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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빌리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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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 2013. 9. 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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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등 기업 경영에 있어 가시성(Visibility)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하지만 가시성 확보가 단순히 보고를 위한 도구에서 벗어나 의사결정과정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스스로가 일방적인 칭송에서 벗어나, 조금은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일까? <editor>


글. 푸우 인터넷 물류논객


최근 많은 기업들이 가시성(Visibility)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가시성이 가져올 장점들과 강점들에 대한 이야기로 그 필요성과 중요도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시성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단함과 비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다. 


가시성이 주는 장점은 명확하다. 비용과 물동량 등 정교한 예측을 기반으로 삼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투자를 유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과다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고정비용이나, 갑작스러운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비용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필요한 고정 인원에 대한 필요성을 예측해 비훈련인원에 대한 비율을 통제함으로서 결국은 고객서비스에 대한 위험성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완벽하고 훌륭한 가시성이 모든 기업에서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예측에 한정지어 이야기해보자, 많은 기업들은 정확도의 한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예측으로 불리는 과정에서 가능한 여러가지 요인들을 감안하고 반영하여 예측을 한다고 하더라도, 반영되지 못한 요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 반영된 부분도 각각의 요인들끼리의 상호작용이나 그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달러 약세를 예측한 경우 그로인한 소비량의 감소로 원유가격 인하로 인한 물류비용내지는 생산비용 전반의 하락을 예상할 수 있으나, 다른 요인으로 인하여 원유가격하락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이 예측은 전반적으로 큰 오차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예측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그 정확도에 대한 걱정과 의문은 당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는 예측이라는 행위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기존 트렌드의 변화에 대한 부분에서 보수적인 기업일수록 그 정확성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보이고 실제로 반영함에 주저함을 보인다. 과거 비즈니스 경험상 정량적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시장을 정확하게 읽어낸 사례가 낮은 빈도라도 축적되게 되면, 정량적인 방법을 통한 예측과정 자체에 의문을 표시하게 된다. 또한 예측에 있어서 정확도에 한계가 있음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에 따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입장에서는 좀 더 정확한 예측을 원하다 보니, 예측과정의 가정이나, 요인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결국은 예측이 의미를 가지는 시간을 넘어서 버린다. 


두 번째로 많은 기업들이 가시성의 실시간성에 집착한다. 가시성의 실시간성은 앞서 말한 장점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일정 기간을 앞서간 예측이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을 줄여주며 과대 또는 과소 투자를 막아 매몰비용 또는 추가비용에 대한 위험성을 줄여준다. 하지만, 가시성의 실시간성은 이미 이러한 부분에 대한 영향을 미치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있다. 


미래에 대한 과감한 예측이 가시성에 대한 가장 큰 잠정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가시성의 실시간성에 집착한다. 예를 들어 현재 화물의 위치와 진행상황, 현재 생산량에 대한 실시간성 등에 대해서 많은 기업에서 투자를 하고, 홍보를 하지만 사실 그러한 실시간성은 정시성과 수행력으로 대부분 극복할 수 있음에도, 현 상황에 대한 집착으로 그 부분을 파악하는데 지나친 시간을 쏟는다.


끝으로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의미있는 수준의 가시성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과 투자에 인색하다. 정확도나 실시간성 모두 오퍼레이션 상에서는 의미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시성이 의미를 증명하는 것은 실제 행동할 수 있는 사전 준비기간을 확보한 예측이며 이러한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인력이나, 설비, 시스템 등 간단하게는 ERP부터 전체적인 장비의 변경에 이르기까지 꽤 폭넓은 부분의 투자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의 의사결정과정 자체가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고 반영하는 쪽으로 변화해야한다. 


최근의 많은 기업들의 가시성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일환으로 ERP를 사용하며, 월정액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소규모 ERP도 이미 시장에 출시된 상태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정보를 이용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준비와 의지가 되어있는가에 대해서는 필자는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보자. 주단위로 돌아가는 S&OP의 장점은 최신 트렌드를 최단 시간 내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충분한 마켓 데이터가 모이고 분석되기에는 매우 제한적인 시간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 많은 인력들 투자하여 각각의 분야내지는 부문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그러한 분석을 다시 수집하여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즉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함에도 의사결정과정에 도입할 수 없으며, 이는 전체적인 가시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 질수 있다. 


가시성는 이미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많은 기업에서 이를 위한 확보에 노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개념 자체가 단순히 보고를 위한 도구에서 벗어나 의사결정과정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역할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단순한 가시성에 대한 칭송에서 벗어나, 조금은 보수적으로 대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당신은 가시성을 의사 결정에 활용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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