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 11월15일은 대한민국 ‘물류의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81년전인 1930년 대한통운이 ‘조선미곡창고’라는 이름으로 창고사업을 시작해 대한민국 물류산업 근대화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으로 이 회사의 창립기념일인 11월15일은 물류의 날로 지정됐다. 물류는 국가 경제와 국민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혈맥이자 기업 번영과 경쟁력 제고의 원천이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후, 황무지에서 세계 10위권의 무역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입 물량의 운송을 맡고 있는 물류기업의 역할이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80여년 세월의 흐름 속에 에피소드로 남겨진 물류기업들의 활동 속에서 대한민국 물류 근대사를 조명해본다. <editor>
1966년 4월 13일, 대한통운 울산지점은 울산항 부두에서 적재 가능 톤수가 250톤에 이르는 바지선인 ‘통운11호’의 진수식을 가졌다.
미국 공병대가 한국전쟁 당시 강을 건너기 위해 사용했던 부교의 철판과 부품들을 대한통운 정비사업소가 시중에서 구해 제작한 이 바지선은 삼성이 건설하고 있던 한국비료 울산공장의 건설 기자재들을 모선에서 하역해 부두까지 운송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대한통운 정비사업소는 울산지점이 신청한 이 바지선을 자체 설계한 다음 치밀한 수압 시험 등을 거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완벽하게 보강한 후 40일 만에 울산지점에 배치했다.
부교 철판 떼어다 만든 국내 최초 '바지선' 이때 정비사업소가 함께 만든 장비 중에는 250톤급 대형 트레일러도 있었는데, 대한통운 울산지점은 이 바지선과 트레일러를 이용해 길이 55m, 폭 6m에 무게가 175톤으로 당시 동양 최대의 초중량품이었던 한국비료공장의 탄산가스 재생탑을 모선에서 내려 공장까지 무사히 수송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의 운송 상황은 ‘자랑스런 하역’이라는 16mm 영화로도 만들어져 여러 곳에 배포되기도 했다.
그 시절 국내에서 이 정도의 초대형 운송장비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곳은 대한통운 외에는 거의 없었다. 운송업체인 대한통운이 이 같은 장비 제작 역량을 갖출 수 있었던 데는 대한통운의 전신인 조선운수가 해방 전부터 중량물과 활대품 수송분야에서 축적해온 독보적인 수송 경험과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
바지선을 이용한 대한통운의 중량품 해상 운송 기록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새롭게 작성되고 또 갱신돼 나갔다. 대한통운은 1973년 4월 한국카프로락탐 울산공장에 설치된 129톤 무게의 증기탑을 통운11호에 실어 무사히 수송한 데 이어, 1978년 7월에는 호남석유화학 공장에 설치될 세계 최대 용량의 에틸렌옥사이드 반응탑을 2000톤급 전용 바지선에 실어 일본에서 여수항까지 입항시킨 다음 하역과 육상운송을 거쳐 호남석유화학 현장에 설치하기도 했다. 통운 3001호, 중량물 운송 현대화 대한통운이 1983년 6월 9일 건조한 국내 최대 규모의 3000톤급 RO/RO 바지선 통운3001호와 1200마력의 고성능 예선은 대한통운의 중량화물 수송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최신 장비였다. 통운3001호는 그후 호남에틸렌 제2공장의 프로필렌 분사탑 등을 비롯해 수많은 중량물 수송 프로젝트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며 대한통운의 성가를 한껏 높여 주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1989년 7월 6일부터 11일 동안 대한통운이 진행한 유공의 PM/SM사업용 옥시다이저(Oxdizer) 수송은 대한통운의 입체적인 중량품 운송 역량을 널리 알린 자랑스런 프로젝트였다. 길이가 43.2m에 높이와 폭이 각각 11.25m인 총중량 338톤의 이 옥시다이저는 통운3001호에 실려 일본에서 마산항으로 입항했다고 다시 통운3001호에 올라 해상을 통해 울산까지 무사히 운반됐다. 250톤급 통운11호가 울산 부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작된 대한통운의 중량품 입체 수송은 2009년 4월과 7월 진수식을 가진 1만2000톤급 초대형 바지선 코렉스20001호와 20002호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대한민국 최고 배달왕까지 46년전 중량물 바지선 통운11호를 통해 국내 중량화물 역사를 이끌어온 대한통운 지금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광안대교(부산)’, ‘ 원자력 발전소(울진)’, ‘ GS칼텍스 저장탱크(여수)’, ‘ 2만5000톤급 석유화학운반선’ 등등. 이중 2만5000톤급 석유화학운반선의 규모는 전체 길이가80m로 25층 빌딩 크기에 해당된다. 그 동안 대한통운이 배달한 단일 운송품목 중 최고 크기와 무게다. 대한통운이 우리나라에서 통째로 실어 나른 기록적인 운송품목들이다. 올해 UAE원전 국제물류사업자로 선정된 대한통운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중량물 운송분야에 강한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최고 ‘배달왕’ 대한통운은 해마다 중량화물운송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최고 수준의 중량물 운송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증거다. 국내 운송사에서 대한통운이 세운 진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무게 260톤, 높이 20미터에 이르는 대형 볼탱크 3개를 울산에서 여수에 있는 GS칼텍스 공장까지 수송한 바 있다. 이런 대한통운이 올초 원전 등 플랜트 물류시장 선점 우위를 위해 1만5000톤급 자항선 두 척을 발주했다. 이 배들은 1만5000톤에 이르는 무거운 화물을 싣고 자력으로 원거리 항해를 할 수 있다. 대한통운은 현재 멀티모듈트레일러, 1만2000톤급 중량물 전용 바지선 등 특수운송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육상과 해상에 걸친 입체적인 중량물 운송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에 참여해 중동지역에서의 운송, 건설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46년전 175톤 화물 바지선 통운11호에서 올해 발주한 1만5000톤급 바지선까지 대한통운이 일궈낸 대한민국 중량물 운송 산업의 자긍심”이라며 “대한통운의 최첨단 운송장비와 인력의 기술수준은 세계적인 물류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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