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 Design Democracy For Packaging
이케아는 한국법인 설립 이후,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국내 주거환경을 돌아보며, 붙박이 가구 실태는 물론 한국형 가구 사이즈를 실측하고, 통계를 내는데 집중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케아는 제품들을 택배로 쉽게 보낼 수 있도록 가구 부품들을 재단하고, 포장을 규격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불편함을 판다’며 현지화보단 본국 방식을 고집하던 콧대 높은 북유럽식 이케아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한국형 배송방식을 도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ditor>
줄자 들고 동분서주한 직원들
콧대 높은 유럽기업, 한국 현지화 전략 눈길
발품 팔며 가구 크기 통계, 재단·포장 규격화
by 김편
“이케아는 한국법인 설립 이후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국내 주거환경을 돌아보며, 붙박이 가구 실태는 물론 한국형 가구 사이즈를 실측하고, 통계를 내는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이케아는 제품들을 택배로 쉽게 보낼 수 있도록 재단하고, 포장을 규격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불편함을 판다’며 현지화보단 본국 방식을 고집하던 콧대 높은 이케아가 한국형 배송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과거 이케아가 일본 진출에서 배운 설치형 물류에 대한 교훈과 더불어 비앤큐(B&Q) 등 DIY(Do it yourself) 업체들이 실패한 사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글로벌 가구유통업체인 이케아(IKEA)가 한국식 배송(택배)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올해 말 국내 1호 매장인 광명매점 오픈을 앞두고, DIY(DO IT YOURSELF) 가구를 배달할 물류업체 선정을 진행 중이다
이케아는 한국법인 설립 이후,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국내 주거환경을 돌아보며, 붙박이 가구 실태는 물론 한국형 가구 사이즈를 실측하고, 통계를 내는데 집중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케아는 제품들을 택배로 쉽게 보낼 수 있도록 가구 부품들을 재단하고, 포장을 규격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불편함을 판다’며 현지화보단 본국 방식을 고집하던 콧대 높은 북유럽식 이케아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한국형 배송방식을 도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케아의 물류입찰 분야는 내륙운송(컨테이너)과 택배(설치)부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는 지난 2006년 진출한 일본에서도 배송·조립·설치 서비스를 적용한 바가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형 택배시스템이 적합하다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이케아의 한국 진출 성공화 전략은 ‘배송’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공연한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편함을 판다’며 현지화보단 본국 방식을 고집하던 이케아가 한국형 배송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과거 이케아가 일본 진출에서 배운 설치형 물류에 대한 교훈과 더불어 비앤큐(B&Q) 등 DIY(Do it yourself) 업체들이 실패한 사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케아의 한국형 택배 시스템 도입 결정에 따라 아마존 등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국내배송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日 사례 반면교사…성공요인 '물류 시스템'
한국형 배송·설치·조립 서비스 강화 초점
DIY 제품은 독특한 유통시스템 때문에 운송 등 물류서비스에 대한 비중이 높은 분야다. 이 때문에 국내 물류전문가들은 이케아의 한국진출 성공의 절반은 국내 물류시스템의 최적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오래 전부터 내놓았다.
특히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기반을 잡을 경우, 우리나라가 동북아 유통물류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또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물류기업들에게 있어 국제적 유통망을 갖춘 이케아의 물류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이케아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트랙레코드(track record) 확보와 매출 확대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해 매출만 약 4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가구업체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이 12~14%를 유지할 정도로 수익성도 양호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앞서 국내 물류기업들이 철저히 준비할 것도 많다. 이케아가 무조건 '되는 사업'이라 믿고 선투자를 했다간 국내 물류기업들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이케아 물량을 따내려는 물류기업들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많은 택배보다는 내륙운송에 더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판매가격에 배송료 포함되나
그렇다면 가까운 일본에 진출한 이케아는 물류파트너와 어떤 협업을 통해 어렵게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저렴한 가구가 밀려들어 오면 국내 시장 판도가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버려야 된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이케아의 독특한 시스템과 DIY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지 의문이"이라며 "국내 가구 업체는 가구 완제품 배달 및 시공까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케아는 고객이 스스로 설치하고 조립하는 것을 전제로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 대금에는 배송료가 포함돼 있지 않고 배송·상담·설치 등의 서비스는 소극적이다. 일본에서도 이케아가 처음 진출할 때 이러한 DIY 문화 부재로 인해 사업에 실패해 1986년에 철수한 바 있다.
◈가구설치배송 원스톱 제공
하지만 이케아는 2006년 일본에 재진출하면서 과거의 실패 경험을 살려 일본의 현지 업체인 미쓰비시 물류와 제휴해 배송·설치·조립 서비스를 강화했다. 배송서비스를 실시하자 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큰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자동차가 없는 소비자들도 본격적으로 이케아에 몰리기 시작했다.
쇼핑이 몰리는 일요일에는 다음 주까지 배송 예약이 꽉 차고 배송 지연 사태가 발생할 정도였다. 그러자 이케아 일본은 배송 건수를 한 사람당 3건으로 제한하고 운송요금도 인상해 밀려드는 주문을 조절할 수 있었다. 또한 초기에는 조립 서비스가 없었지만 이를 원하는 고객이 늘자 일정 비용으로 직접 조립해 주거나 벽·바닥·천장에 고정해 주는 서비스를 일부 매장에서 시작했다.
또한 이케아는 인터넷을 통해 1년에 한 번씩 내놓는 카탈로그를 볼 수 있지만 인터넷 판매는 하지 않았다. 매장 판매를 기본으로 하고 배송 서비스도 매장에서 구입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다. 인터넷 쇼핑이 활발한 국내 상황에 걸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 또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케아 매장이 없는 도시의 소비자를 위한 구매대행 업체가 생겨나 인터넷 주문을 받고 배송해 주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해 주고 있다.
서구에 비해 DIY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은 아시아에서 이케아는 전략적으로 이와 같은 서비스를 보완해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일본 재진출에 성공해 2011년까지 전국에 6개의 매장을 열었고 2012년에도 후쿠오카 매장을 오픈했다. 이미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서 습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배송·조립 등 서비스를 확대하는 식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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