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검색왕 구글, 내일은 물류왕

INSIGHT

by 김편 2012. 12. 21. 01:05

본문


물류발(發) 제3의 산업혁명 몰려오나

글.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


“인터넷에서 검색엔진인 구글을 사용하여 정보 검색을 하다.

search for information about (someone or something) on the Internet

using the search engine Google.”


옥스퍼드 사전에 정의되어 있는 ‘구글(Google)’이라는 단어의 정의이다. 제록스사의 복사기가 가져온 혁신으로 인해 ‘제록스(Xerox)란 단어가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 동사로 사용되듯 구글도 검색엔진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정의가 등재된 지 불과 몇 해만에 구글에대한 재정의가 필요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컨테이너 위치추적 등 특허 보유 다수

2012년 10월, 미국의 특허관리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은 구글이 컨테이너 화물의 추적과 모니

터링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취득한 특허 기술의 주요 내용은 전자봉인(e-seal)과 네트워크 게이트웨이를 이용하여 컨테이너의 위치추적은 물론 운송구간 전체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 특허기술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없으나,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정보의 접근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기술은 한 해에도 수백 건씩 특허를 받는 일상적인 기술로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혁시키는 그러한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 구글에 의해 개발되고 이를 특허의 형태로 구글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부터 ''컨' 전자봉인 및 위치추적 등 구글발 물류특허 '수두룩'

아마존 등 온라인유통과 '당일배송' 한판 승부…지배력 강화 포석


구글판 공급망 패러임 변화와 핵심은 '오픈소스(Open source)'

모토로라 등 문어발 사업 확장에 숨긴 뜻은 '물류발 산업혁명' 


기행(奇行)스런 문어발 사업 확장 '왜' 


구글은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을 반복해왔다. 인터넷 검색엔진회사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주선 개발과 관련한 합작투자회사(Joint Venture)를 만드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거듭 해온 것이다. 


올해 취득한 구글의 특허는 사실 2009년에 이미 신청한 내용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는 물론 최근 출시한 넥서스(Nexus) 시리즈가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이다. 


더군다나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구글은 9.11테러이후 물류보안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시작된 전자봉인(E-Seal)의 활성화에 미국 정부보다 먼저 관심을 가져온 바 있다. 


앞서 구글은 2011년 8월에 이미 화물정보에 공유에 관한 특허를 취득한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기행은 결국 돌발적인 행동이 아닌 계획적인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 중심에 자리 잡은 물류를 통해 일관된 사업전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구글은 구글 맵의 위치기반 정보, 모토로라 스마트폰 및 넥서스 태블릿에 탑재된 GPS 및 통신 기능, 그리고 바코드, NFC, RFID태그를 읽을 수 있는 기능 등 다양한 정보(콘텐츠)와 함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복합할 경우 물류분야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완비되게 되는 것이다. 


구글의 전통적 강점분야인 소프트웨어 위에 하드웨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물류관련 정보처리 특허의 취득은 구글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검색을 넘어 물류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짙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불붙은 물류전쟁 '구글 vs. 아마존 & 이베이'


이러한 가설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구글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최근 아마존, 월마트, 이베이 등을 필두로 하여 유통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당일배송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미국 최대의 백화점 업체인 메이시스(Macy's)를 비롯해 갭(Gap), 오피스맥스(OfficeMax) 등과 제품의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당일배송 서비스에 있어 구글의 역할은 구글의 인터넷 정보 인프라를 활용하여 해당업체의 점포별 실시간 가용재고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하여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주문을 유통업체에서 할 경우 구글의 시스템을 통해 이들 제품의 당일배송 가능여부를 확인하여 당일배송 혹은 익일배송에 등의 배송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구글은 공식적으로 당일배송 서비스 테스트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구글이 창고관리 등과 같은 실질적 물류오퍼레이션은 시행하고 있지 않으며, 유통업체 및 물류기업과 함께 팀을 구성하여 그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고객 구매정보의 힘, 온라인 유통업 지배 강화  


