 등의 국내 대표 유아용품 업체끼리 시장 쟁탈전도 뜨겁다. 특히, 관련 신생업체들의 반란이 더 무섭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중에서도 '제로투세븐'을 다크호스로 꼽았다.


제로투세븐(대표 김정민)은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지난 2000년 2월에 설립됐다. 13년 역사에 불과한 이 회사의 성장세는 실제 눈부시다. 주력분야가 임신·출산·육아 포털 서비스인 제로투세븐은 2008년 매출 1209억원에서 2012년 3/4분기 매출액만 25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4년 새 매출이 2배로 껑충 뛴 셈이다. 오는 2015년까지는 그 두배인 57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조만간 국내 유아용품 업계 1위 등극도 멀지 않은 상태다.


박 부장은 회사 성과에 대해 제로투세븐 김정민 대표의 '추진력'과 '타이밍'을 꼽았다.

"제로투세븐이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추진력과 타이밍으로 요약됩니다. 회사 김정민 대표께서 항상 직원들에게 '실패에 대한 자유를 느껴라(Feel the to fail)'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들에게는 큰 격려가 될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웬만한 실패는 받아들일 각오로 강하게 추진해 온 것이 지금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갑자기 일본 유니클로 야나이 회장이 2003년 출간한 '1승9패 전략' 책 이름이 떠올랐다. 야나이 회장은 책에서 경영자가 연전연승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했다. 아홉 번 실패해도 한 번 크게 성공하면 모두 회복하고 남는다고 했던가….


분석과 수요예측은 '공급망의 힘'

요즘 잘 나가는 회사에는, 잘 나가는 서플라이체인(SCM) 및 물류시스템이 있게 마련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잘 나가는 글로벌 제조·유통업체들을 잘 살펴보라"고 대답한다.   


일본의 유니클로나 스페인의 자라(인디텍스) 등 패스트 패션으로 일컫는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시장의 3대 성공요인으로 ▲생산·판매기획의 단순화 ▲치밀한 고객 분석 ▲효율적인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로 압축된다.

이에 대해 박 부장은 제로투세븐은 이 세가지 요건 중 이미 두가지 조건(고객 분석, 효율적인 물류)을 이미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온라인 커뮤니티는 정보교류의 장입니다. 유용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으며,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생각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죠. 기업 입장에서는 양과 질적으로 육아정보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상품출하에 앞서 소비자 욕구 및 유행의 변화를 빠르게 제품 기획 및 생산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속도를 빠르게 내고 있다는 말이다.  


640여개 매장 늘어, 물류 인프라 확대

최근 박 부장은 생산 및 유통 단계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정보 시스템 구축과 효율적인 공급망관리 체제를 바탕으로 재고 수준의 최소화를 추구하는 경쟁력 확보에 업무역량을 쏟고 있다.


"회사의 단계별 전략과 비전에 걸맞은 물류운영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경쟁력의 근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통합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인터넷쇼핑몰, 할인점, 백화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원스톱 물류서비스 안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형 확대에 따라 640여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응대할 수 있는 인프라(DAS 및 보관설비)를 구축한 상태입니다." 


현재 제로투세븐이 판매하는 의류브랜드는 알로앤루, 포래즈, 알퐁소 등 총 3가지다. 2012년 10월 기준으로 오프라인 매장수만 589개에 달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몽골, 베트남 등 회사의 해외 진출 확대에 발맞춰 글로벌공급망관리(GSC)분야에 대한 투자도 이어질 겁니다. 버기보드, 토미티피, 군기저귀 등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의 온라인 판매도 늘어나고 있어 해외 물류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배경도 그 이유입니다."


'아이의 모든 것' 플랫폼 컴퍼니 도약

필자는 인터뷰 말미에 매일유업과 제로투세븐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시너지에 생각해봤다. 마치 애플과 아이튠즈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튠즈를 통해 애플은 전 세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구매행태를 분석해 제품 생산과 판매계획을 수립했다. 


제로투세븐도 똑같다. 매일유업에서 시작된 분유사업을 시작으로 제로투세븐은 아이들을 위한 의(衣), 식(食)은 물론 스킨케어 및 교육용품까지 아이들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육아전문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매일유업은 정보 사이트(www.maili.com, 매일아이)에서 지원하고, 제로투세븐은 육아쇼핑 종합몰(www.0to7.com, 제로투세븐닷컴)을 운영해 소비자의 마음을 분석해 내고 있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 육아전문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내고 있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것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제로투세븐.

향후 매일유업의 전국적인 유통 채널 및 마케팅 인프라와 제로투세븐의 브랜드 파워를 통한 마케팅 시너지가 창출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제로투세븐(0 to 7)의 

온오프라인 '에이 포켓 원 마우스(8 pocket 1 mouth)' 공략기


매일유업은 유·아동 업계에서 급부상한 제로투세븐과과 마케팅 시너지를 강화해 종합 육아전문그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매일유업은 고(故) 김복용 선대 회장의 장남인 김정완 회장이 책임지고 있으며, 제로투세븐은 셋째 아들인 김정민 사장이 최고경영자다. 


그렇다면 제로투세븐의 성장이 주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0년 유아복, 유아용품 관련 인터넷 쇼핑몰로 사업을 시작한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연결실적 기준 매출액이 2085억원으로 국내 1위의 유아용품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제로투세븐은 알로앤루, 알퐁소 등 유아복과 궁중비책 등의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세제와 기타용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알로&루는 캐릭터를 제품화해서 성공한 드문 사례로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다. 


제로투세븐은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중국에서 2009년 약 55억원 매출을 달성한 이후 연평균 약 59% 성장해 올해 약 223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제로투세븐의 중국 성장스토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013년 다른 의류 브랜드인 알퐁소와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도 중국에서 시판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유명 유아용품 업체와 제휴해 중국 대도시에 유아용품 전용 매장을 세울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의 0~14세 인구는 2억6100만명으로 한국의 560만명보다 47배나 많다. 단순 계산하면 중국의 유아복 시장은 현재 소득수준을 감안해 약 10조원(비도시화 지역까지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가구 소득의 약 30%가 육아비용으로 사용되며 유아복을 포함한 총 유아 관련 시장 규모가 약 180조원에 달한다. 무궁무진한 시장이 제로투세븐에 열려 있는 셈이다. 


<표3> 제로투세븐 현황

대표이사 / 김정민

브랜드 / 알로&루, 포래즈, 알퐁소, 궁중비책, 토미티피, 제로투세븐닷컴

경영이념 / 세계의 아이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

지분구성 / 매일유업 50%,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46.3%, 기타 3.7%

직원수 / 230명

주력사업 / 의류, 스킨케어, 수유용품, 온라인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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