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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더 이상 물류를 욕되게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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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1. 10.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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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CLO] 2010년 10월, 모 대기업 방계 물류회사 사장이 직원에게 휘두른 야구방망이를 기억하는가? 매질에 대한 맷값으로 수천만원이 건네져 화제가 됐다. 당시 유명한 재벌가 2세의 폭행사건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사적인 보복으로 빗겨간 물질만능주의를 지켜본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11년 10월, 모 생활용품 세제기업 회장이 직원에게 내던진 슬리퍼가 또 화제다. '빨래엔 OO' 바로 그 회사다. 알려진 바로는 회장은 직원에게 종이칼로 찌르고, 구두로 때리는 등 몰상식한 행위를 일삼았다. 비밀을 폭로한 전직 임원에게는 청부폭행까지 행사했다. 특히, 회장일가들은 회삿돈을 마치 개인돈 쓰듯 빼낸 사실도 확인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됐다. 밖에선 세탁물에 필요한 향긋한 섬유유연제를 팔더니, 안에선구릿내 나는 세탁물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이번 사고에서도 어김없이 물류가 빠지질 않는다. 인터넷 물류논객 후버에 따르면 이 세제기업의 물류자회사는 OO로지스틱스로 회장이 직접 대표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약 100억원. 모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1400여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물류비는 약 7%로 추정된다. 제조업체 치고는 물류비가 낮은 수준이 아니다. 만약 운송비만 계산됐다면 정말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 비도적적인 오너가 운영 중인 회사의 물류비는 공정한 방법으로 지출됐을까? 언론사 대부분이 오너의 폭행사건에 집중한 나머지 이 부분은 관심을 갖질 않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조만간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 짐작된다.  
이야기를 바꿔보자. 대한민국 국민에게 물류산업이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그 동안 국민들이 접해본 물류관련 소식은 굿뉴스 보다 배드뉴스가 더 많다. 생각해 보면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과 오너의 폭행사건, 화물연대 파업, 자살사건, 백마진(리베이트) 등등 온통 상처로 얼룩져 있다. 물론 언론은 사건·사고에 민감하고, 이런 보도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물류가 마냥 매스컴을 통해 반드시 없어져야할 사회악(惡)의 온상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답답하다. 한 가정의 부모와 자식으로 물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자신들에게 너무나도 힘 빠질 일이 아닌가? 
필자는 10여년 넘게 물류인의 이름으로 살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아빠의 직업을 물어보면 자신 있게 물류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요즘처럼 맥 빠지는 뉴스가 나올 때면 물류를 어떻게 설명해 줘야할지 고민스럽다.
때마침 11월15일은 '물류의 날'이다. 물류는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혈맥이자 기업번영과 경쟁력 제고의 원천이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이후, 황무지 벌판에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 첨병 물류기업의 역할이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더 이상 '비자금'과 '폭력' 등 반갑지 않은 뉴스들이 대한민국 물류산업을 욕되게 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물류인들을 슬프게 했던 역대 사건들> 

 

출처: 경향신문 만평


출처: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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