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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에 물류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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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2. 11. 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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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 제20회 한국물류대상을 보면서 ‘대한민국 물류의 날’이라는 근본의미를 다시 새겨본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국토해양부는 올해 물류대상의 최고 영예인 석탑산업훈장을 모 대기업 물류자회사(대표이사)에게 수여했다.


그런데 문제는 상을 받은 이 회사가 올초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물류자회사 중 일감 몰빵(몰아주기) 현상이 가장 심각한 12개 업체 중 한곳이란 점이다.


이 정도면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다.

산업훈장(産業勳章)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상훈법 제2조에 따르면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것을 뜻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물류산업 발전은커녕 공정해야 할 시장 질서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업체가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다니…. 필자도 물류인의 한 사람인데,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대기업이 자체 물량을 수송하기 위해 세운 물류자회사는 부(富)의 대물림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 회사는 올해 오너일가가 지분 90%를 소유한 모 해운계열사를 흡수·합병해 내부거래를 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사실이라면 정말 비겁한 기업경영의 꼼수가 아닌가. 실제 그전까지 이 회사는 내부거래율이 90% 넘게 싹쓸이해 가며 급성장했다.


정부가 반성해야 할 일은 더 많다.

본지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물류대상 수상업체를 분석한 결과, 산업훈장(대통령표창 포함)을 받은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수두룩하다. 이름만대면 다 알만한 곳이 10여개가 넘는다. 해마다 1~2개 물류자회사들을 정부가 포상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과거 이들 업체들 중 몇 곳은 정부포상 추천을 받기 위해 물류관련 협회 등과 뒷돈 거래를 했다는 업계 뒷말까지 무성하다. 이 또한 사실이라면 업계의 윤리적 해이는 물론 정부가 범죄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토부 측은 "물류대상 후보 추천과 선정에 조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객관적인 검증 작업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과는 업계의 조롱뿐이다.


물론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를 무조건 나무랄 순 없다. 계열사를 새로 만들어 원료 조달이나 판매 등의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력업종의 경쟁력을 키울 수도 있다. 이른바 수직계열화를 통한 내부거래다.


문제는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등의 불공정한 거래가 적지 않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경쟁업체나 중소업체에 돌아간다는 것을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다.


밖으로는 내부거래를 근절해야 국가 및 기업물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고 외치던 정부가 아니던가. 국가 물류 대동맥의 기초를 다져온 존경스런 선배들과 글로벌 물류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 후배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워서는 안된다. 이를 바라보는 수많은 물류인을 바라보며 국토부가 헛기침을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느덧 20세, 훌쩍 커버린 대한민국 물류의 날. 국토부의 깊은 성찰을 권한다. / 글. 김철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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