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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현장 체험기] 물류전공 외면하는 물류기업들

INNOVATION

by 김편 2014. 5. 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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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시장 인턴이 직접 참여해보니  

송인택 인턴기자(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4년)




뜨거운 4월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취업시즌 탓이다. 대다수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신입 및 경력 공채를 시작했다. 각 기업마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고 사회진출을 원하는 학생들은 매일 밤 일명 자소서(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다. 


최근에는 특히 ‘직무’에 대한 경험과 전공지식을 중요시 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업들이 물류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여 SCM, 혹은 물류 직군을 별도로 채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S그룹의 S사를 비롯하여 C그룹의 홈쇼핑 계열사 등 실제 별도의 직무로서 물류전공자 우대의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이 물류전공자들과 기업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것인가, 아니면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인가. 물류·SCM·구매 직군의 채용 현황과 그에 대한 문제점을 취재했다.  


◈전문인력 외면하는 물류업계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는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물류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주요 산업으로 물류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에서도 물류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투자를 할 만큼 이제는 물류의 비전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모두가 알 수 있게 됐다. 주요정책으로는 신성장 물류기업 육성, 물류산업의 경제민주화 실현 등이 있다. 이중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물류전문인력 양성’에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의외로 많은 물류학부(과)와 대학원들이 존재하고 있다. 각 학교마다 대표학과로 발돋움하여 주요 인기학과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물류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면서 인력수요가 공급인 학생들보다 많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취업시장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며 물류업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특히 기업의 시선이 이공계로 쏠리면서 경영학과 산업공학의 결합이라고 볼 수도 있는 물류학도들의 입장도 참 애매해진 게 사실이다. 


◈현장 외면하는 태도 반성해야 

이러한 상황 속에 다수의 물류관련 직군 취업공고를 살펴보면 다소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전공자 무관’이라는 항목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SCM 직무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C사의 경우 물류학 비전공자의 비율이 훨씬 많다. 물론 타사의 경우 ‘물류관리사’ 우대와 같은 조항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취업준비생들의 의견에 의하면 물류전공자보다 가령 외국어 전공자와 같은 타 전공자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학생도 더러 있었다. 기업의 인사 기밀 사항이므로 구체적인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이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표적 사업인 ‘물류인력 해외인턴’ 제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물론 꼭 물류 전공자만이 제조업체의 물류관련부서와 물류기업을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기업에서도 각각이 원하는 인재상이 있을 것이니 그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물류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학부 4년 동안 물류에 애정이 가득한 학생들을 외면한다면 지속적인 교육과 발전에는 긍정적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이에 대해서는 물류전공 학생들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 흔히 말하는 물류의 현장 ‘까대기’를 3D업종으로 생각하고 기피하여 오히려 물류기업보다 제조업의 SCM 혹은 구매부서로 취직하려는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무진들은 “정말 물류를 알고자 한다면 현장을 몸소 경험해야 차후에 넓은 시야로 높은 자리에서 전체적인 공급사슬 관리도 할 수 있는 것인데, 학생들이 편한 것만 생각해서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반대로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취업 시 중요 고려 요소가 기업의 비전, 연봉, 복지, 자기개발시간 등이기 때문에 지원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더불어 국내 물류분야의 기업환경이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우리의 씁쓸한 기업문화이다.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물류사업에 필요한 물류전문 수요와 다양한 학교의 물류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공급사이에 ‘모순’이 생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정말 ‘물류전문인력 양성’을 원한다면 기업은 물류에 열정이 있는 물류전공자를 우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동시에 물류 전공자들은 현재만을 바라보지 말고 대한민국의 물류를 이끌어나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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