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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총알배송' 서로 다른 '감동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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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1. 6. 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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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교훈이었다. 회사의 핵심기능을 아웃소싱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전자상거래를 하는 회사로서 우리는 처음부터 창고운영 관리를 회사의 핵심기능으로 간주했어야 했다. 그 기능을 제삼자에게 위탁하고 그들이 우리만큼이나 우리 고객에 대해 신경을 써줄 것이라 믿은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였다. 재빨리 대응했기에 망정이지 재포스는 이로지스틱스 때문에 망할 뻔 했다. - 딜리버링 해피니스 중에서

위 내용은 재포스가 2002년 겪었던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이야기하고 있다. 2002년 늘어나는 매출로 기뻐하던 재포스는 이로스틱스라는 3PL(Third Party Logistics, 3자물류기업)업체의 제안을 받는다. 여러 가지 사항으로 검토했을 때 재포스와 이로지스틱스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었던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으나 3PL기업인 이로지스틱스에서는 재포스에서 생각하고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고 결국 재포스는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하고 있다.
  
재포스(Zappos)는 온라인 신발회사로 10년 만에 연간 총매출이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고객에게 행복을 배달한다는 재포스의 경영철학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재포스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 거래업체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독특하고 재미있으면서도 탄탄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포천지에서 발표하는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재포스는 독립성과 기업문화를 보장받으며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 12억 달러(1조4000억원)에 인수됐다. 

재포스는 물론 전자상거래의 핵심격인 아마존에서도 자체 물류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왜 어렵고 힘들고 거기다가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해답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바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무슨 고객 만족 서비스와 연관이 되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분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가격과 함께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배송 기간이다. 

예를 들어 내가 주문하려는 동일한 가격의 상품이 한곳은 내일 배송이 되고 한곳은 언제 배송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느 곳에서 주문을 하겠는가?  아니면 가격이 다른 곳보다 저렴하지만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그 상품을 구입하겠는가? 그리고 배송은 빨리되었지만 규격에도 맞지 않는 박스에 상품이 안에서 덜렁거리게 포장되거나 포장 테이프로 아무렇게나 칭칭 감아서 포장되어 온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봤다면 한번쯤 경험했던 일들일 것이고 다음번에는 그곳에서 구매를 할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최초 전자상거래가 시작됐을 때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함이 소비자들을 전자상거래에 빠져들게 했고 차츰 전자상거래 간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가격만 가지고 승부를 걸 수 없는 상황이다. 상품의 원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낮출 가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쇼핑몰들을 보게 되면 "금일 오후3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받아볼 수 있습니다."라는 식의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격이 동일하고 품질이 같다면 이왕이면 빨리 받아 볼 수 있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배송 속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도서 전문몰 분야다. 특히 yes24, 인터파크, 알라딘의 경우 빠른 배송 서비스(총알배송, 하루배송 등)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워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대한민국 만의 현상일지도 모른다.

포장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다. 가끔 쇼핑몰에서 주문을 하다보면 불쾌한 경험도 있지만 즐거운 경험도 있다.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얼마 전 카메라 가방을 하나 구입했는데 정갈하게 포장된 박스로 배송되어 기분이 좋고 박스를 뜯어보니 가방 안에 캔 커피가 하나 들어가 있어 더욱 놀랍고 감동스러웠다. 필자는 이런 경험을 하고 어떻게 했을까? 그 상품의 제품평에 사진까지 첨부하면서 손에 불이 나도록 칭찬 리뷰를 작성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빠른 배송 서비스와 감동 포장 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판매 가격을 떠나 다음번에도 또 구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그냥 나올 수 있었을까? 이런 서비스가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그건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 만족을 위한 프로세스 개선의 노력을 끊임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비용이 절약된다는 이유로 제3자에게 맡긴다면 다른 곳과 유사한 서비스는 제공할 수 있겠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세계 제일의 전자상거래 업체와 국내 주요 쇼핑몰에서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전자상거래에서 10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물류 서비스에 의해 매출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모습들을 많이 경험했다. 전자상거래의 많은 부분이 판매와 마케팅 전략에 집중되어있지만 의외로 물류서비스를 통한 매출 증감요인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전자상거래를 운영하고 있거나 앞으로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런 점을 잘 고려해 전략을 잘 짜야할 것이다.

who?

전광일 매니저(35)는 11번가 도서부문 기획마케팅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10년간 인터넷쇼핑몰에서 물류만 담당한 현장출신 전문가로 예스24와 디엔샵 등에서 물류센터 시스템구축 등 기획*관리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아왔다.이메일: nanta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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