그렇다면 왜 구글은 오래전부터 물류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그 표면적인 이유는 당일배송과 관련된 최근의 업계 움직임을 통해 일단 파악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구글의 광고수익과 관련되어 있다. 구글의 수익은 크게 광고와 검색알고리듬의 판매로 이루어진다. 광고의 경우 월마트, 메이시스 등과 같은 유통업체의 광고수익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전통적인 유통업체는 아마존 및 이베이와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의 쇼핑 편의성으로 인해 시장이 잠식당하여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전통적인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구매한 물건을 기다리지 않고서 바로 집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온라인 유통업체가 당일배송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실행할 경우에는 이러한 경쟁력마저 잃게 되어 추가적인 매출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통적 유통업체의 매출감소는 결국 구글의 광고수입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구글이 선제적으로 이러한 서비스를 구글의 광고 고객인 유통업체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온라인 구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점차 구글이 아닌 온라인 유통업체 쪽으로 쏠림에 따른 위기의식이다. 특히 아마존의 인터넷 상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인터넷 방문객들이 구글의 제품검색 대신 아마존의 검색을 직접 활용하게 됨에 따라 구글의 방문자수가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도의 경우 온라인 구매자의 약 25%가 구글을 통해 제품구매를 위한 검색을 한 반면 약 18%정도만이 아마존을 직접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1년도 조사에는 이러한 패턴이 역전되어 30% 이상의 고객이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지 13%정도의 고객만이 구글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이유는 고객의 구매행태 파악을 위한 정보추적의 단절을 막기 위함이다. 전자상거래의 경우를 보면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에 대한 검색을 할 때까지는 그들의 행태에 대한 분석과 추적이 가능하지만, 검색이 끝난 이후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더 이상의 정보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일배송은 물론 화물의 추적과 모니터링 기술과 같은 물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류생태계 파괴하는 구글 '빅데이터' 

그렇다면 구글이 물류에 관심을 보이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서 언급한 표면적인 이유의 뒷단에 숨어있는 구글의 진정한 의도는 바로 Bits(정보)와 원자(Atoms)의 결합을 통한 제3의 산업혁명의 창출로 볼 수 있다.  


18세기 시작된 제1의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촉발을 가져왔다. 산업혁명은 제조 및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산업을 새롭게 정의했고 이를 통해 인류사회에 물질적인 풍요를 안겨주었다. 뒤이어 1990년대 시작된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제2의 산업혁명을 불러일으켰으며, 디지털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의 생성과 함께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생활패턴을 가능케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글은 비록 제2의 산업혁명을 통해 존재하게 된 기업이지만, 여기에 제1의 산업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제조업의 패러다임(Atoms)을 인터넷 산업의 패러다임(Bits)에 변증법적인 관점에서 하나로 합치는 그러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고, 이러한 합성의 과정을 매개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물류를 활용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물류인들이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를 처음 접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물적 흐름과 정보 흐름의 연계>라는 자명한 명제를 구글은 새로운 관점에서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속의 모든 혁신과 발견이 그러하듯 SCM의 평범한 진리에서 출발한 구글의 물류산업 전략은 또다시 새로운 변혁과 혁명의 시발점이 될 확률이 크다. 


'오픈 소스(Open source)'를 기반으로 자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력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구글의 가치와 전략은 공급망을 구성하는 공급자, 고객, 물류기업, 그리고 심지어는 경쟁자에게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시장을 독식하는 공룡으로 등극방향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구글의 물류 잠식이 제3의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점잖은 표현 대신 생태계 붕괴혁명을 가져올지 모르고, 그 점에서 구글의 빅데이터는 산업의 핵심네트워크로 부상하는 물류와 물류기반의 시대를 습격하고 있다. 이래서 구글이 강자고 무섭다.



<용어설명>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 위성항법장치로 비행기·선박·자동차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 - NFC는 전자태그(RFID)의 하나로 13.56M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모듈로 10cm의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말한다. NFC는 결제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이나 일반 상점에서 물품 정보나 방문객을 위한 여행 정보 전송, 교통, 출입통제 잠금장치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 IC칩과 무선을 통해 식품, 동물, 사물 등 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식 기술. 


LBS(location based services) - 위치 기반 서비스. 이동성(Mobile) 기기를 통해 각종 교통 및 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총칭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친구찾기, 주행 중 길안내 및 가까운 주유소 찾기, 미아찾기 등이 있다.


합작투자(joint venture, 合作投資) - 2개국 이상의 기업·개인·정부기관이 특정기업체 운영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해외투자방식을 말한다. 전체 참여자가 공동으로 소유권을 갖고 있으며, 공동소유의 대상은 주식자본·채무·무형고정자산(특허권·의장권·상표권·영업권 등)·경영노하우·기술노하우·유형고정자산(기계·설비·투자 등)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