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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의존도↑ 글로벌 SCM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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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1. 10. 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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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 도요타 등 일본의 유수한 대기업들이 2자물류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연구한 '일본 물류자회사(2PL)의 문제점과 대응 사례 분석' 자료를 보면 2자물류가 글로벌 SCM 구축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경영을 위해 그 핵심역량으로 글로벌 공급망(SCM)를 선택한다. 하지만 2자물류업체들은 국내 운송, 창고보관 등 단순 물류만을 해왔기 때문에 최적의 글로벌 SCM 구축에 걸림돌이 됐다. 이는 자연스레 최적의 SCM을 구축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3자물류와 경쟁력에서 뒤떨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모회사의 지나친 의존도 때문에 2자물류 기업 자체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구조도 가지고 있다. 

일본의 2010년도 매출 상위 150대 2자물류업체들을 살펴보면 3자물류를 수행하는 기업은 44곳이며, 이들 기업의 3자물류 실적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특히 일본담배산업(담배 제조업 1위)의 물류자회사인 TS네트워크의 3자물류 매출액은 제로였다. 2위인 히다찌제작소의 물류자회사인 히다찌물류는 70%, 2위 JFE물류는 44%, 도시바물류는 26%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3자물류 활용은 높은데 비해, 상위 2자물류업체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매출을 모기업에 의존(68%)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 물류자회사의 3자물류 영업이 강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그 규모는 제한적이며 물류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6년 일본 2자물류기업을 상대로 외부 영업(3자물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 기업의 29%가 '모회사의 업무가 전부'라는 응답이 29.2%, '외부영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행 부족'이 20.8%로 조사됐다. 나머지 50%는 '적극적으로 외부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이들 업체의 절반은 외부 매출이 20% 미만에 불과했다. 결국 모기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외부영업을 강화하더라도 사업 규모는 미미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현재 물류현황은 한마디로 '물류비는 증가, 효율성은 저하'로 표현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0년 12월에 발표한 ‘2008년 국가물류비 산정 및 추이 분석’ 따르면 GDP대비 국가물류비가 2000년 16.3%에서 2008년 17.4%로 증가했다. 액수로는 2000년 94조원에서 2008년 178조원으로 동기간 연평균 8.3% 증가했다.
반면 물류활동부가가치는 2004년 53.5%를 정점으로 하락해 2008년 43%로 나타났다. 기업물류비는 2001년 89조원에서 2009년 152조원으로 연평균 6.9% 증가했다. 다만 기업물류비는 매출액 대비 감소세이며 일본(2009년 6.6%)보다는 4.8%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중 3자물류비는 2005년 42.9%에서 2009년 39.6%로 낮아져 오히려 2자물류 비중이 높아지는 기이현상으로 변했다. 이 같은 현상은 2자물류기업에 3자물류 실적도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3자물류 경쟁력 강화와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2자물류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3자물류 활성화를 위한 다른 정책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방편으로 일본의 현 2자물류 재편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은 3가지 방향으로 2자물류를 재편하고 있다.
첫째, 그룹내 지역, 기능별로 복수로 존재했던 2자물류사들을 통합시켜 간접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 전국 네트워크 구축 또는 모기업에 따른 2자물류기업 재편을 의미한다. 그 예로 동경우유운수와 칸트라는 서로 합병해 명치로지텍(명치유업明治乳嶪)을 설립했다.
둘째, 2자물류를 해산시키거나, 반대로 지분율 증대로 완전 자회사화 한다는 것이다. 석원업체는 2007년 10월 2자물류사를 해산시키고, 기능을 본사로 흡수시켰다. 미쯔이화학도 2008년 1월, 미쯔이화학물류를 본사로 흡수시켰다. 미쓰비시제지 또한 2008년 7월, 랑속통운의 지분보유율을 92.6%에서 100%로 완전 자사화했다.
셋째, 물류 아웃소싱 흐름에 따라 2자물류회사를 매각하는 방법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IBM은 2008년 1월 2자물류사인 일본IBM로지스틱스의 모든 주식을 안전창고에 양도했다. 다카노푸트(낫토회사)도 2자물류사인 다카노물류서비스의 모든 주식을 히다찌물류에 양도하면서 물류를 위탁시켰다. 

