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 흔히들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인맥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인맥이란 무엇이고, 인맥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면 인맥이 넓어지고, 가끔씩 술 한잔 기울이면 인맥이 관리되는 것일까? 폭넓은 인관관계를 바탕으로 더 높이 비상하고자 하는 신참내기 물류인 두 명이 그 해답을 찾아 나섰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인맥 관리, 인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범한판토스 인사팀 조지선 씨(24)와 CJ GLS 3PL영업팀 유상우 씨(30)를 위해 삼영물류 이상근 사장(51)이 멘토로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20여 년 동안 한결같은 물류 외길 속에서 자신 만의 인맥관리 비법을 개발하여 실천하고 있는 이 사장은 현재 관리하고 있는 인맥만 1000여 명에 달한다. CLO 5월호에 소개된 '소통의 달인-문서 작성의 귀재들'에 이어 '으뜸자산 인맥관리' 편을 연재해 소개한다. <editor>
인맥은 동행이다
글. 김철민 기자
'인맥은 동행'이라고 강조하는 이상근 사장은 인맥 관리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부터 버리라고 요청했다. 인맥을 자신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나 어떤 일을 부탁해서 덕을 볼 수 있는 대상쯤으로 생각하기가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평생을 함께하며 우정을 나누는 동지이자 친구가 바로 인맥이라 강조했다. 물론 좋은 인맥이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신뢰를 쌓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의 욕심이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작된 관계는 절대 무한 신뢰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인맥을 구할 때는 자신의 '필요'를 앞세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맥 간에 정도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도를 벗어나면 인맥이 아니라 부정한 유착 관계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맥이란 평생토록 정도를 걸으며 함께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만남'과 '진정성', 그리고 의식적인 인맥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상근 사장의 설명이다. 이 사장과 조지선, 유상우 씨의 만남은 이메일 질의와 답변을 통해 진행됐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고민의 내용과 깊이는 달랐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띤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폭넓은 인관관계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있죠. 그런데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기분이랄까요? 항상 답답하죠."
올해로 직장 생활 3년째인 범한판토스 조지선 씨(24)에게 인맥 관리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회사에 출근해 하루 종일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사무실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가는 생활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주말에 자기계발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친한 친구들과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정도다. 회사를 벗어나 사회적인 인맥을 만들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는 셈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원래 깊이 탐구하고 호기심도 강한 성격인데 주변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아요."
조지선 씨는 스스로를 활발한 성격이라 평한다. 평상시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도 자신감이 있다.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그러나 반드시 많은 사람을 알아야 좋은 아니라고 말한다. '마당발'이라 할지라도 실속이 없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반영하듯 조지선 씨의 질문의 인맥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어떻게 내딛어야 하는지에 집중됐다.
Q.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요.
A. 일단 기존의 인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가까이는 학교 동기, 학교 선후배, 군대, 종교단체, 동아리 등을 통해 자신과 인연이 닿는 인맥에 대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인맥을 구축하는 것은 먼저, 기존 인맥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소개 받는 방법이 가장 유용하다. 가까이는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회사 내외의 인맥을 구축하고, 동종업계의 모임(세미나, 교육, 동호회, 인터넷 까페 등) 등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기회가 없다'는 것은 '인맥에 대한 갈증이 심하지 않거나 지금 당장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맥은 평상시에 차근차근 쌓아 가야 한다. 필요한 때 만들려고 하면 이미 늦다. 절실하게 구하라. 그러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Q. 첫 만남이 어색하고 불편해요.
A.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다. 그의 취미나 특기 등을 알면 훨씬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여 주고, 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만남의 기술도 쌓을수록 느는 법이다. 만약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면 당일 신문이나 방송에서 공통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항으로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여러 사람을 자주 만나다 보면 그런 고민은 저절로 해소되리라 믿는다.
