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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 MRO시장, B2B 거래 확산되나

INSIGHT

by 김편 2011. 10. 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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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아이마켓코리아 전격 인수
소상공인…사업조정 합의 변화 '걱정' 
 

 

[CLO=정규호] 인터파크가 삼성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를 인수했다. 이로써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위주인 온라인 시장이 B2B(기업간 거래)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IMK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인터파크는 "B2C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쌓은 역량을 B2B 영역으로 확장해 대기업이 장악한 MRO 시장에 중소업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파크의 IMK 운영 전략은 '개방성'을 바탕으로 '이용자 중심'의 온라인 MRO 시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MRO가 계열사끼리만 거래하는 폐쇄 정책과 달리 기존 온라인 시장처럼 각종 가격 정보와 유사상품 정보, 이전 구매 내역 등 소비자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 특히, 다양한 업체들이 인터파크의 IMK에서 물건을 거래함으로써 MRO 분야에 자유시장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온라인 MRO 시장이 확대되면 기존 인터파크의 B2C 회사들도 B2B 사업을 하고, IMK에서 거래했던 B2B 업체들도 인터파크의 B2C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IMK 매각에 대해 삼성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취지와도 들어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세부 인수 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나서 11월 초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IMK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인터파크는 인수자 실사와 배타적 가격협상 권한 등도 부여받았다.

삼성-인터파크, 중소기업 '상생' 명분 살렸나
사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매각 과정 초기부터 업계 안팎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삼성이 애초 사업부진 등 특별한 매각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IMK를 팔기로 결정한 이유는 MRO가 중소기업영역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 때문이다.
'중소기업 밥그릇 빼앗기'라고 지목돼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내놓은 삼성으로서는 중소기업중앙회 등 상징성 있는 컨소시엄에 IMK를 매각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수천억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인수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차선책으로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중 중소기업을 포함한 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었고, 입찰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 중에선 MBK파트너스 등 기업매수 전문펀드 3개를 제외한 인터파크와 SFA 컨소시엄만이 이 조건을 만족시켰다.
게다가 SFA의 경우 삼성전자 협력사로서, 삼성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만든 장비 제조업체로 현재도 삼성전자가 지분 10.1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매각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이래저래 인터파크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뚜껑을 열기 전부터 싱거운 매각 과정이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인수 후, 합의사항 이행 '변수'…갈길 멀다
반면 관련 중소·벤처기업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해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한 벤처기업협회 측은 "IMK 인수는 중소·벤처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벤처협회 관계자는 "이제까지 좋은 부품이나 자재를 생산하고도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회원사들이 많았다"며 "IMK가 보유한 삼성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작 MRO 업종 소상공인 단체는 기존 사업조정에 대한 합의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앞서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 계열사 및 1차 협력사로 사업대상을 한정하고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한국베어링판매협회단체연합회 등 중소상공인 단체와 사업조정에 합의했다.
베어링협회 관계자는 "인터파크 측에서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다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삼성이 운영할 때보다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우려해 최근 벤처기업협회에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인터파크가 만일 인수하게 된다면 중소기업과의 약속을 잘 지켜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청은 "당시 사업조정의 주체는 삼성그룹이 아닌 IMK였기 때문에, 최대 주주가 바뀌더라도 사업조정 효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계 기업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인수 여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6월 합의한 사업조정안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 인수가격 4000억원대 후반 '유력'
증권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소식으로 두 회사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즉각적으로 두 회사의 컨소시엄 확정이 확정되자 전날 보다 양측의 주가가 10% 정도 상승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M&A) 이후 삼성그룹 내에서 하지 못했던 공공 및 민간, 2차 판매업체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면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제부터는 인수가격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8월 초만 해도 아이마켓코리아의 인수액이 5000억원을 훌쩍 넘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그간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최근에는 4000억원대 중후반이 유력한 상황.
한편, 삼성은 앞서 지난 8월 1일 대기업의 MRO 사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9개 계열사의 IMK 지분 58.7%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IMK 지분은 삼성전자·삼성물산 각 10.6%, 삼성전기 10%, 삼성중공업 7.2%, 삼성SDI 5.5%, 삼성엔지니어링 5.3%, 삼성코닝정밀소재 3.9%. 삼성에버랜드 및 제일모직 각 2.8%이다. IMK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000억 원 안팎이며, 시가 총액은 8월1일 기준 948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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