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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의 작은 구멍, 기업의 둑 허문다

INSIGHT

by 김편 2013. 9. 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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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철민 편집장 

 

얼마 전 물류업체인 A기업에 갑작스럽게 하루 동안 서비스 중단 문제가 일어났다. 혼란스러워 하던 고객들은 나중에는 극렬한 불평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 기업은 빠른 시간 내에 보도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것이다. 핫라인을 대폭 증설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듣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기업 홈페이지에 상황을 설명하는 해명문을 팝업창으로 올려 양해를 구했다. 이외에도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정상화에 대한 일정에 대해 공유했다.


그러나 SNS에서 심각한 ‘구멍들’이 발생했다. A기업은 최초 위기가 발생한 직후 상황에 대한 간단한 안내만을 SNS 채널에 공지한 후 추가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언론을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각의 SNS채널들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분량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었다. 이틀 후 그동안의 상황들에 대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포스팅을 올리면서 다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많은 소셜 공중들이 실망했고 왜 이 기업 SNS가 존재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다.


아무리 튼튼한 큰 댐이라고 해도 작은 구멍 하나로 인해 일시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일부 채널이나 이해관계자 대응 관리에서의 작은 오점 하나가 위기관리 체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순차적이거나 차별적이거나 우선순위에 근거한 비중 배분 등은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경계해야 할 실패의 효율성이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개념이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절실하게 필요하다. 위기는 기업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준 후에 찾아오는 법이다. 문제는 기업들이 평시에 그 준비 시간을 허비하고 대응 체계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다가 막상 실제 위기가 닥쳐오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 기업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활용한 채널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활용한 채널의 수는 전체 가능한 채널 수 대비 3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커뮤니케이션에 갈증을 느끼게 되며 이때 위기관리는 실패했다는 판정을 받아 마땅하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평소 디자인하고 점검할 때에는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미리 규정해야 한다. 또 그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들도 함께 정의돼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그들로 향한 채널들이 규정되면 그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채널망들을 대응할 책임 부서를 정해야 한다.

 

이 모든 역할 부서들을 통합적으로 조율하고 빈 구멍을 발견해 메우는 지휘센터가 설립되면 일단 체계화 작업은 마무리된다. 그 이후에는 실제 위기상황을 가정해 현실적으로 이 모든 이해관계자 채널들이 정해진 대로 운영되는지, 통제센터에 의해 통합적 조율이 가능한지 시뮬레이션을 해 구멍을 찾아내는 것이 그 다음 단계다.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은 위기관리의 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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