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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IT+물류'…DHL 꿈꾸나?

INSIGHT

by 김편 2011. 6. 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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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IT+물류'…한국판 DHL 꿈꾸나? 
삼성전자 물류자회사도 합병수순…그룹물류 '청사진'
상반기 물류전문인력 30여명 채용…신사업 가속화


[CLO=김철민 기자] 그 동안 시종일관 대한통운에 전혀 관심이 없다던 삼성이 결국 인수전에 손을 댔다(본지 4월호, "대한통운 M&A 대해부-'삼성' 어디 숨었나" 참고). 그룹 내 SI(시스템통합)업체인 삼성SDS는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한통운 인수를 추진 중인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공시를 통해 이 회사는 대한통운 지분 5%(114만617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도 인수금액에 따라 다소 변동이 예상되지만 약 2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대한통운 주식을 주당 17만5000원선에 인수하는 수준으로 과감한 베팅이다.

포스코와 손잡은 삼성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M&A시장과 관련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신세계 등 범삼성가와 인연을 맺고 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설 것이란 CJ그룹의 막판 추격전은 제동이 걸렸고, 또 금호터미널 분리매각 결정으로 롯데그룹은 맥 빠진 상태다. 반면 뒷걸음질 치던 포스코는 든든한 지원군 삼성을 만나 '영원한 인수 1순위'로 재부상 중이다.

소란스런 바깥 사정과는 달리 삼성은 차분하다. 내부에서는 이미 예고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그룹 구조조정본부는 일찌감치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이 범삼성가의 CJ그룹이 아닌 포스코와 배를 함께 탄 것은 인수 전략에 변화가 생겼을 뿐이다. 그러나 10여년전부터 'IT'와 '물류'를 결합해 그룹물류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내일의 DHL을 꿈꾸는 삼성의 도전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돌발 상황 아닌 예고된 수순
그룹이 물류사업 진출을 위해 내세운 곳은 삼성SDS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물류전문경력직 30여명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이 회사가 올 상반기 경력직 채용인원이 300명인 점을 감안하면 10%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삼성SDS 관계자는 "SCM(공급망관리) 솔루션 등 물류IT 사업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 채용일 뿐"이라며 "물류사업 진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SDS의 물류인력 채용이 심상치 않았던 것으로 전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공고를 통해 삼성SDS가 물류경력직을 채용했지만, 이미 헤드헌팅을 통해 대기업 물류회사에 근무 중인 실무자들을 개별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년전 김형태 부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삼성SDS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물류인력 채용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SDS의 물류사업 진출 의지는 여기저기서 감지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물류를 총괄하던 김형태 부사장을 영입한데 이어 같은 해 중견 물류 IT 컨설팅업체인 한국 EXE c&t를 인수했다. EXE c&t는 김형태 삼성SDS 부사장이 삼성전자로 영입되기 전까지 회사의 대표로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삼성SDS는 EXE c&t를 인수하면서 물류 프로세스와 IT서비스에 대한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로지텍 합병…온오프라인 강화
그룹 내부에서는 삼성전자의 물류자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과 삼성SDS와 합병수순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와 삼성SDS가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로지텍을 물류 현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삼성SDS가 물류IT사업을 강화해 그룹 내 SCM(공급사슬관리)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면 현장물류 측면에서는 삼성전자로지텍을 키워 온오프라인 물류를 균형감 있게 키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삼성전자 전체 물류의 20% 정도인 연간 1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향후 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물류서비스 질과 매출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지텍 합병설에 대해)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며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고, 확정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삼성SDS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할 경우 1조3000여억원을 투자, 대한통운 지분 32.6%를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가 1대주주, 삼성SDS가 2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포스코와 삼성SDS의 총 인수대금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관련기사 : 대한통운 M&A가 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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