이렇듯 현재의 일본 2자물류는 사라지는 추세다. 2004년 6월부터 2010년 10월 동안 발생했던 2자물류의 신설, 매각, 양도, 해산, 정리 등 총 70개의 사례를 살펴보면 신설은 13개 기업에 불과했다. 반면 매각, 양도 28개, 해산, 흡수합병 29개로 81%가 2자물류를 정리했다.
이런 점에서 국내 물류산업도 일본의 2자물류업체들이 갖는 구조적 문제점과 같은 요인으로 동일한 변화가 예상되며, 이에 대한 사전대응이 적극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방안으로 먼저 정부가 2자물류로 편성되는 물류 구조를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3자물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관련 제도를 개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2자물류업체도 인증되는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로는 물류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국가물류기본계획 수정계획의 실행계획 수립 시 3자물류기업만을 위한 육성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특히 글로벌 물류기업 인증제도에 있어서 3자물류업체의 독자적인 해외진출 또는 화주업체와의 동반진출을 지원하는 자금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은 국가적 SCM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아울러 물류업계 스스로가 단순물류 기능에서 벗어나 3자물류의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끊임없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기업들이 각각 차별화된 서비스 사업모델 개발과 시장을 개척하고, 물류진단, 유통가공서비스, 물류센터 운영 등 지금까지의 운송, 보관, 업무에서 벗어나 물류전반의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영에 부합된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셈이다.  


<이장균 박사 미니 인터뷰>

- 일본 물류자회사 분석자료가 흥미롭다. 현재 한국의 2자물류 상황을 일본과 비교한다면?
양국의 경기여건, 물류기업들의 조사자료 등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정확히 설명한 순 없다. 단, 일본의 2자물류는 70년대 고도성장에서 비롯되었고, 경기침체를 겪던 90년대 후반 모기업의 글로벌 경영 확대에 데가 연결회계 준칙의 도입 등 여건 변화로 3자물류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비춰볼 때 한국과는 약 10년 정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2자물류기업들이 3자물류로 전환 또는 인수될 때 나타난 문제점이 있나?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2자물류업체들이 3자물류로 전환 했을 때 과연 모기업의 물량보다 더 큰 물량을 3자물류로 얻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2자물류기업들이 3자물류기업으로 전환할 때 외부 물량은 대략 30% 수준에 머무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2자물류라는 물류구조가 있는 곳이 한국과 일본뿐이라는 점에서 3자물류 전환의 한계를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2자물류가 3자물류로 전환하는 것과 3자물류를 독자적으로 키우는 것은 결과적으로 다르다. 

- 최근 CJ GLS가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또 포스코와 삼성 등이 여러 방면에서 자가물류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를 놓고 '2자물류시장 확대' 또는 '3자물류로의 전환' 등 상반된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보는가?
재편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충분한 데이터도 없을 뿐더러 국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기업의 여건이 그렇지 않다. 먼저 일본은 기본적으로 물류기업을 조사할 때 2자물류와 3자물류를 구분하지만 한국은 모두 포함해 조사해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기업은 3자물류 보다 자신들의 2자물류기업의 몸집을 키우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3자물류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이 옳다면 적어도 대기업의 2자물류기업은 3자물류로 전환하거나 3자물류를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의 물량은 커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물류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볼수 있다.    

WHO?
중앙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표준협회 전자상거래지원센터 전문위원, 한국전자거래협회 편집자문위원장, 한국전자거래진흥원 e-비즈니스통계위원회 위원, 2010년도 대한민국 유통대상 심사위원 (대한상의) 등을 역임했다. 현재 KDI 경제전문가 모니터, 지식경제부 국가기술인력지도사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 위원 등을 맡고 있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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