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 “등잔 밑이 어두운 이유”(2)
글로벌 경기불안과 내수경기 침체로 국내 제조·유통기업들이 물류나 공급망관리(SCM)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익을 증가시키기 위한 묘안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은 급진적인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만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류나 공급망관리 혁신은 현재의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SCM 혁신을 시도한 기업들이 먼저 눈을 돌린 부문이 바로 현장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제조·유통기업들의 물류혁신 사례에 대한 베스트 프렉티스를 찾고, 그 산업별 정보를 업계와 공유함으로써 기업들의 물류혁신 활동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유통-물류산업 간 상생은 뫼비우스의 띠
글. 홈플러스 윤현기 SCM본부장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물류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첨단 물류체계와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내 유통산업의 대표주자인 홈플러스는 저비용 고효율의 첨단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자체적인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또한, 2011년 4월 동반성장본부를 발족하여 2500여 개 협력회사들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각 협력회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위주로 한 ‘맞춤형’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발족한 화주, 물류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주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화주-물류업계 간 거래상 지위, 물류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발생해왔던 불합리한 계약관행과 분쟁을 해결하고,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유가급등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을 양 업계가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왔으며, 실제 사례조사를 바탕으로 한 표준계약서를 적용하였다.
홈플러스는 첨단 물류체계 구축을 위하여 2003년 4월 목천 물류서비스센터를 건립하였으며, 2005년 7월 함안 신선물류서비스센터와 2012년 11월 안성 신선물류서비스센터를 건립하여 신선식품 전국 콜드 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완성하였다.
홈플러스 최초의 자가 물류서비스센터인 목천 물류서비스센터는 14만 8000㎡의 대지에 연건평 5만 6000㎡로 홈플러스 110개 하이퍼 점포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이다. 건립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함안 신선물류서비스센터는 10만 2000㎡의 대지에 연건평 2만 2000㎡로 연간 약 4000만 박스, 약 60개 하이퍼 점포, 약 200개 익스프레스 점포의 상품 처리가 가능하며, 향후 신규 점포 오픈에 대비하여 3단계의 증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국의 국가물류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1.1%(2010년 국가물류비산정 및 추이분석_13년 1월_한국교통연구원) 정도를 차지하는 등 선진국보다 약 1.3배 이상 높은 현실을 감안할 때, 전문화·자동화·표준화된 홈플러스의 선진 물류시설을 기반으로 협력회사들도 물류합리화와 물류비 절감효과를 얻고 있다.
2012년 11월 안성원곡단지에 건립된 축구장의 4.3배에 달하는 약 10만㎡ 규모의 안성 신선식품물류서비스센터에는 입하부터 출고까지의 전 과정을 상품 특성에 따라 -21℃, 1℃, 10℃ 3단계의 최적화된 온도로 관리하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한, 24개 친환경 에너지 저감설비를 구축해 태양열, 지열 기반 에너지를 생산, 폐열 재활용 및 LED 조명 사용 등을 통하여 기존 물류센터 대비 연간 약 35%에 달하는 1300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물류기반시설 구축 외에도 협력회사의 물류 효율화를 위한 협력 및 기술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배송차량을 운행하는 과정에서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NOx, PM(Particulate Material) 등의 대기 오염물질이 배출되어 다양한 환경영향이 발생하며, 이는 경제적 측면과 더불어 환경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류효율화를 위해 먼저, 협력회사가 홈플러스 물류센터에 따로 상품을 공급하는 ‘개별 납품’ 대신 공동 배송 방식의 ‘선행 물류(Primary Distribution)’ 시스템을 확대하였으며, 배송차량 운전자의 습관을 고쳐나가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환경영향 저감이 시작된다는 점을 인식하여, 배송기사를 대상으로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 경제 운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경제안전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녹색물류전환 디지털통합단말기 사업에도 선도적으로 참여하고, 홈플러스 물류차량에 디지털통합단말기를 도입하였다.
2013년에는 국토교통부의 녹색물류 지정사업인 PCM(Phase Change Material)사업을 시험 검증하고 있으며, 효과 검증 결과에 따라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신선배송차량의 냉동∙냉장을 위한 연료사용량 감소와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물류기업과의 상생을 위하여 2012년 12월 국토교통부와 화주, 물류기업간 공생발전 협의체에서 제안하는 표준계약 사항을 적용하여 불필요한 분쟁과 불합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표준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첫째, 업계 관행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귀책사유와 이에 따른 조치, 의무사항 구체화이며, 둘째, 대금지급, 운송요율 결정, 손해배상의 책임과 한도에 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여 분쟁, 피해발생 소지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계약기간 중 유가변동에 따라 운송요율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와 절차를 마련하여 유가변동 리스크를 양사의 합의 하에 분담할 수 있는 내용도 표준화 했다.
홈플러스는 첨단 물류기반 구축과 투명한 계약조항의 적용을 통하여 서로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선대응하기 위한 역량강화 공동과제를 지속 연구하는 등 녹색 물류 확산을 위한 투자와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업계의 현안과 문제점을 개선하며,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뒷받침되기를 기대해본다.
*** 동 내용은 국내 유통제조업체들의 물류혁신 사례를 소개해 그 정보를 업계와 함께 공유하는 것이 목적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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