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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SCM 인프라를 갖춘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

INSIGHT

by 김편 2011. 7. 1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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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철민 기자
사진. 김홍지 객원기자

해마다 매실 출하기가 되면 할인점 등 유통업계 설탕 판매가 급증한다. 가정에서 만드는 매실주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설탕 외에도 올리고당, 보관용기 등 매실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관련 상품의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롯데마트는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인기상품을 정리해 1년 52주간의 계획치를 세워 시스템에 반영했다. 과거에는 매실주 시즌이 와서 매실 판매가 늘어나면 그제야 설탕을 평소의 몇 배로 주문했다. 그렇다보니 물량이 부족하거나 나중에 불필요한 재고가 쌓이는 게 태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들의 구매패턴을 사전에 파악하고 시즌 전에 미리 발주하다 보니 협력업체들도 스케줄링을 조절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editor>

"유연한 SCM 인프라를 갖춘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

롯데마트는 현재 국내 92개와 해외 3개국 106개(중국 82개, 인도네시아 22개, 베트남 2개) 등 총 198개 점포를 보유 중이다. 우리나라 유통기업 중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매장을 갖고 있는 곳이 롯데마트다. 이렇듯 공격적인 롯데마트의 글로벌 공략은 표준화된 IT전략에 있다. 롯데마트는 전 세계 매장에 자체 개발한 MD시스템과 SAP 패키지 기반 재무∙회계 시스템으로 만든 글로벌 표준 패키지를 개발해 구축 중이다. 또 모든 추가 개발도 국내 본사에서 관리 중이다. 현지에는 운영인력만 상주해 있다.

롯데마트의 CSCO(SCM최고임원) 김경환 상무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스템을 쓰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 경영에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현지에서 판매되는 다른 패키지를 도입하는 것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더 클지는 몰라도 전 세계 정보를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용절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현재 지속적으로 확대중인 해외매장까지 포함하는 최적화된 글로벌 SCM(공급망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올해 롯데마트의 캐치프레이즈는 ‘進一步(진일보) 2011년’이다. 모든 것 하나하나를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혁신 및 개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 진일보에 나선 롯데마트의 ‘통큰’ SCM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경환 롯데마트 신사업본부 상무를 만나봤다.

