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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우버, 규제를 넘어 규제를 만들다

INNOVATION

by 김편 2015. 10. 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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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3(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우버, 규제를 넘어 규제를 만들다

. 이현주 | 김철민 기자



Idea in Brief

현 시대의 가장 뜨거운 공유경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우버. 그들이 받는 뜨거운 관심만큼 기존 시장을 지키고자 하는 업계의 움직임 역시 관찰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캐나다, 독일, 브라질,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기존 법규전통업계의 반발에 가로막힌 우버는 이제 스스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우버는 자신의 업을 새롭게 정의했으며, 그것을 규정할 수 있는 법의 테두리를 스스로 만들었다. 지난해 6월 콜로라도 주에서 통과된 우버조례가 그것이다. 우버는 이미 지난해 미국 4개주 17개 도시에서 우버조례를 통과시켰으며 올해 1월에는 인도 콜카타(Kolkata)에서도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사업의 확장을 가로막던 규제를 넘어 새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를 만든 것이다.

  

우버(Uber)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운송 네트워크 회사다. 2009년 우버의 설립자 개럿 캠프(Garrett Camp)와 트레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이 우버캡(UberCab)을 세운 것이 시작이며, 2010년부터 실질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는 고용되거나 공유 가능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해준다. 우버 차량의 예약은 텍스트 메시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되며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된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결제를 포함한 모든 절차는 앱 상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가령 북미 지역과 같이 팁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는 서비스 종료 후 해당기사의 서비스 만족도 평가와 팁까지 앱을 통해 터치 한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우버는 전 세계 58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2015528일 기준)하고 있다. 우버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다양한 기업들이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한 사업들을 줄줄이 내놓기 시작했고 이러한 트렌드는 우버화(Uberification)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다. 사업 런칭 2년만인 2012, 우버는 택시를 넘어서 공유 운송의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관련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가령 현재 우버는 일반 승용차부터 우버는 일반 승용차부터 대형차량, 고급 리무진까지 다양한 차량 옵션을 제공해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 우버X’, ‘ 우버XL’, ‘ 우버블랙’, ‘ 우버플러스’, ‘ 우버럭스이외에도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을 런칭했다. 우버를 통해 카풀을 하는 우버풀(UberPool)’, 자신들의 플랫폼을 이용해 물건을 운송하는 우버러시(Uber Rush)’,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 우버프레시(Uber Fresh)’, 뜨거운 여름날 고객의 문전까지 아이스크림트럭이 찾아가는우버아이스크림(Uber Ice cream)’, 음식배달 우버이트(UberEat)’, 수상 택시 서비스우버보트(Uber Boat)’, 화물운송 우버카고(Uber Cargo)’등이 그것이다.

 


혁신적인 플랫폼은 트러블메이커?

이렇듯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범위까지 자신들의 플랫폼과 서비스를 확장해나가며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우버가 오늘날에는 전 세계 여러 곳에서 고발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정부와 택시업계가 면허가 없는 기사들이 차량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반발한 것을 예로 들수 있다.


그렇다면 우버가 불법이며 위험하다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무엇일까. 또한 과연 우버는 단순히 택시업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우버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에서 우버를 위협요소로 규정한 곳이 많다.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버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버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기사들에게 2000원의 유류 보조금을 지원하였으며 승객들에게는 콜(요청)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서울 지역에 한해 리무진 차량을 중계하는 우버블랙과 동료, 이웃 등 지인과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엑스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은 우버는 얼마 안 있어 뜻밖의 반발에 휘말린다.


국토교통부는 우버의 서비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 규정했고 서울시는 실제로 단속에 나서 우버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나아가 서울시는 20151월부터 서울 시내에서 우버 택시가 영업하는 것을 신고하면 최고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버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유상운송 금지조항을 위반하고 있는 점, 운전기사 신분이 불확실해 이용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교통사고 시 보험 보장이 불확실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였다.


최근 우버는 캐나다 토론토 택시업계에 의해 41000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캐나다의 택시업계가 우버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토론토 택시업계는 우버가 주 도로교통법을 위반했으며 불법 영업으로 토론토 택시와 리무진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으므로 배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주내 우버 영업활동 중단 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 캐나다의 경우 우버가 택시영업을 위한 적법 면허와 허가가 없다는 근거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반발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적절한 허가가 없는 운전기사가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약 3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우버를 전면금지한 바 있으며, 지난 6월 스페인에서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우버의 운영에 반발해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인도, 브라질 등 여러 국가의 대도시에서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플랫폼에 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버의 친정 격이라고 할 수도 있는 미국에서조차 택시업계가 거센 반발을 하며 로비활동을 통해 지방정부의 우버 합법화를 막고자 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우버는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트러블메이커라 평할 수도 있겠다.

 


우린 달라! 위기를 기회로

세계의 다양한 곳에서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승차공유(ridesharing)’ 플랫폼으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우버.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국가에서 법규제와 전통시장의 반발이라는 잡음을 끝없이 몰고 다니고 있기도 하다. 우버는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을까.


우버의 평가가치액은 2015년 현재 5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15년 말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자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자신들의 파이를 키우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아주 능한 기업인 우버가 이제는 자신들을 위한 새로운 법제를 이끌어내 는데 집중하고 있다.

