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만난 지 1년 넘어 그룹 2조원 유입
그룹 위기 때마다 자금줄 역할, 부담론 제기
김철민 기자 , 2009-09-17 오후 5:19:05
대한통운이 그룹계열사인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금호터미널 지분 100% 전량을 2190억7000만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대한통운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된 이후, 유상증자, 자회사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대한통운에서 그룹으로 유입된 현금규모는 2조원에 이른다.
대한통운이 그룹의 유동성 위기 때마다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 물류부문 지분매각 7647억원
금호그룹은 대한통운 인수 이후 그룹 내 물류통합을 목적으로 대한통운에 넘긴 지분규모만 7647억원에 이른다.
우선 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한국복합물류 지분을 각각 380억원과 1211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그룹은 금호렌터카를 대한통운에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3072억9900만원에 매각했다.
올해 대한통운은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공항개발 지분 100%(552억원)와 아스공항 지분 50%(241억원)를 추가 인수했다.
지난 16일 대한통운이 인수한 금호산업 보유의 금호터미널 지분 100%(2190억원7000만원)를 합치면 총 7647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대한통운에서 그룹 내부로 유입됐다.
◈ 유상감자 통해 1조5237억원 회수
여기에 대한통운은 올 5월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이때 금호그룹은 대한통운 보통주의 43.22%를 감자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대우권설, 금호생명, 금호피엔비화학, 금호개발상사로부터 총 1조5237억원을 회수했다.
이 때문에 대한통운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회생절차에서 벗어나 새 주인을 만난 지 1년이 조금 넘는 대한통운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결국, 대우건설 풋백옷션 및 재매각에 대한 부담, 유동성 문제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금호그룹이 대한통운을 통해 자금난을 덜어내는 형국으로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룹 구원투수, 대한통운 부담(?)
이에 대해 금호그룹 측은 물류사업부문의 일원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그룹 내 물류기업을 대한통운에 매각한다는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금호터미널 인수는 물류사업과 유사한 터미널 운영, 유류판매, 임대, 정비, 창고업 등을 운영하는 금호터미널을 대한통운에 통합시켜 자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네트워크 확대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호터미널 지분 인수의 경우,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한 것은 사실이나 대한통운이 그룹의 자금줄이 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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