그 동안 추진된 SCM 5개년 전략에 대해 설명해 달라.
롯데마트의 SCM 5개년 전략은 2005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마무리됐다. 처음 롯데마트 SCM에 대한 느낌은 야생마와 같았다. 열정과 잠재력은 강했으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그래서 처음 시작한 작업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컨설팅(액센츄어 재직시절)부터 함께 준비했던 물류센터 기반구축 및 SCM 조직설계를 기반으로 해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목표는 2010년‘업계 No.1 SCM 능력 확보’였다. 그 결과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물류센터 오픈 ▲진열-발주-재고 통합솔류션 구축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이 같은 성과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물류수익은 현재까지 600억원의 순증 효과가 발생했고, 통합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대비 매장의 재고는 100억원 이상 감소하면서 매출은 1000억원 이상 증가되는 혁신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 밖에도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 ▲유통기한 자동인식 시스템 등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안전성에 대한 고객만족도 이끌어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롯데마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위해상품 차단시스템은 현재 국내 각 유통업체 1만7000여개 이상의 매장에서 도입할 정도로 대표적인 고객 안전관리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협력사와 동반성장한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나?
유통기업 입장에서의 협업은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함께 나누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선 물류 입고 단계부터 개선을 시작했다. 과거에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롯데마트 물류센터에 와서 일일이 상품을 분류했다. 그래서 오산 물류센터를 설계할 때 ▲상품자동 분류기(Auto sorter) 도입 ▲시간대별 입차 관리 등 납품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런 개선 노력으로 그동안 3시간 이상의 납품대기시간과 평균 2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했던 협력업체의 납품체계가 30분 이내로 줄게 됐다. 자연스레 협력업체의 물류비용은 절감이 됐고, 이런 비용절감은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풀무원과 함께 진행한 CM(Category Management)도 고객중심의 진열효율 개선 작업을 실시한 협업사례 중 하나다. 과거에는 주로 바이어의 시각으로 진열전략을 수립했던 관행을 탈피해 고객 관점에서 상품을 찾기 쉬운 매장을 구현하는데 앞장섰다. ‘주거 환경별 진열 & 프로모션 진열 전략 차별화’를 주제로 고객 분석 및 매장 진열대장(POG) 변경 등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고객 거주 지역별 진열대장을 점별로 제공해 고객만족을 극대화했다. 이 사례는 지난 2008년 ECR Asia Pacific Conference 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VMI(Vendor Managed Inventory)도입을 통해 제조의 S&OP 단계부터 유통의 고객까지의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공동 수요예측을 통해 생산-유통-판매까지의 효율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재고보유일수를 기존 대비 20%이상 개선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유통기업의 공급망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데….
롯데마트는 일본지진과 방사능 유출로 인한 소비자의 구매욕구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한 대체 상품들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상품의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등 환경변화에 대해 매우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에 주력 중이다.
예를 들어 일본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품질이 좋으면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대체 상품으로 신속하게 확보해 공급했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또 업계 최초
로 방사능탐지기, 금속탐지기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안전하게 관리,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 IT분야 대한 투자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나?
진열효율을 최적화 시킬 수 있는 POG 제네레이터 등 현장업무를 보다 효율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또 신선발주 시스템 역시 올 8월에 새롭게 구축될 예정
으로 이를 통해 신선상품에 대한 이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CM 측면에서 녹색활동은 어떤 것들이 강조되고 있나?
녹색경영은 현재와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천사항이다. 롯데마트는 친환경매장 운영을 위한 녹색물류 실천 과제로 ▲탄소배출 감소 및 에너지 절감 ▲폐기물 감소 등 GMS(Green
Management System) 인증 취득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등 정부 시책에 적극동참하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배송차량의 과속여부를 센터에서 관제할 수 있는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을 갖췄으며, 에너지 절감 시설의 구축, 효율적 배차관리, 비파괴당도계 사용 등을 통해 폐기되는 상품을 최소화 하는 등 물류현장에서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롯데마트는 2010년 한국SCM학회에서 환경경영사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유통업계 신선물류센터 활용이 늘고 있다. 향후 확대 계획은?
신선물류센터 운영의 핵심은 효율적인 콜드체인시스템(Cold Chain System)에 달려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최대 110여개 매장에 상품 공급이 가능한 오산과 김해 2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으로 현재로서는 물동량 대비 충분한 운영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18년 롯데마트의 비전 실현을 위해 국내에 다양한 형태의 점포들이 지속적으로 출점한 계획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기존 오산과 김해 2개 거점 운영에서 제3 물류센터 신규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롯데마트는 전국 3개 거점에 물류 인프라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 유통사업의 성공여부는 택배 등 배송시스템에 있다. 차별화전략은?
올초 롯데마트는 온라인 수배송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고 한진택배를 운송협력사로 일원화했다. 점포 개별적으로 계약∙운영하던 배송업체를 하나의 업체로 통합해 비용절감, KPI 관리 강화 및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 배송차량을 3온도 3실 구조로 운영해 고객 주문상품의 선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스마트패드를 이용한 피킹/패킹 시스템과 배송 최적화를 위한 TMS시스템을 도입해 고객과의 약속시간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내 등 상습 정체 구역 또는 차량 투입이 힘든 지역에 대해서 업계 최초로 오토바이 택배를 도입해 신속한 배송 및 효율화를 이끌어 내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환경 문제를 위해 고객 배송시 포장폐기물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에코박스 배송을 장려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에게 SCM 도입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면?
중소업체가 최소한 수십억이상이 소요되는 SCM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도입비용 뿐만 아니라 인력 등 운영비용까지 감안한다면 SCM도입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SCM시스템 구축보다는 대기업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업체에서 제공하는 솔루션과 정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SCM프로세스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먼저 자사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통큰 상생경영의 모습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SCM은 결국 원활한 소통이다. 이에 대한 철학은?
이상적인 소통이란 서로가 상대방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이고 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소통의 필요성이 느껴지면 그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정서상 윗사람이 일방적인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지시가 아닌 대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서로 마주 보는 위치에 앉아 대등하게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듣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듣는 귀만 있다면 대화상대가 누구이던 항상 새로운 깨달음과 배움을 얻는 것 같다.

많은 젊은이들이 SCM/물류 분야에 꿈을 안고 도전 중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할수록 근간을 이루는 안정적인 프로세스나 인프라가 중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SCM의 중요성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예로 일본의 대지진 이후에 빨리 정상화된 기업을 보면 안정적이며 유연한 SCM인프라를 가진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SCM이라는 분야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인데, 첫 번째는 평상시에 무슨 일을 하던 자기가 이루려고 하는 목표에 대한 방향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 IT회사에서 개발/영업/컨설팅 등의 다양한 일을 했지만 항상 유통에 관련된 일만을 하려고 했고 결국은 유통회사로 옮길 수가 이었다. 두 번째로 장기와 단기의 적절한 조화다. 목표가 크면 클수록 계획도 장기화되는데 요즘 세상에 몇 년이고 성과가 나기를 기다려 주는 경영자는 없다. 따라서 계획과 성과에 있어서 장기와 단기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단기성과를 지속적(정기적)으로 보여 줄 수 없는 장기계획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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