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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스올의 '공존공영과 물류' CSR

INNOVATION

by 김편 2012. 12.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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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륜회장 '같이 가는' 종업원 배려 경영


[CLO] 마포 사무실에 들어서니 정면에 '공존공영'이라는 족자가 눈에 들어왔다. 통상 사무실에 구색으로 걸려 있는 것이려니 했는데 물류기업 로지스올 서병륜 회장의 말씀이 자못 진지하다.


"제가 어제 묘지를 해 놨습니다." 아니 느닷없이 묘지는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그런 게 재미 아니냐"면서 내가 죽으면 묘비명을 궁리하다가 어제 드디어 결론을 찾았는데 공존공영 가치창출의 물류의 길을 걷다."로 정했다며 크게 웃는다.


그러고 보니 공존공영은 인생의 신조이자 사업의 핵심 가치이다. 굳이 경영 이념이니 뭐니 안 하더라도   묘비명에 새길 정도라면 이건 그야말로 인생의 사자성어라 할 수 있다.


서병륜 회장은 공존공영의 의미를 그 정도로 자신의 인생과 기업 철학을 통해 설명했지만 사실 공존공영은 CSR 그 자체다.


특히, 임직원 배려와 관련한 공존공영의 이야기를 먼저 여기 옮겨보자.

로지스올(Logis All)은 연 매출 규모 5000억원에 육박하는 중견 물류기업이다. 물류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로지스틱스는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으로 물건이 이동 되는 것을 칭하는데 단순한 수송차원을 벗어나 흐름을 지속적으로 만들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게 물류이다. 로지스올에서 '올(ALL)' 이 모두 또는 전부라는 뜻이냐고 묻자 얼라이언스(Alliance 연합)의 앞 자를 딴 All이라고 설명해 준다.


얼라이언스는 사실 CSR에서 주요한 실천 전략이다. 같이 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부가가치를 창     출하는 전략은 협업(Collaboration)의 구조다. 서병륜 회장은 명함 뒤에 '종합물류공동체'라고 적혀있다. 서병륜 회장이 방점을 찍은 공이 다름 아닌 얼라이언스 아니겠는가.


공동물류를 통한 혁신적 가치창출로 공영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같이 더불어 하는 얼라이언스가 필     요하다는 것인데 그의 스토리를 간추려보자.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3년 전 화재로 몰락의 위기가 닥쳤고 수백억의 손실을 보면서 승승장구하던 차     에 순간 회사가 휘청했다. 그 무렵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직원들 월급을 삭감하는 조처를 했다. 이후 회생의 기회를 잡으면서 월급을 다시 원상 복귀시켜주었다.


잠바차림의 직원들이 마치 동네 형님 방 드나들듯이 결재서류와 장비든 체로 회장님 방을 왕래하는 모     습도 참으로 진정성이 느껴지고 격의 없어 보인다. 5000억 물류신화를 이룬 기업의 회장님답지 않는 소탈하고 근면성이 몸에 밴 듯하다.


때마침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나는 시점이라 회사채용 안내문에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복리후생 메뉴가 16가지이다. 

단순한 물적 후생복리 차원을 넘어 직원들이 끝없이 자기 개발을 도모하도록 시스템적으로 지원하는 제   도를 그가 물류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표준을 만들어가듯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단신에 쪽방에서 시작한 물류가 이렇게 거대군단으로 이루기까지 통상 인간적인 배신과 결별 등을 겪었을 것 같은데 그 대목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끝방에 한국물류산업 연구원 간판을 달아놓았는데 "저게 제 모태입니다. 먼저 물류 혁신에 관한 연구부터 시작해 사업모델로 옮겨 왔는데 당시 같이했던 분들 여기 다들 모시려고 합니다."



서병륜 로지스올 회장의 공존경영은 곧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의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물류산업 연구원 시절의 1세대 멤버들을 만나는 날이라고 즐거워한다. 사돈이 논을 사도 배 아파하는 못된 심보들이 모여 사는 곳이 한국 사회 아닌가. 잘되면 시기심도 있고 쪼개지기 마련인데 참으로 인간적인 냄새가 나고 따스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퇴직한 임원들도 매달 적지 않은 금액을 지원하며 챙기고 있다. 그는 "제가 워낙 사람을 좋아합니다."라고 가볍게 웃어넘기지만 그 갈피에는 임직원과 공존공영이라는 기본 인식, 즉 CSR 가치가 녹아있는 것이다.


서병륜식 공존공영 CSR Employee는 '같이 간다'는 것이다. 노조는 없지만, 노사협의체를 만들어 대화와 협력을 지속한다. 그의 이야기는 협력사 직원들과 신뢰이야기로 이어진다.


팔레트가 전 업종에 걸쳐 8만여 개사에 1천만 개가 깔렸는데 거의 모두 계약서 없이 나가 있는 것이다. 초기에 그걸 회수 못 하면 부도나는 것 아니냐고 투자자들이 볼멘소리도 하고 했지만 서 회장은 특유의 신뢰정신을 바탕으로 계약서 없이 거래처와 팔레트관리를 하고 있는데 지금 회수율이 98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의 표현대로 기적이다. 기적이라기보다는 그의 신뢰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보는 게 옳을듯싶다.

"저는 대기업과 같이 일하지만 갑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갑, 을 관계가 없고 제가 을이죠. 물류부장들이 저희 팔레트 없으면 난리 납니다."



고질적인 갑을 간의 병폐를 고치기 위해 정부가 나서 동반성장을 촉구하고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란 기치   로 해법을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서병륜 회장이 이렇게 을이면서 갑의 위치에서 어떻게 보면 상전인 대기업 임직원들과 주종이 아닌 신뢰의 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은 그가 이룩한 물류체계 혁신적 솔루션 때문이다.


얼마 전에 중국 지사장으로 있는 삼성 간부를 만나러 중국에도 다녀왔다고 하는데 그는 그만큼 사람을 대하는 눈빛이나 손길이 다르다. 서병륜 회장은 기업 이념을 거창하게 CSR의 대원칙을 표명하고 임직원들에게 어떻게 해줄 것이라고 보고서처럼 적시해 놓지 않았지만, 업무실행과 현실에서 임직원과의 신뢰라는 CSR의 핵심 분야를 잘 관리해 나가고 있다.


기업환경이 어렵고 위기일수록 임직원의 자산적 가치를 소중히 할 필요가 있는데 그 점에서 서병륜 회장은 나름대로 앞서 가고 있다. 선진 물류 비즈니스의 솔루션에서 혁신뿐 아니라 임직원 메니지먼트(관리)라는 CSR에서 그는 새로운 모델을 이미 가진 것이다.


그게 성공 비결인지 모른다. 서병륜 회장의 공동 물류, 공동체 철학은 어느 때 보다 연대가 필요한 상시   위기의 시대에 잘 살펴보아야 할 경영정신이다. 결국, 사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공존공영'이라는 단어를 정말 거짓말 보태 2시간 대화 중에도 수십 번은 강조했다.

앞으로 공존공영의 CSR 이야기를 더 들어야 할 것 같다.


글. 신창섭 CSR투데이 대표  (CSR투데이는 CLO, 쉬퍼스저널과 함께 미디어케이앤 자매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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