2014년 이래로 우버는 미국 내 4개주 17개의 대도시에서 우버와 같은 앱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우버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리프트(Lyft)와 같은 다양한 승차공유 스타트업들도 사업을 보호하고 키워나가기 위해 우버와 함께 새로운 법제를 추진하고 있고, 이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의 기존 제도에 맞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우버의 목표는 단순하다. 우버는 승차공유 서비스들이 기존 법과 제도를 통해 보호받지 못하던 부분을 넘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 택시 혹은 리무진 업계와는 별도로 자신의 사업, 앱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를 새롭게 규정하고 이를 관리할 제도를 구축하고 그것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승차공유 서비스를 허가하고 규정하는 우버조례(pre-Uber Ordinance)’를 통과시킨 존 히켄루퍼(John Hickenlooper) 미국 콜로라도 주지사는 콜로라도 주는 이번 법안을 통과시킴으로 인해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공공의 안전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선봉에 설 것이라며 소비자를 보호하고자 설계된 법안이 특정 사업에 불필요한 짐이 되거나 시장 장벽을 형성해 경쟁을 억압해서는 안될 것이라 강조했다.


우버는 이미 지난해 미국 4개주 17개 도시에서 우버조례를 통과시켰으며 올해 1월에는 인도 콜카타(Kolkata)에서도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버조례는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사업자들의 업 자체를 새로이 정의하고 우버와 같은 사업자들이 준수해야할 법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전 우버와 같은 앱 기반 승차공유 업체들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택시업’, ‘ 리무진업등으로 정의됐다. 그러나 우버는 이런 정의가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사업을 운송네트워 크 업 체 (TNC: Transportation Network Companies)’라 표현하고 있다.


우버에 따르면 운송네트워크업체란 운전기사를 고용하거나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승객에게 차량을 주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 단어는 캘리포니아 공공기업위원회(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20139승차공유제도를 통과시켰을 때 처음 등장한 단어이다.


앞서 언급한 우버 조례는 우버와 리프트(Lyft)와 같은 다양한 승차공유 플랫폼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던 운전기사의 신원조회 및 범죄경력조회, 공인된 정비공을 통한 차량 검수,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 보험 등에 대한 세부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 중 가장 주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 바로 보험부분이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 주는 최초로 승차공유법을 통과시켰고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보험에 대한 규정이다. 해당규정은 기사가 운송 의뢰를 받는 순간부터 서비스가 종료되어 고객이 차량을 떠나는 시점까지 운송네트워크회사들이 최대 100만 달러까지 책임 보험을 제공해야 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물론 이는 우버에 의해 이제까지 보장됐던 범위와 같다.


캘리포니아 주의 조례는 이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운송네트워크회사들이 기사들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시점을 기사가 어플리케이션을 화면에 띄운 순간으로 보고 있다.


우버의 목표는 단순하다. 그저 승차공유 서비스들이 기존 법과 제도를 통해 보호받지 못하던 부분을 극복하여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물론 주마다 조금씩 상이한 모습으로 조례가  통과되고 있지만, 더욱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명시한 곳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5월 통과된 일리노이 주의 승차공유 조례법안에서는 운송네트워크회사들로 하여금 앱 상에서 운전기사의 사진과 예상 요금을 제시하고 서비스가 종료되면 전자 영수증을 발송할 것을 추가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조례는 우버와 같은 운송네트워크업체들 이 운전기사들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우버 운전기사는 일반적인 정규직원과 시간제 계약직 그 중간 어디쯤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관리 및 규제 방법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통과된 조례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히 규정이 나타나있다. 만약 차별을 바탕으로 한 승차거부, 약물 복용 혹은 음주가 의심되는 경우로 인해 고객의 항의가 들어오는 경우 해당기사의 승차공유서비스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버 조례는 첫 번째로 우버의 업에 대한 정의, 즉 운송네트워크업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고 있으며, 두 번째로 운전기사의 신원 및 범죄경력 조회의 범위, 차량검수 범위와 방법을 규정해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보험적용가능 시점과 범위, 그리고 서비스 제공에 관한 세부 규정 등을 제시했다. 이렇게 사업에 명확한 기준과 안정성을 부여해 이를 규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우버와 같은 운송네트워크업체들이 잇따라 성공가도를 달리며 성장함에 따라 조례 내에 관련 규범들 또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최근 미국 포틀랜드 시는 우버가 승객들에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차량을 제공하도록 하는 규범을 추가하기 위해 그 초안을 잡고 있다.


또한 우버는 자신들에게 해가 될 만한 안건들을 막기 위한 로비 활동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일리노이 주의 입법자들이 더욱 철저한 우버 운전기사의 신원조사 안건을 만들어 통과시키려고 했을 때, 우버는 이에 반대해 로비활동을 진행했고 결국 이 안건은 거부된 바 있다.

우버는 새로운 도시로 사업진출을 꾀하며,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빠른 시간 내에 그 도시들이 우버의 조례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우버 조례가 합법화된 18개의 도시들을 살펴보면 그 중 10개의 도시들은 조례가 통과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도시들은 우버가 수년간 사업을 운영해온 시애틀, 워싱턴DC와 같은 도시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또한 우버가 사업을 런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칸소 주의 리틀락(LittleRock), 테네시주의 채터누가(Chattanooga)와 같은 도시들도 있다.


혹자들은 스타트업과 법적규제는 언제나 어울릴 수 없다’, ‘ 법적규제는 스타트업을 죽인다고 주장하곤 한다. 이런 주장과 반대로 자신들의 성공적인 행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었던법규제에 정면 돌파해 스스로 새로운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우버.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 물품 배송, 식료품 배달, 카풀, 수상운송수단, 등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다양한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버가 이제는 자신들의 업을 스스로 규정하며 새로운 법안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우버 조례는 아직까지 17개의 도시에서 합법화되었을 뿐이지만, 언젠가 스타트업들도 자신들의 에 초점이 맞춰진 명확한 제도아래 활개를 펼 날이 있지 않을까. 이들의 고군분투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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