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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 "CEO가 달라졌어요"

INSIGHT

by 김편 2013. 4.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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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부회장 직급 오르고, 지주회사 대표 겸임까지

MIT 출신 등 경력 화려…사업부문 전문경영체제도 눈길

전통 물류기업 임원들 IT·신유통분야 등 더 공부해야 


[CLO 김철민 기자] 국내 물류기업을 이끄는 CEO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외부인물 발탁과 파격인사가 그 이유다. 또 그룹 내 주요직책을 겸임하며 중책을 맡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공학박사, 컨설턴트 출신의 택배사 사장이 등장했는가 하면, 업체마다 3PL, 글로벌 등 사업영역별 전문 경영체제를 도입하면서 물류업계 CEO들의 면면이 이목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화려한 변신이다.  


삼고초려(三顧草廬) 외부영입

임기를 8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해 거취가 주목됐던 이채욱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4월 1일 CJ GLS를 합병해 출범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삼성, GE를 거쳐 직장생활 절반을 성공한 CEO로 보내 잘 알려진 이 부회장이 CJ에 영입된 것도 의외지만 물류기업 대표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업계 더 화제가 됐다. 

 

CJ는 이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삼고초려' 끝에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 타이틀만 봐도 그렇다. 그룹에서 오너 일가(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직급이다. 이 부회장은 임기 3년으로 CJ대한통운이 '글로벌 물류 톱5(오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 목표)'에 오르도록 해외사업 개척과 조직통합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그룹 지주사 대표 겸임 중책

㈜한진 석태수 대표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진칼홀딩스 대표까지 겸임해 중책을 맡게 됐다. 올 8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준비 중인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얼마전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 계획을 승인하고, 한진칼홀딩스 대표에 석태수 한진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분할 계획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홀딩스와 항공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으로 나눠진다.


올해 6년째 한진을 이끌고 있는 석 대표는 물류업계에 보기 드문 장수(長壽) CEO다. 취임 첫해, 신세계그룹 물류회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현 한덱스)를 인수해 그 동안 취약했던 한진의 유통물류분야 영업활동의 극대화와 전문화를 이끌었다. 또 대한항공 경영기획실장과 미주지역본부장을 지낸 대표적 기획통으로 한진해운 쪽 관련업무도 다룬 적이 있어 말 그대로 석 대표는 '육해공' 물류를 다 거친 국내 유일의 물류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MIT 공학박사 출신 CEO 등장

얼마 전 KGB택배를 인수한 이지스엔터프라이즈 최병인 대표는 '택배업계 1호 공학박사 출신 CEO'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 대표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공학박사를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와 MIT 경영대학원을 나온 한진 석태수 대표와도 인연이 각별하다.


최 대표는 맥킨지 컨설턴트와 효성정보통신, 노틸러스효성 대표를 지냈다. 지난 2000년 효성과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전자금융결제사인 이지스효성(현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을 창업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현재 기웅정보통신 대표도 겸하고 있다. 최 대표는 물류사업 진출과 관련해 이지스의 아파트 관리시스템, 전자결제 등 새로운 IT솔루션을 택배와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물류 플랫폼 컴퍼니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사업별 전문경영인체제 확산 추세

이외에도 한지붕 아래 두 명의 대표체제로 운영되는 물류기업도 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국내와 해외 등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전문성과 실적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범한판토스와 CJ대한통운이다. 우선 범한판토스는 조원희 회장(고문)이 경영을 총괄하고, 여성구 사장과 배재훈 사장이 각각 국내사업 관리와 해외영업 등의 분야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와 시장 개척 등 시너지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이채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손관수 부사장(종합물류부문장)과 신현재 부사장(글로벌부문장)이 각각 국내와 해외사업을 이끌며 삼각편대를 구성한다.  


하헌구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글로벌 기업과 공기업 출신 사장, 이공계 박사, 컨설턴트 등 다양한 이력의 CEO들이 물류업계 리더가 된다는 것은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시장을 무대로 진출하는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 교수는 "기존 물류업계 리더들도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IT,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두고 더 공부를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업계 스스로가 물류 종사자들의 교육에 투자하고, 각종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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