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허준의 동의보감에 보면‘통즉불통 불통즉통’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란 뜻이다. 의학 서적이므로 몸 안의 피나 기(氣)의 흐름을 이야기 한 것이겠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입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원활하면 그 조직은 아픈 곳이 없을 테지만, 어느 한 두 곳의 흐름이 막혀있으면 언젠가는 혈관이 막혀 쓰러지듯 조직 건강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조직의 소통을 몸의 동맥이나 정맥에 비유하곤 한다.
그 소통의 흐름 중 가장 막히기 쉬운 것 역시 바로 ‘신뢰’이다. 구성원간의 신뢰가 쌓여 그 위에 관계가 형성된 조직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여 쓸데없는 갈등으로 힘을 빼지 않는다. 신뢰가 있으면 형식적인 관리나 통제 프로세스를 만드느라 괜한 곳에 힘을 쏟지 않아도 된다.
50 : 80 : 120의 법칙이 있다. 회사에 입사하여 처음엔 자기 능력의 50%만 발휘한다. 그러다가 다른 회사보다 월급을 더 많이 주면 능력의 80% 정도를 발휘하게 된다. 아직 자기가 가진 100%의 능력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직원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면 가진 능력의 120%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회사가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란다면 그 직원을 믿고 신뢰해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신뢰가 서로 오고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을 무조건 신뢰하지는 않는다. 아직 그 사원의 능력도 모를뿐더러 그 사람이 신뢰를 해도 되는 사람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시절에 매일 복사만 하고, 잡무에 가까운 서류 정리를 하고 절쇄기에 A4용지만 파쇄 한다고 불평을 할 수도 있다.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싶지만 이런 시시한 일만 시키니 맥이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사장이 된다면 갓 입사한 직원에게 수십억의 수주 업무를 시키겠는가? 회사의 사활이 걸린 신제품 개발 업무를 맡기겠는가? 아마도 그렇게하지못할것이다. 복사를, 서류정리를, 또는 보고를 시켜본 후에 그 일을 잘 해낸다면, 조금씩 더
큰 일을 주게 되고 그와 함께 조금씩 신뢰를 주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리더가 처음에 복사와 서류정리를 잘했기 때문에 지금의 그 자리에 오른 것이고 그만큼 신뢰를얻는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신뢰를 받기 위해 서는 신뢰 받을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를 보내야 한다. 조직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위의 사례에서도 언급되었던 ‘올바르고 적절한 보고’이다.
문서작성귀재들
거리의 수많은 간판을 보면 가끔 머리가 아프다. 악다구니도 저런 악다구니가 없다. 너도나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 애쓰지만, 눈에 제대로 들어와 박히는 간판이 드물다. 다들 제 나름대로 걸어 둔 간판일 텐데 어느새 도시의 공해로 전락하고 있는 처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의욕만 앞세운다고 뜻이 절로 통하는 건 아니다. 주변 상황을 고려해, 내용에 맞는 형식을 적절히 구사했을 때 비로소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렇다고 여기서 1920년대 카프 문학의 대표 주자였던 김기진, 박영희의 내용∙형식 논쟁을 되새김질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내용과 형식의 조화가 이뤄져야 참다운 소통이 가능해지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 글자만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문서와 이미지가 적절히 섞여 있는 문서 중에서 하나를 골라 읽으라면 십중팔구 대개의 사람들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텍스트는 ‘읽어 내야 하는 ’적극적인 노동이 수반되지만, 이미지는 주어지는 대로 그저 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동등한 양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있을 때 후자가 내용을 더 빠르게 전달하고 이해시킨다. ‘같은 값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한술 더 떠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도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형상화하는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신제품 설명회, 투자 유치, 수주 경쟁, 각종 기획서 등 프레젠테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어떻게 하면 흡입력 있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프레젠터가 될 것인가는 많은 직장인의 고민이기도 하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강력할 이미지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현란한 이미지보다 짧은 말 한마디가 깊은 인상을 심어 줄 수도 있다. 텍스
트와 이미지를 어떻게 조합하고 반죽할 것인가는 오로지 자신의 몫. 프레젠테이션 스킬과 전략에 대한 수많은 강연과 책은, 역으로 그것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방증한다. 영어 동사 ‘See’의 용례가 아니더라도 본다는 것은 앎(知)으로 귀결된다. 알아야 통할 수 있다. 문제는 결국 설득이고 소통일 터. 텍스트를 활용하든 이미지를 활용하든 진심이 전달된다면 절반의 성공은 이루어진 셈이다. 상대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 나는 어떤 꽃으로 프러포즈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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