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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허브 '브레멘항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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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3. 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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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창섭


[CLO] 수천대의 독일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으로 가는 벤츠부터 한국으로 오는 BMW 등 11만대의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다. 하루 6천대의 신차가 브레멘항으로 수출을 위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012년 브레멘항은 자동차만 200만대 이상 처리하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유럽경기침체의 우려를 비웃듯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것이다. 브레멘항만의 물류을 총괄하는 BLG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자회사의 실적을 모두 포함해 총 8500만톤을 처리했다. 


자동차는 700만대를 넘기는 등 2011년의 650만대보다 50만대 이상 증가했다. 그 가운데 220만대는 브레멘하펜을 통한 처리였다. 수출물량이 75퍼센트이고 수입물량은 25퍼센트이다. 한국의 현대나 기아의 수출차들도 브레멘항구를 통해 유럽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내년에는 220만대를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브레멘항이 역대 최고실적을 낸 배경은 독일 자동차의 해외수출호조 덕택이다. BLG의 2012년 총매출은 12억 유로. 브레멘항만은 자동차 수출입항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브레멘하펜을 통한 자동차의 수출입물량은 반반정도로 비슷했다. 


그러나 독일자동차들의 중국, 미국, 한국 등 수출이 늘면서 현재는 수출비중이 훨씬 높다. 한국 등 아시아 자동차메이커들이 동유럽에 현지공장을 세우고 제조하는 것도 수입물량처리의 감소 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브레멘은 승승장구하면서 항만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같은 BLG의 성공비결은 뭘까. 요약해서 정리하면 토탈서비스와 전문성 그리고 지역사회와 유대로 정의할 수 있다. BLG는 1877년 65명의 상인들이 설립한 브레멘 창고주식회사에서 출발했다. 이어 1953년 BLG가 브레멘하펜을 맡으면서 6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BLG는 현재 전세계 100여개의 사무소에서 1만6000여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BLG의 업무영역은 크게 3가지다. 

자동차부문, 솔루션사업(Contract Division), 컨테이너부문이다. 자동차와 관련해 함부르크, 크다니스크, 상트페테스부르크 등 국내외에 터미널을 갖고 있으며, 라인강과 다뉴브강의 내륙수로에도 터미널과 바지선을 보유, 자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레멘하펜으로 들어온 물량은 브레멘 철도나 바지선으로 내륙으로 바로 연결되고 그 곳 브레멘항만 소속 터미널에서 하역되는 일괄 시스템이다. 


솔루션사업분야에선 로지스틱 서비스과정에서 제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 7월에는 BMW와 성공적인 거래를 체결하는 등 자동차 로지스틱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 리테일 로지스틱 분야도 순조롭다. 독일 커피전문업체인 치보(Tchibo)의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한 물류창고 건설을 무사히 마쳤다. 컨테이너부문은 유로게이트와 함께 터미널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아덴회장에 따르면 2012년 브레멘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대비 7퍼센트 증가한 600만 TEU수준이다. 브레멘항이 북해 자연보호구역으로 묶여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하기에 대안부두인 빌헬름스하펜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빌헬름스하펜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같은 토탈서비스를 바탕으로 BLG는 세계 최정상의 브랜드인 BMW, BENZ, 이케아, 지멘스, 치보 등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유럽대륙에서 가장 큰 창고를 보유하면서 매년 200만 팔렛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BLG는 이같은 항만업무 이외에 그린물류와 종업원 건강 그리고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공헌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2010년 연례보고서에 포함된 지속가능 리포트에 따르면 이른바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 훈련과정을 2010년 개설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트럭사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브레멘항만을 종횡무진하는 업무용 전기차량의 모습도 귀엽다. 


이와 함께 종업원들의 건강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 경제적 성공 못지않게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회사의 중점목표로 여기고 있다. 나아가 지역사회공헌으로 브레멘지역의 구텐베르크 초등학교에서 일일교사로 재능기부를 실행하고 있으며, 교과서와 온라인을 통한 교육 제공으로 350개 학급의 1만4000명의 학생들이 수혜를 받고 있다.


브레멘항만의 이러한 프로젝트에는 독일 선주협회도 지원하고 있다. 한자동맹의 유서깊은 브레멘항은 자유도시 브레멘시와 긴밀한 업무유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항만책임자들의 전문성도 매우 뛰어나다. 독일 시의회도 철저하게 정파적으로 움직이지만 자격미달의 낙하산 인사가 항만운영의 고위직에 앉는 일은 없다. 6개월 전에 이미 차기 사장이 내정되어 공동업무 인수인계를 한다.


2월에 방한하는 데트홀트 아덴 BLG회장은 6월에 취임하는 차기 회장인 프랑크 드레케와 함께 온다. 이같은 전문성은 항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항만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 하고 있다. 브레멘이 부동의 자동차 허브 유럽 넘버1인 이유이기도 하다.


브레멘의 해외비즈니스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중국을 현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자 미래의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중국 천진항에서 자동차 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목표는 시베리아 철도와 연계하는 것이다. 아덴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향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부터 아시아행 자동차를 운송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구독문의: 미디어케이앤 손현정 과장(02 3282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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