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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모을까, 아니면 흩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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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6. 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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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기자 


물류를 집중화할 것인가, 혹은 분산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는 기업 내 조직의 환경과 상황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재고관리(인-바운드 자재관리)가 우선시 된다면 집중화 구조가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반면 물류 집중화는 창고의 통합을 수반하고 이는 경우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국에 창고를 적게 갖고 갈 경우, 자연 재해 또는 예상 밖의 사고로 인해 몇몇 센터의 가동이 불가능하게 돼 공급망 마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3년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분산 경영' 확대

3년 전,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산 경영' 움직임이 활발했다. 지진이 무서워 물류든 공장이든 전국에 흩트려 놓자는 것이다. 


분산 경영의 좋은 사례로 일본 대형 유통업체 ‘이온(AEON)’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동일본 대지진 발생 2주 만에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피해 지역에서 우유 판매를 재개했다. 소매점 대부분이 물건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온이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우유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물류 루트의 분산' 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우 식품 도매업이 발달해 소매업체가 독자적인 물류망을 구축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온은 지진 발생 이전부터 자사 물류망을 구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왔던 덕분이다. 


실제로 지진 때에도 미야기현 물류센터의 자동창고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간사이와 간토 지역의 물류센터와 긴급 물류망을 활용해 물건을 공급했다. 평소 규슈 지방에서만 판매하던 우유를 도호쿠 지역으로 운반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택배중단, 불안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최근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물류 분산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국내 1위 CJ대한통운 택배 파업과 앞서 발생한 이노지스택배 파산 등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택배대란은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


배송중단 사태는 쇼핑몰 운영업체와 오픈마켓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소셜 커머스 등 신유통업 자체가 택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쇼핑몰이나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부랴부랴 우체국이나 경쟁 택배업체를 이용해 임시 비상 배송에 나섰고, 배송중단에 나선 계약 택배업체에 비해 더 많은 배송료를 지불하면서 영업적 손해를 감내해야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는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략 없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분산 경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진으로 '집중 경영'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나기는 했지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집중 경영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물류 집중화 구조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컨티전시 플랜을 세워놓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물류 기능에서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특정 물류 구조의 잠재적인 이점이 부정적 효과와 상쇄되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Article at a Glance|물류 집중화 VS. 분산화                                  


최근 기업들은 물류 효율화를 위해 운영을 통합하는 등 물류 기능을 집중화하고 있다. 물류 집중화는 물류 프로세스를 표준화할 뿐만 아니라 창고보관 등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중화된 물류 구조가 과연 실질적인 물류 서비스 품질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본지는 미국 생산성품질센터(APQC)가 집중화된 물류 구조를 가진 기업과 분산된 물류 구조를 가진 기업에 대해 운송 품질, 재고관리, 물류비용 등을 을 비교한 자료를 토대로 물류 집중화와 분산화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다.  


①운송품질

집중화된 구조와 분산화된 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운송품질 면에서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운송품질은 주문 품목이 손상 없이 정확한 시간과 장소에 도착한 주문 충족률을 통해서 측정된다. 


(표1, 주문 충족률과 물류 구조)

설명: 물류 집중화 구조와 분산화 구조를 가진 조직의 운송품질을 상/중/하로 나누어 본 결과 두 그룹은 상위 수행자의 비율 3%차이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물류 구조의 형태가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뜻한다. 


②재고관리

재고관리 수행능력을 평가 할 때 재고부족, 품절(Stock out)은 중요한 요소이다. 수행능력이 하위권으로 속하는 그룹에서 분산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기업은 0.72% 더 높은 품절 비용을 보였는데, 만약 이 기업의 연 매출이 10억 달러라면 이는 720만 달러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류 구조의 형태가 운송품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재고관리 측면에서는 집중화 된 물류 구조가 재고 소진을 막음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표2, 품절 비용과 물류 구조)

설명: 집중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은 상대적으로 낮은 품절비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분산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보다 생산능력 및 재고 소진으로 인한 판매 손실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석할 수 있다. 


③재고비용

물류 구조의 형태는 재고비용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적은 재고 비용은 집중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기업에게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재고를 적게 가짐으로써 재고 관리 비용 및 인력을 감소시킬 수 있고 품목의 진부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집중화 된 물류 구조를 가진 기업이 집중화 전략의 일환으로서 창고를 통합하고 재고를 최대한 적게 보유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3, 재고 비용과 물류 구조)

설명: 집중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은 분산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고에 묶여 있는 총 재고 비용이 낮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④물류비용 

물류비용을 통해 물류 구조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집중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이 창고 운영비용에서 1.59달러, 아웃-바운드 운송비로 6.73달러를 더 지출하고 있다. 이는 물류 센터 수가 적기 때문에 운송 범위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바운드 물류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0.3달러를 더 적게 쓰고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집중화 전략을 통한 인-바운드 자재관리, 재고 비용, 품절 비용에서의 우위는 이러한 구조가 더욱 효과적인 물류 계획과 관리를 가능하게 함을 암시한다. 이를 통해 물류 기능을 다듬고 물류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겠지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는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표4, 물류구조와 물류비용)

설명: 조사결과 집중화 된 물류구조를 가진 조직은 분산화 된 구조를 가진 조직 보다 연간 수익(1000달러 기준)에서 물류비용으로 약 23달러를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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