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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통해 본 스포츠 이벤트 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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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7. 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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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들로부터 파생되는 물류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물류영역의 규모가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의 관리와 운영, 항공, 해상 국제 운송, 통관 및 관련 서류 준비, 운송 및 관련 보험, 관련 물류장비 제공 등 새로운 물류 영역까지 포함된다. 특히, 행사 개최 도시의 도시재생 및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으로 건설장비 및 자재 물류 수요까지 감안하면 스포츠 행사관련 물류는 전문 물류업체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ditor>


글. 김천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얼마 전 초등 6학년 아들과 10km 마라톤을 참가하였다. 어린 줄만 알았던 아들이 기특하게도 10km 구간을 한 번도 쉬거나 걷지 않고 꾸준하게 뛰어서 완주했다. 오히려 마지막에는 나보다 빠른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아빠보다 더 좋은 기록으로 아빠와 함께 그리고 즐겁게 완주하는 추억을 만들었다.


이전에도 마라톤을 몇 번 참가했지만 이번에 뛰고 나서 물류의 시각에서 보니 마라톤의 전 과정에서 물류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마라톤 대회는 참가자들의 신청을 접수하고, 대회 며칠 전에 대회 경기용품 패키지(대회 티셔츠 혹은 기념품, 기록측정 RFID 칩,  안내책자 등)를 참가자들에게 배송한다. 


그리고 대회 당일에는 임시로 참가자들의 물품 보관소도 운영하고,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경우 보관 물품을 출발지에서 도착지로 운송한다. 마라톤 코스 중간 중간에는 음료수를 공급하여 선수들의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 도착지에서는 참가자들이 기록측정 칩을 반납하고 메달과 간식으로 교환하고, 다른 먹거리를 공급받기도 한다. 대회 후에는 참가자들의 공식 기록증을 발송한다. 한편, 불가피하게 대회를 불참해야 했던 참가자들은 사전에 받은 기록측정 칩을 반납해야 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마라톤 대회의 일련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참가접수(주문), 경기용품  구매 및 수급조절, 수·배송, 보관, 회수 등 물류의 주요 영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대회 참가 주자들이 위치한 공간과 시간을 추적할 수 있는 RFID를 이용한 물류정보기술까지 적용된다.


온라인 상에 등록된 마라톤 대회를 세어 보면 매년 500여 회의 마라톤이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참고: 2010년 497개, 2011년 536개, 2012년 565개 대회). 


대회 참가자들의 수도 소규모 마라톤 대회는 수백명 수준이지만 나름 명성이 있는 국제 대회는 2만명 이상이 참가한다. 실제로 지난해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경우 204개 국가에서 참가한 전체 선수단 규모가 1만500여명이었다. 


또한, 마라톤은 프로야구나 축구 같은 관람형 스포츠 이벤트와 달리 “참여형” 스포츠 이벤트로 참가자 개개인에게 물류수요가 파생되기 때문에 이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동량과 물류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등의 물류업체는 오래전부터 국내의 다양한 마라톤 대회의 공식물류업체로 참여하며 마라톤 행사 물품에 대한 운송 및 보관을 담당해 오고 있다고 한다.


시각을 마라톤에만 한정하지 않고 종목을 확대한다면,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스포츠 소비는 다양한 장소에서 직접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며 즐기는 생활체육의 참여 증가로 나타난다. 이는 소득 증가와 여가시간의 증가, 그리고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적극적 인식 확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참여형 스포츠 소비의 증가는 생활체육 시설의 증가 및 스포츠시설 서비스지출 증가, 관련 스포츠 용품의 수입 및 소비증가 등의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스포츠산업 매출액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물류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스포츠산업 매출액은 33조 9천억원이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GDP 대비 2.9% 수준을 보이고 있다.


<표1> GDP 대비 스포츠 산업규모 비율

구분/2005년/2006년/2007년/2008년/2009년/2010년

스포츠산업규모(원)/19조6507억/22조3642억/23조2698억/26조3614억/33조4439억/33조9339억

GDP(원)/847조9000억/915조9000억/901조2000억/1023조/1050조/1172조

GDP대비 스포츠산업비율(%)/2.24%/2.44%/2.58%/2.57%/3.18%/2.89%

증가율/0/13.81%/4.05%/13.29%/26.86%/1.4%

*출처: 문화체육관광부(2011), 2011년도 스포츠산업 경영정보


한편, 시각을 해외를 포함한 범위로 더욱 확대하여 보면,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들로부터 파생되는 물류수요의 규모 역시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 하면,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물류영역의 규모가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의 관리와 운영, 항공, 해상 국제 운송, 통관 및 관련 서류 준비, 운송 및 관련 보험, 관련 물류장비 제공 등 새로운 물류 영역까지 포함하게 된다. 또한 스포츠 이벤트 개최 도시의 도시재생 및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으로 건설장비 및 자재 물류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인 전문 물류업체들이 스포츠 이벤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UPS는 아틀란타 올림픽(1996), 시드니 올림픽(2000), 베이징 올림픽(2008) 등의 지정 물류사업자의 역할을 수행했고, DHL은 런던 올림픽(2012)에서 지정 물류사업자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DB쉥커(Schenker) 역시 시드니 올림픽 공식 운송업체로 선정되었으며, DB쉥커 AG는 독일 월드컵(2006) 공식 물류서비스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물류 전담사업자로 선정된다는 것은 통관, 육상운송, 물류센터 운영 등 전 물류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음을 인증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 물류업체들도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의 공식물류업체로 지정되어 자신들의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전문 물류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국내외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단순히 해당 종목의 경기만을 위한 행사는 아닌 것 같다. 체계적인 기획과 홍보가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기본이 되겠지만, 대회의 ‘막힘없는 흐름’을 위해서는 전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게 숨어있는 전반적인 물류 서비스기능이 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과거 세계 경제 및 스포츠 경쟁에서 변방국가이었던 이제는 우리나라가 각 분야의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세계 열강들과 어깨를 겨루게 되었다. 물류산업도 국제시장에서는 아직은 열등한 지위에 있으나 마라톤의 성공적인 완주조건처럼 쉬거나 걷지 않고 꾸준하게 뛰는 노력을 통해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who? 

김천곤 / ceekay@kiet.re.kr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캘리포니아 주립대(Irvine) 경제학박사

교통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산업연구원(KIET) 서비스산업연구실에서 교통/물류(SCM)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물류분야에서는 계속해서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평생학생'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경제환경의 변화와 산업별 SCM 특성에 따른 물류산업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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