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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유라시아 ‘新실크로드’

INSIGHT

by 김편 2013. 10. 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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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는 1991년 소련 해체 후 발트 3국과 조지아를 제외한 11개국으로 구성된 포괄적인 지역협력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CIS 간 교역 규모는 283억달러(2012년 기준)로, 20년 전에 비해 129배 늘었다. CIS에 대한 한국 투자 역시 79배 증가했다. 더 중요한 것은 CIS가 세계 석유 매장량 20%, 천연가스 40%, 석탄 20%, 산림자원 25%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보고라는 점이다. <editor>


CIS 관세동맹 경제권 “물류를 뚫어라”

글. 김익준 에코비스 대표|정리. 김철민 기자


CLO's TIP 국내에는 아직 러시아·CIS 지역에 대한 통상 및 물류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라시아 新실크로드인 기회의 땅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의 기업들은 러시아와 CIS 지역에 대한 우회수출이 막히자 현지 법인을 통한 판매 전략으로 바꾸면서 2007년 이후 본격적인 현지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또 2010년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시 3국 간의 관세동맹이 발효되면서 현지 물류환경은 크게 바뀌게 됐다.  


한-CIS 교역 규모 283억달러…20년새 129배 성장

천연자원 보고, 제품수출과 원재료 수입 상호 윈윈



러시아 및 CIS 국가들은 과거 실크로드 중심지로서 동서 문물 교류에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지금도 여전히 이곳은 러시아, 인도, 중국과 같은 거대시장을 잇는 물류 중심지이기도 하다. 더욱이 막대한 천연자원과 토지, 풍부한 노동력이 물류 허브와 결합하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IS 내 교역에서 40%를 차지하는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 3국 간 관세동맹을 기반으로 CIS 단일경제권이 형성되면 유럽연합(EU) 못지않은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특히 러시아가 2025년까지 390조원을 투입하는 극동시베리아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3대 프로젝트(철도·가스관·전력망)는 우리 경제 성장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동북아 주도권을 놓고 미·중 간 전략적 갈등과 긴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한·CIS 간 긴밀한 협력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정세 불안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CIS 시장 진출에는 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견제다. 최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섰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 국가에 49조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를 약속하면서 “30억명 규모 실크로드 경제권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소위 ‘서쪽 행진 전략(marching westwards policy)’으로, 시장 개척과 함께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고갈에도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CIS 진출의 걸림돌

“주요 석유소비 국가들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에 밀집해 있는 유전 접근권을 보존하고자 할 것”이라고 석학 자크 아탈리가 지적한 대로 천연자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된 셈이다. 


CIS의 고물가, 관료들 부정부패, 자원 의존적인 산업구조 등 높은 시장 진입장벽과 종교·문화적 차이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치밀하게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CIS를 포함한 유라시아는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라시아 신(新)실크로드인 CIS 국가들의 관세동맹 이후, 이 지역의 효율적인 물류공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CIS 지역은 물류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 더욱이 현지 법률과 통관제도 등도 우리나라처럼 안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시 3국 간의 관세동맹으로 인한 물류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의 수교 이후, <표1>과 같이 수출입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CIS국가들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수출과 원재료 수입으로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구조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2007년 이전까지는 주로 유럽으로 우회수출을 진행한 반면 관세동맹 이후에는 직접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표1>보다는 더욱 많은 교역량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CIS행 수출물류경로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물류 및 SCM 측면에서 비용과 공급망을 최적화할 수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 대해 ‘AHP(설명)’ 분석을 통해 국제운송 경로를 소개하고자 한다. 


◈러시아

러시아 물류환경은 2007년을 기점으로 이전, 이후로 비교된다. 2007년 이전은 대부분 직접수출이 아닌 우회수출로 진행이 됐다. 그 이유는 비정식 통관을 통한 비용이 직접수출 시 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경세관 및 정부 관료 유착관계, 그리고 통관관련 제도에 허점이 많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2004년부터 신관세법, 통관제도 통합 및 간소화를 통해 직접수출로의 전환을 유도했고, 이와 병행한 부패척결 의지로 정식통관, 즉 직접수출이 늘어났다.


러시아로 수출되는 화물의 운송은 항공, 철도, 선박으로 나뉜다. 이중 철도와 선박 이용이 가장 많다. 2007년 이전 비정식 통관에 의해 긴급성자재와 고가품만을 운송하던 항공은 우회수출이 차단된 이후 물량이 증가해 모스크바, 상페테스브르그에 대한 항공운송 수요가 증가했다.


