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국내 육상운송 중심의 물류기업들이 해운·항공사의 고유영역인 ‘바다’와 ‘하늘’에 자체선박과 전세기를 띄우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반면 국내 해운업체들도 내륙운송과 3자물류(3PL, Third Party Logistics)시장에 진출했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어 양 업계 간 영역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늘, 바다로 ‘물량’ 몰이=14일 대한통운은 해상운송업 강화를 위해 1만5000톤급 중량물 전용선 2척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발주로 총 7척의 자체선박을 보유한 선단을 구성하게 돼 향후 육지와 바다를 잇는 입체적 운송 사업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규로 발주한 대한통운의 전용선 2척 모두 전장 152.5미터, 폭 40미터 규모로 조선과 플랜트, 건설 기자재 등 무게가 수천 톤에 이르는 대형 중량화물을 운송하게 된다. 범한판토스는 미국 아틀라스항공(Atlas Air)과 화물전세기 임차사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등 주요 화주를 통해 연간 수십만톤의 항공화물을 처리하고 있어 사업전망이 밝다. 회사 측은 화물기 1편당 평균 화물 적재량이 100톤 정도여서 연간 수천여대의 화물기를 전세기로 전환하게 되면 서비스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비스도 오는 2012년까지 자동차 6500대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선박 2척과 벌크선 1척을 인도받아 총 9척(자동차 7척, 벌크 2척)의 선단을 꾸려 글로벌 선사의 위용을 갖출 계획이다. ◆선사 ‘상륙작전’ 시동=국내 선사들도 대한통운, 한진, 동부익스프레스 등 육운 업체들의 전용무대인 3자물류와 내륙운송 시장진출을 위한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우선 현대상선은 지난 3월 그룹 물류사인 현대로지엠(구 현대택배)와 운송업체인 ㈜동방과 함께 합작법인 ‘현대동방아틀라스’를 설립해 중량물운송 사업을 강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플랜트 사업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육·해상 통합운송과 통관, 보관 등 일괄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진출 분위기를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1만~3만DWT(재화중량톤수)급 선박을 올해 3척, 내년 3척을 각각 추가 도입해 중량물 운송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60돌을 맞은 한진해운은 ‘글로벌트레이드비욘드오션(Global Trade beyond Ocean·해운업을 뛰어넘어 종합물류기업으로)’을 선언해 국내외 활발한 물류사업 진행이 예상된다. 한진해운의 3자물류사업은 지난 2005년 중국-미주 구간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뉴욕, 상해, 심천에 물류법인을 설립해 미주와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해운이 그룹과 계열분리 수순을 대비해 국내외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장금상선 등 중견선사들도 해운경기 불황에 따른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컨테이너 수출입 통관 및 보관, 내륙운송 등 3자물류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영석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과거 해상운송과 항만운영에 집중된 선사들의 사업 활동영역이 수출입 전 과정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화주들이 통관, 운송 등 수출입 일괄물류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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