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옛 선인들의 콜드체인 정신 “동빙고·서빙고를 아세요?”

INSIGHT

by 김편 2013. 6. 29. 14:41

본문

옛 선인들의 콜드체인 정신

“동빙고·서빙고를 아세요?”

글. 김철민 편집장 editor@mediakn.com


[CLO] 얼마 전 위탁급식을 한 학교의 단체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잦은 먹거리 사고로 인해 우리 사회의 안전한 식품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저온유통 시스템을 일컫는 ‘콜드체인(Cold Chain)'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콜드체인의 인식은 유통물류 관계자를 중심으로 많이 확산됐지만 실제 유통과정을 보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콜드체인, 즉 연결고리란 용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콜드체인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온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수년간 콜드체인의 기초를 이루는 냉동·냉장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냉동·냉장산업은 공조용으로 발전했을 뿐, 식품분야로의 적용은 이제 도입단계에 불과해 발전 가능성 또한 크다. 


그렇다면 냉장고가 없던 옛날. 선인들의 생활 속 콜드체인은 어땠을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1396년 태조 5년에 이미 한양 안 두 곳에 석빙고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두모포 동빙고와 둔지산 서빙고가 그것이다. 둔지산은 지금의 서울 서빙고동이고, 두모포는 옥수동이다. 


동빙고에는 국가 제사에 쓸 얼음 1만2044정(丁)을 저장했고, 서빙고에는 왕과 빈에게 올리거나 대신들에게 나눠줄 얼음뿐만 아니라 활인서의 병자, 그리고 의금부의 죄수들에게까지 나누어주기 위해 13만4974정을 보관했다고 한다. 얼음 1정이 대략 두께 4치(약 12cm) 이상, 둘레 6자(약 180cm) 정도의 부피였다고 하니 서빙고에 저장한 얼음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석빙고에서 얼음을 잘못 보관해 추석 이전에 창고가 비면 담당 관리가 큰 처벌을 받았다는 기록 있다. 얼음 저장과 반출이 엄격히 규제됐고, 얼음을 캐고 운송하는 일꾼인 빙부들을 선발, 관리하는 일도 국가적 업무였다. 왜 그랬을까.


바로 서빙고에 보관된 얼음에는 힘들고, 병약한 백성들을 위한 구휼(救恤) 정신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현재나 백성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정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점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식품안전을 위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