철도는 TSR(Trans-Siberian Railway)를 주로 사용한다. TSR은 모스크바를 기준으로 리드타임이 해상운송보다 빠르며 러시아 대부분의 도시에 연결되어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TSR 출발지에서 통관을 진행하면 운임, 보험료 등을 포함해 관세, 부가세를 지불하게 되어 세금도 적게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높고 복잡한 통관 프로세스로 인해 TSR 활성화에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해상운송은 동북아-유럽 노선 선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대부분 유럽 허브항인 로테르담, 함부르그, 브레메 하벤 등까지 도착 후 상페테스브르그까지 피더선을 운행하고 있다. 여러 선사의 다양한 스케줄로 성수기 여부에 상관없이 저렴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리드타임 문제에 있어서는 트럭운송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면 상페테스브르그항 도착 후 원활한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해 훨씬 일정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활발한 물동량 증가 및 네트워크 확대로 한국 제조업체들의 진출도 늘어났다. 특히 생산라인을 현지에 가동하면서 완제품, 반제품, 부품 등이 러시아로 수입되고 관세동맹을 맺은 벨라루시,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주변국으로 이동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 형태의 물류변화가 일어났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두 국가는 주요 항구가 없어 물류비가 높다. 대부분 선박, 철도, 트럭의 복합운송이 필요하다. 물류환경이 워낙 열악해 진출이 어려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물류 불모지는 오히려  물류기업에게 블루오션이 되기도 한다.


러시아를 제외한 CIS 국가 중 항공물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우즈베키스탄이다. 국영항공사 우즈베키스탄에어웨이(Uzbekistan Airways)를 비롯해 한국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도 여객 화물 부문에 진출해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비정식통관을 막겠다는 의지보다 외화 반출에 민감해 환전에 대한 개런티가 없다. 이 때문에 국영기업인 GM-UZ와 같은 업체를 제외하고는 수입 및 통관이 어렵다. 또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국경지대가 있어 아직도 우회수출이 많아 재고관리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카자흐스탄은 외국환 환전이 상대적으로 쉬워 운송과 통관에 지장이 없는 편이다. 현재 항공물류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들어오거나 직접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와 관세동맹 체결 후 운송통관이 편리한 모스크바에서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또 주요도시 알마티에 A급 대형물류센터들이 입주해 있어 허브앤스포크 방식의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동맹과 물류환경 변화

관세동맹이란 지역경제통합의 한 형태를 말한다. 국가 간 관세를 철폐하거나 낮추고 제3국과의 교역은 공통관세를 설정하는 것이다. CIS 국가의 가장 큰 관세동맹은 앞서 언급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시 3국 간 동맹이며 2010년 초반 공통수입 관세율을 도입해 시범 운영을 거쳐 2011년 6월 완성됐다. 특히 벨라루시는 지정학적 위치가 좋아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 물류 중심지로의 도약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허브를 두고 카자흐스탄, 벨라루시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직선적 경로 외에 허브앤스포크를 이용한 루트 확장으로 다변화와 함께 물류비 절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제는 제품이 어느 지역에서 많이 판매되는 지를 고려해 해당 국가를 거점화시켜 그 외 주변국가로 진출해야 한다. 다만, 물류적인 관점에 얽매이지 말고 정치적인 현황, 문화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관세동맹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CIS 국가들의 현지 물류를 수행하면서 고객들과 직접 설문 조사<표2>를 통해 어떤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인지를 알아봤다. 이 지역은 관세동맹, 해당국가의 제도 변화 등의 요인으로 국제화물의 운송경로가 다변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CIS 국가의 현지법인 유무와 화물의 파손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는 복합운송의 증가로 화물파손의 증감과 더불어 현지법인이 있어야 다양한 현지 법, 문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탄력적인 거점화 전략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설명: ‘AHP’ 분석

AHP란 상위, 하위요소를 구분해 모형을 구축하고, 리커트 척도를 이용한 쌍대비교에 의한 중요도 선택 모형을 만들어서 상위요소와 하위요소를 결정하여 복합가중치에 의한 중요도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WHO? 김익준

김 대표는 인하대학교 물류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러시아 등 CIS국가 물류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CIS전문 국제물류회사인 에코비스 대표로 활동 중이며 미래의 물류 꿈나무들을 위한 해외법인 근무 인턴제도 실시 등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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