Q. 자신을 오래도록 상대방의 기억에 남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항상 상대방에게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무언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때 상대방에 기억되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주는 대로 받는다. 주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에 바탕을 둔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다. 하지만 내가 다섯을 주고 다섯을 받는 다는 생각으로 준다면, 상대는 여섯을 주고 넷밖에 못 받는다고 생각한다. 항상 '내가 손해 본다'는 생각 즉, 여섯을 주고 넷만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와 학업(대학원)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니 인맥관리에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2007년에 입사한 CJ GLS 유상우 씨는 일과 학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여유시간이 많질 않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인맥관리에 시간배분이 어렵다고 말하다. 취미활동으로 주말에 자건거를 타는 것 이외에 동호회 활동은 하질 않고 있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잖아요. 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과 교류하다보면 다른 세상을 공유할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두려움보다 호기심을 더 크게 느낀다는 유상우 씨는 소중한 인맥을 쌓아 하는 것이 인생의 원동력임을 잘 알고 있다. 지난 연말에 직장, 동문회 등에서 열린 수차례의 송년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만큼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간혹 선의에 의한 자신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면 고민도 깊어졌다.
Q. 남녀 사이에도 진정한 인맥을 만들 수 있을까요?
A. 인맥 관리를 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물론 남자와 여자는 생각이나 감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이성적인 감정을 품고 있을 때는 오해의 소지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자기 관리다. 인맥 관리란 곧 자기 관리다. 이때는 과분한 친절이나 배려 등 상대방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자제하고 항상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완벽한 자기 관리라 할 수 없다.
Q.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A. 먼저 자신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 전에 자신에게서 찾아보고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문제를 타인에게서 찾으면 원인을 찾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다른 사람은 내가 바꿀 수 없다. 나에게 원인을 찾지 없는데도 계속 나를 화나게 하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 의사를 분명히 전하고, 상대의 생각을 분명히 듣는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도 해결이 안 된다면 단호하게 관계를 끊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어떤 기준으로 인맥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세요?
A. 보통 한달에 30장 이상의 명함을 받는 입장에서 만난 사람 모두를 관리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의 관계성도 중요하지만 과거나 미래의 관계도 같이 보면서 우선순위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관계가 깊었으나 현재에 그 관계가 적어진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되고, 현재는 관계가 적으나 미래에 관계를 높이고 싶은 사람에게 관심을 많이 주고 있다.
유상우 씨의 질문은 인관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문제에 집중했다. 반면에 조지선 씨는 적극적으로 인맥을 개척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인맥이 풍성해질 미래에 대비한 관리 요령도 두 사람의 공통적인 관심사였다.
Q. 사람에 따라 인맥 관리 방법을 달리해야 하나요?
A. 인관관계에서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고 차등 관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모두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다만 그 사람의 나이나 직위 등에 걸맞는 예의와 표현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보내더라도 젊은 사람에게 보내는 것과 나이 든 분에게 보내는 것은 그 내용이나 어투가 달라야 한다. 따라서 한 번에 여러 사람에게 메일을 보낼 때는 나아와 직위가 비슷한 사람끼리 그룹을 짓는 것이 좋다. 이때 한 그룹은 10명을 넘지 않도록 한다.
Q. 인맥이 늘어나면 관리가 어려운데 효율적인 비법은 없을까요?
A. 인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맥을 그룹화 할 필요가 있고, 그 그룹 내에서 다시 등급화 할 필요가 있다. 회사동료, 업계지인, 고객 , 업무관련자, 정부나 협회관계자, 친구, 동창, 친인척, 종교단체, 동호회원, 교육동기 등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 그룹 내에서 다시 등급화 시켜서 1년에 한번 연하장을 보내는 수준에서부터 반기, 분기, 월, 주, 매일 전화나 메일을 통해 연락하고 만나는 수준 등으로 등급화하고 이에 따라 관리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이다. 아쉬운 일이 있어야만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는 사람은 관리에 실패한 표본이다. 평상시에 하는 안부 전화나 메일 한 통이 수천배 더 중요하다. 이때도 작위적인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인맥이 근무하는 지역에 출장을 가거나 방문할 때면 업무를 마친 뒤 자연스럽게 연락해서 차 한잔이라도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경조사에는 빠지지 말아야 한다. 인맥 관리를 위해 따로 정리된 수첩을 사용하면 매우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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